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가 누군가에게 어떤 것을 대신하는 다른 무엇‘ 이라는 
느슨한정의에 대부분의 기호학자들이 동의한다. 
모든 기호학 이론은 그 ‘대신하는 방식‘ 을 탐구하며, 
또 그 방식을 통해 드러나는 기호현상을 분류하고 분석한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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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간략한 서론:기호와 기호적 경험 - P17

‘기호 (sign)의 본성에 대한 새로운 탐구는 ‘신체화된 경험‘ (em-bodied experience)의 본성과 구조에 대한 체험주의적 해명에서 출발한다. 즉 기호는 우리 밖 세계의 사건이나 사태가 아니라 우리 경험의 한 국면이라는 것이다. 기호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접근은 지난 한세기에 걸친 기호학 (semiotics/semiology)의 기본 가정으로부터멀어지는 새로운 길을 예고한다. 기호적 경험‘ (symbolic experi-ence)에 관한 탐구는 전통적인 기호학적 탐구가 수수께끼로 남겨 두었던 지점, 즉 ‘기호적 의미의 원천‘에 대한 탐색에서 다시 출발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전통적인 기호학‘ 이 택하지 않았던 길이며, 그만큼 낯설고 거친 길이 될 것이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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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기호적 경험은 물리적 경험을 넘어서서 우리 경험을 확장하는 유일한 통로다. 말하자면 기호적 경험은 물리적 경험을 토대로 창발emergence)하는 경험의 확장적 국면이다. 물리적 경험은 기호적사상‘이라는 인지적 기제를 통해 기호적 층위로 확장된다. 이러한 구도 안에서 모든 기호적 의미의 원천은 바로 물리적 경험이다.

둘째, 기호적 경험은 우리 몸의 경계를 넘어서서 타자와 의사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기호를 거치지 않고 타자의 경험내용에 직접적으로 접속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경험 안에
‘유폐된‘ (incarcerated) 존재다. 필자는 이 유폐성을 벗어나는 유일한통로가 바로 기호적 경험이며, 이런 의미에서 기호적 경험의 본성을

‘탈유폐‘로 특징지었다.
비생명적 존재는 이러한 탈유적 동력을 갖지 못한다. 생명적 존재만이 탈유폐적 동력을 가지며, 그런 의도로 자신의 기표를 산출하고, 나아가 타자를 기호적으로 해석한다. 그런 의미에서 생명적 존재만이 ‘기호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비생명적 존재는 기호적 해석의 대상, 즉 ‘기표‘ 로서만 기호 게임에 참여한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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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문제에 대한 필자의 관심은 사실상 의외의 경로를 따라 이루어졌다. 필자는 대학원 시절 존슨 교수의 언어철학 강의를 들으면서필자에게는 낯설었던 이 분야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박사과정을 마친 이후에도 오랫동안 언어철학적 논의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20세기 초반의 언어철학이 근세의 경험주의적 구도, 특히 언어가 우리 밖의 ‘실재‘ 라는 실재론적 가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0세기 후반에 들면서 언어가 우리밖의 사태나 사건 현상이 아니라 우리 활동의 한 국면이라는 사실은실용주의적 언어 이론들을 통해 선명해졌지만 그것만으로 언어의 본성과 구조가 모두 해명된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필자는 체험주의를따라 우리 경험을 물리적 경험과 기호적 경험으로 구분하면서 언어가기호적 경험 층위에서 사용되는 기표‘ (signifier)의 한 유형이라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즉 언어는 기호적 경험을 구현하는 무한히 많은기표들 중의 하나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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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세기 동안의 기호학적 탐구는 ‘기호‘ (signs)가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 우리 삶에 편재적인 동시에 ‘인간적 삶의 핵심적 국면이라는 사실을 확신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폭넓고 섬세한 논의를 펼쳐왔다. 그러나 이처럼 진지한 탐구의 축적에도 불구하고 정작 기호의본성과 구조에 관한 해명은 여전히 불투명한 숙제의 하나로 남아 있다. 기호학자들은 ‘기호‘가 ‘다른 무엇의 의미적 대체물로 채택될 수있는 모든 것‘이라는 대체적 정의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과연 어떤것이 어떻게 다른 것의 대체물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에 관해서는 충분한 해명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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