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의 왕실사 - 베개 밑에서 발견한 뜻밖의 역사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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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정 가운데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사랑의 감정이다. 희로애락의 대부분이 사랑에 의해 결정되고, 신의 영역이라 불리는 삶과 죽음까지도 사랑이 결정지을 정도다. 일부일처제의 토대는 약 400만년 전에 형성됐다. 인간이 ‘냄새를 맡던 동물’에서 ‘시선을 교환하는 동물’로 바뀌면서 특정인물에 국한된 애정생활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현대 853개 문화권 중 일부일처제가 명문화된 곳은 16%에 불과할 정도로 ‘정절은 문화의 산물’이라 한다.

 

불륜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나 있음'이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왕이나 왕족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기에 저질렀던 불륜의 역사가 분명 많을지언데 우리가 지금까지 대하던 우리역사기록에서 이런 불륜이라는 부분을 다룬책은 드물었었다. 당연히 우리왕조 역사에서도 불륜이 존재했을것이다.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고 또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한 역사인 傳에 흥미를 느껴 높은 지위에 있는 그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어떻게 배우자 몰래  외도를 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가 사회적 문명적인 차원에서도 궁금했었다.  
 

이 책은 왕실의 불륜을 기록한 역사서로 겉으로는 엄숙하고 장엄해 보이는 궁중 안에서 벌어지는 일탈의 모습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인 이은식 박사는  한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행적을 통해 진실된 역사의 행적을 찾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잔혹하고 은밀한 왕실의 불륜史를 찾아냈다.  크게 2부로 나누어지는 이 책에서는 먼저  고려시대로  한창 tv드라마를 통해 관심의 대상이 된 역사적 인물인 '천추태후'를 시작으로숙창 원비, 충숙왕에 이어 조선시대에는 세자빈 유씨와 이만, 화의군, 그리고 패륜군주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유명한 연산군 등 3꼭지 등 우리역사속에서 발굴해낸 모두 6꼭지의 불륜사를 들쳐냄으로 현실적인 정치관계에 숨어있는 권력구조나  인간사와 또 그 내면에 숨어 있는 삶의 이치를 들여다보게 해준다.  각 인물에 대한 서술 뒤에 관련 인물을 찾아나선 글쓴이의 기행문이 실려 있다. 직접 발로 뛰면서 보고 듣고 느낀 주로 관련인물들의 묘소를 직접 찾아나서서 그들의 생애를 되새김해보는글에서 저자의 역사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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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 디자인, 디자이닝, 디자이너의 보이지 않는 세계
홍동원 지음 / 동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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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의 제목에 눈길이 갔다. 아주 특이한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의 저자는 디자이너중에서도 출판디자이너이다. 디자이너는 감각 혹은 이미지의 복합을 통해 새로운것을 창작해 내는 직업이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이나 그의 작업물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책은 저자가 디자인의 세계에 몸담었던 약 30년 동안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디자인의 힘은 대단하다. 옛날 포도청이나 관가의 이미지는 우선 무서웠다. 경찰서도 그랬고 검찰청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이미지가 많이 줄어들은것이 사실이다. 이는 국민에게 친근한 포돌이와 포순이를 마스코트로 정했고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 홍보하고 또 CI작업을 통해서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라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 곁에서 국민을 지켜준다는 캐치플레이즈를 내걸고 이미지변신을 시도한 또한 국내 디자인 세계의 한계와 도전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변화를 보면서 디자인의 힘이 대단함을 느끼게 되었다. 예를 들어 과거 '아래 한글'이 자금난을 겪다 결국 외국 투자사에 넘어간 사실이나 88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 일본만화풍에서 완전한 독립을 이루기 어려웠던 로버트 태권V 등 국산 캐릭터가 더 이상 대중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사장된 현실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 

 

그는 책을 통해 디자인 철학은 현실에서 벽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고 고백한다. 지금까지  화려하게만 보이던 디자이너의 감춰진 모습에서 그들이 창작이라는 작업물을 얻기까지 많은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디자이너 중에는 호기심의 충만으로 인해 '얼리어뎁터'들이 많고 영화를 보더라도 개봉첫회를 보고 약간 삐딱한 사고 방식에 특이한 생활방식을 고집하며 창의적인 감각을 키워나가며 이를 지켜간다. 그러나  경기가 나빠지면 경기를 타고 동반 하락하는 업종이 있는데 디자인도 그 추락 반열에서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디자인이라는 세계의 재미와 애환을 느끼게 해주는 이 책은 읽는이로 하녀금 재미에 푹빠지게 해주기 때문에 예비 디자이너들과 일반인 모두에게 재미있게 느낄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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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마코앵무새의 마지막 비상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지키기 위한 한 여인의 투쟁
브루스 바콧 지음, 이진 옮김 / 살림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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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마톨라는 야생동물에 매료되어 나라의 3분의 2 이상은 정글로 뒤덮여 있는 중미 벨리즈에 이주,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동물원을 운영하면서 자연을 벗삼아 살아간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벨리즈는 과테말라와 멕시코 사이에 있는 인구 30만 명의 작은 영연방 국가다. 작은 동물원을 가꾸며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던 어느날 벨리즈 정부는 마칼강 유역에 6Mw 전력을 생산하는 댐을 짓겠다는 계획을 듣게된다. 주홍 마코앵무새는 조류 중에 사고력과 기억력이 가장 뛰어나고 무려 50년 이상을 살수 있지만 이제 각 나라에 한두 마리만 살고 있을 뿐이다. 특히 마칼강에 댐이 건설되면 주홍 마코앵무새와 재규어와 맥의 서식처는 완전히 물에 잠기게 마칼 강 유역의 나무에만 둥지를 트는 주홍 마코앵무새는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다고 생각한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구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하게 된다. 투쟁의 시작과 함께  완전히 뒤바껴버린 그녀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환경운동 언론인 브루스 바콧은 중미의 작은 나라 벨리즈에서 주홍 마코 앵무새를 지키기 위해 6년간 다국적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싸웠던 샤롤 마톨라라는 여인의 실화를 통해 개발과 보존의 싸움을 고찰한다. 환경보전을 위해 싸우는 아마존의 여전사 샤론 마톨라와 정부·개발론자 간 싸움을 다룬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담아낸다. 그녀는 남다른 열정으로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온갖 비방과 비열한 보복을 견디면서 이 싸움을 법정으로, 그리고 다국적 기업의 중역 회의실까지 끌고 간다. 제3세계 국가들이 처한 절박한 경제 상황, 환경단체와 개발사업 간의 대립과 긴장을 한 편의 법정영화처럼 극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브루스 바콧은 세계화의 어두운 단면을 누구보다도 잘 보여주고 있다. 

심각한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인간 중심적 사고를 함의하고 있는 ‘환경’이라는 말 대신에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려는 ‘생태계’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부터다. 본래 생태계란 모든 생명체들이 먹이사슬의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자연적 공간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파악하는 좀더 포괄적인 의미로 확대 적용하면서  이 말을 쓰기 시작한 것 같다. 많은 학자들은 이러한 생태주의를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상의 하나로 꼽고 있다.  생태주의는 인간도 생태계의 일부로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상이다. 지구를 생명체로 보고, 모든 생물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고 전체의 일부로 기능한다는 이론과도 상통한다. 이런 생태계의 보존을 뉘해 투쟁하는 샤롤 마톨라라는 여인의 투쟁을 보면서 거대기업 사이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이상주의자들의 노력에 많은 감동을 받게 되었다. 또한 인간은 언제나 자연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할 존재라는걸 생각해본 계기가 되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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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양피지 - 캅베드
헤르메스 김 지음 / 살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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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캅베드」의 신비는 결국 「캅베드」가 사람을 새롭게 만든다는 데에 있었다. 「캅베드」는 나약한 사람을 강한 사람으로, 소심한 사람을 대범한 사람으로, 부정적인 사람을 긍정적인 사람으로, 겁 많은 사람을 용기 있는 사람으로, 수동적인 사람을 능동적인 사람으로, 의심 많은 사람을 믿음 있는 사람으로, 불행한 사람을 행복한 사람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바꾸어놓는 힘을 갖고 있다. 
( 14장 ‘행운의 비밀’ 중에서 )


 

이 책은 요즘 자기계발서로 발간된  많은 책들과 마찬가지로 책 역시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책 속의 화자가 자신이 오나시스라고 주장하는 노인을 만나고 그의 옛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우연히 아버지가 갇혀있는 감옥에서 한 노인을 만나 성공을 가져다 주는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를 얻게 된다. 거기에 적힌 율법에 따라 행동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말을 믿고 과감히 실행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양피지'는 천상의 신물이다. 지나친 남용이나 오용은 오히려 재앙이 된다는 교훈이 담겨 있는 그런 비전되어 내려오는 오래된 보물이었다. 사람이나 일을 공경하고 몰두하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지만, 신을 공경하지 않고 그릇된 가치를 공경하거나, 또는 공경할 대상에 대해 잘못 판단했을 때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나의 꿈과 소망이 무엇인지 알고, 그 대상을 공경해야한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것을 공경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수 있을거라는 말. 나보다 잘난 사람을 공경하는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것이나, 나보다 못난 사람을 공경하는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캅베드의 '공경'의 의미에서 우리도 모두 그 양피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또 실재로도 그런 가르침을 받아왔다. 공경하면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캅베드의 가르침대로 공경의 방법을 따랐다. 공경하는 대상의 말을 잘 듣고, 공경하는 대상을 기쁘게 하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다. 모든 생활에 감흥이 없으며 하루하루를 건강히 살면서도 감사하지 못한다면 한번쯤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누구나 「캅베드」를 손에 쥐게 되면 “나는 뭐든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라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긴다. 그런데 아리도 이야기했듯이 「캅베드」의 모든 마법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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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으세요?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노석미 그림 / 살림Friends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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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터키의 국민 작가로 꼽히는 아지즈 네신이 유년시절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쓴 자전적 소설로 작가의 어린 시절 가장 오래된 기억인  첫 죽음을 맞이했던 다섯 살 때부터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서른 세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의 유년시절은 웃음보다는 눈물이 많던 시절이었던것 같다.  매우 궁핍했던 데다 동생과 어머니를 차례로 잃기도 했던 궁핍한 시절의 성장담을 읽으며 느낀점은 네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들은 책에서 접한 우리의 아버지세대의 분위기와 매우 닮아있었다. 작가는 ‘자신을 풍자 작가로 만든 것은 바로 자신의 슬프고 고단했던 삶이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재로 삼으면서 그가 바랬던것은 부조리한 현실이었던 것이다.구조적으로 벗어날 수 없었던 그 시절의 가난과 불행이 다음 세대들에게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랬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전 '오르한 파묵'이라는 역시 터어키의 유명한 작가가 쓴 '이스탄불'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이 책은 작가가 개인이 경험한 어린 시절 부모님의 불화 때문에 겪었던 정서적인 불안감, 첫사랑, 가족 간의 갈등이나 태어나고 성장해서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기까지의 개인사를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의 변천사와 함께 소개한 자전적인 에세이성격의 책이었다.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묵은 에세이집 『다른 색들』에서 “신문 1면에 실린 아지즈 네신의 사망 기사를 보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고 털어놓을 만큼 아지즈 네신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두 권의  공교롭게 같은 나라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터어키라는 나라를 아직 한번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웬지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또 그 장소에 대한 이미지가 머릿속에  잘 그려짐을 느꼈다. 특히 이 책은 그의 유년시절  자전적인 부분을 알고 읽었기에 더욱 읽으면서 아지즈 네신의 진정한 인간적인 면모도 살펴볼 수 있어 좋았던 작품들이다.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한 연민, 빈곤과 설움의 시절을 이겨낸 한 어린아이가 어떻게 타인을 위해 헌신하고 신념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유명한 국민작가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과정의 고백을 통해 작가정신을 또 한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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