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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책문, 새로운 국가를 묻다 - 개혁군주 정조의 78가지 질문
정조 지음, 신창호 옮김 / 판미동 / 2017년 5월
평점 :
조선 후기 격동의 시대에 어느 임금보다도 백성을 사랑하였던 정조는 뛰어난 학자, 노련한 정치가, 흔히 만날 수 있는 보통 사람이기도 했다. 정조의 이름은 산이며, 자는 형운(亨運), 호는 홍재(弘齋)로 영조의 손자이며, 아버지는 장헌세자, 어머니는 헤경궁 홍씨이다. 세자였던 아버지가 뒤주 속에 갇혀 죽은 뒤 동궁으로 불렸으며, 어려서 죽은 영조의 맏아들 효장세자의 후사가 되어 어렵게 왕위에 올라 국가와 백생을 생각한 군주였다.
이 책은 정조가 신하와 유생들에게 국가의 전책과 나아갈 방향에 관한 연구와 대책을 주문한 <정조책문>을 통해서 조선의 대표적인 개혁군주로서 어떻게 사회 안정과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분열된 나라를 통합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책문>은 한무제때 지방수령들의 추천으로 뽑힌 인재를 임용하려고 대책을 물은 데서 유래했다. 그 후 정치나 학문, 사회 관습 등 전반에 걸친 현안문제를 과거에서 출제하여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 인재들에게 해결책을 구하는 하나의 형식이 되었다. 그러므로 책문은 그 시대에 가장 중요한 일인 시무를 제시하는 핵심이 된다. 물론 출제의 주체는 임금으로 임금이 신하와 유생에게 국가 정책과 미래에 관해 연구할 것을 주문한 사료다.
따라서 책문 속에는 그 출제의 주체인 임금의 사상이 가장 잘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책문 속에는 이처럼 백성을 자식처럼 사랑하였던 정조의 사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그가 백성을 위해 현실적으로 추진하였던 많은 정책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 속에 시행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를 통해 책문은 정치의 주체인 임금의 사상을 살펴볼 수 있는 최상의 근거자료가 됨을 알 수 있다.
정조의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는 탕평책이다. 어느 당파든 과격한 인물보다 온건한 인물을 등용하고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모든 붕당이 정치에 골고루 참여하게 하여 왕권을 강화하고 모든 당이 싸우지 않도록 하는 탕평책을 실시하였다.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데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많이 느꼈던 요즘이다. 정조의 책문은 나라의 지도자가 앞으로 함께 정치를 펼쳐 나갈 인사들과 함께 인재등용, 문예부흥, 민생과 복지, 균형발전 등 모든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자 했던 기록으로서, 정조가 꿈꾸던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과 최고지도자로서의 마음가짐을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 200여 년 전에 작성됐지만, 지금도 유효한 내용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