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베이징을 걷다 - 중국 800년 수도의 신비를 찾아
주융 지음, 김양수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이제 세계의 시선은 중국으로 향한다. 중국인들이 100년을 기다렸다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베이징은 올림픽으로 인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베이징 올림픽스타디움이 공개되고, 언론은 베이징 올림픽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경제와 유구한 역사적 전통과 문화를 소개하기에 바쁘다. . 세계속으로 비상을 위해 힘쓰고 있는 중국은 아직도 지버분하고 낙후된 지역과 빠르게 도시화되어 어떤 부분은 오히려 선진국보다 더 앞서가는 모습이 요즈음의 중국도시의 모습이다. 그들의 오랜 역사속의 대륙중심의 기질은 현대에는 첨단기술과 선진문명을 정복해 가며 보이지 않게 꿈틀대고 있는듯한 모습이다.
중국은 지금껏 거의 완벽하게 중축선을 보존해온 도시다. 우리는 이 도시가 건설되는 과정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도시의 구조를 통해 본래 모습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성벽, 제단, 시장, 거리가 엄정한 대칭을 이룬것이 중축선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축선은 큰 나무의 줄기처럼 날로 번성하는 가지들에 자양분을 공급한다.(머리말 중에서)
중국 작가 주융이 지은 <베이징을 걷다>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자연 조건과 주요 건축물, 1949년 이후 베이징이 현대적 도시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베어징 구시가지의 중심을 이루는 도시 ‘중축선’에 주목해 중축선상의 건축물에 얽힌 재미있는 역사와 일화를 소개한다. 후반부에는 베이징의 도시 변모사를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전통을 보존하려는 문화인들의 노력이 많이 느껴지는 책이다.
예전의 중국은 그 위계적 질서가 명확하고 도시구성이 오랜 세월에 걸쳐 시행되어 세계의 중심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조화롭고 상징적인 도시였다. 그러나 근대화로 인해 북경의 전통적 환경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으며 그 형태는 무미건조하고 비인간적이며 전통과 상관없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일부 건축가들이 새로운 요구에 슬기롭게 대처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전통과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새로운 주거형식의 정착이 모색되고 있다.
‘건축은 예술의 결정체’라는 말이 있다. 건축과 인간의 관계는 본래 대단히 밀접하다. 일․ 학습․ 휴식․ 오락 등 인간의 거의 모든 행위가 건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인간은 줄곧 건축이 구성하는 공간 속에서 생활한다. 또한 건축은 예술 형상을 취하면서 동시에 물질로서의 기능을 지닌 구축물이다. 건축의 형상은 건축사의 임의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기 부여된 기능적인 요구와 구조․ 재료․ 시공과 같은 여러 가지 기술적 조건의 제약 아래 창조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고건축은 5천여 년 간에 걸쳐 자신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켜 왔고, 그 속에는 중국 민족의 의식 세계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으며 조형 예술의 가치 또한 살아 숨 쉬고 있다. 성문과 성문 사이 거리, 건물과 건물 사이 거리와 배치, 건물 서열과 비례 등 중축선을 중심으로 한 치 어긋남도 없이 건설된 베이징 역사의 뒷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덧 베이징의 고궁을 걷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묘사가 세밀하다는 것을 책에서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영원히 불변하는 전통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의 역사성과 창조성은 항상 새롭게 해석되면서 계승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전통의 창출에 앞서 과거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중국 건축가들의 이러한 태도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중국의 후통이나 사합원과 같이 문화적인 가치가 우수한 건축물들이 전시행정적인 보여짐에 우선하여 소멸되어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지대한 올림픽 도시, 베이징이 궁금한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