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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묵자 - 적을 내 편으로 만들어라
류예 지음, 고예지 옮김 / 미래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묵가는 백성을 위해 이익이 되는 것은 발전시키고, 해로운 것은 제거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한다. 묵자는 전쟁을 막고 사회와 백성들의 삶을 안정시키고자 했다. 이런 묵자의 사상을 총체적으로 수록한 것이 『묵자』이다.
『헬로우, 묵자』는『묵자』원저의 핵심 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과 지혜를 가르쳐 주고 있는데 핵심 이론을 갈무리하여 현대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한비자가 극찬한 학문, '묵가'의 창시자 묵자에게서 배우는 나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지혜이다. "공자는 방석이 따뜻해지기 전에, 묵자는 이궁이에 불을 지피자마자 집을 나섰다." 이는 공자와 묵자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 천하를 돌아다니는 수고를 묘사한 유명한 말이다.
'널리 서로서로 사랑하라'는 겸애사상과 '공격하지 마라'는 비공 사상을 전파하는데 일평생을 바친 2천년 전 묵자의 지혜와 정신이 이 시대 우리에게 전해주는 교훈은 아주 뜻깊다.
사상가로서 묵자는 방법론을 강조한 점이 독특하다 . 그는 판단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의 판단기준은 3가지 검증(三表)과 4가지 기준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가 말한 3가지 검증이란 사상가들이 어떤 명제를 제시할 때에는 반드시 그 명제의 근거(本之), 입증 가능성(原之), 적용 가능성(用之)을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4가지 기준은 사상가들이 어떤 명제를 제시할 때에는 반드시 그 명제가 나라와 백성에게 가져올 수 있는 이익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이익이란 가난한 사람들을 부유하게 하는 것(富), 인구를 늘리는 것(象), 위험을 제거하는 것(安), 혼란을 통제하는 것(治)이다.
묵자 철학은 중국 고대 철학 가운데 피지배 계층의 편에 가장 가까이 선 철학이었다. 그는 당시 억압과 수탈을 일삼은 지배 계층을 향해 똑같이 사랑하라고 외침으로써 정치적 평등을 확보하려 했고, 서로 나눠 갖자고 주장함으로써 경제적 수탈에 대항했다.
묵자에게는 서로 사랑하고 함께 나누는 사회에 대한 꿈이 있었다. 묵자 사상은 2,500여 년 전이라는 상황을 전제하지 않더라도 혁명적 사상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묵자의 사상은 지배층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아직 통일의 기운이 한곳으로 모이지 않았을 때는 많은 약소국이 묵자의 뛰어난 방어전 기술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묵가 집단을 유지시키는 사회적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세력 균형이 깨져 몇몇 강대국 중심으로 세력이 재편되면서부터 묵가의 영향력이 약해지기 시작했고,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후 왕권이 안정되자 묵자 사상은 완전히 소멸하고 묵가 집단도 없어졌다.
고전 속에서 비즈니스와 인생에 필요한 지혜를 얻어내는 <헬로우 시리즈>는 우선 내용이 딱딱하지 않아서 좋다. 중국철학책의 대중화가 더딘 이유중의 하나가 한자와 함께 느껴지는 건조함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류예'는 2002년 북경에 도서회사를 설립한 후 직접 글을 쓰기 시작, 독특한 소재와 세련된 문체로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춘추 전국 시대를 들여다보면 수많은 인물과 나라들이 처세술과 전략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결코 지금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처세와 조직경영이 바로 생존에 직결되던 이 시기를 살펴본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배워야 할 많은 교훈들을 얻을 수 있다.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은 물론, 여기서 성공에 이르는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에서 계속 대중으로 파고드는 철학사상을 원전을 회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대인들이 읽기 쉽게 내용을 서술한 점이 이책의 강점인것 같다.
“낚시꾼이 소리 없이 낚시를 물 속에 드리우는 것은 물고기에게 인정을 베풀려는 것이 아니다. 쥐에게 미끼를 주는 것 역시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그대로 믿지 말고 반드시 그 동기와 결과를 함께 생각해 보고 행동하라.” - 『헬로우, 묵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