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문제에 대한 필자의 관심은 사실상 의외의 경로를 따라 이루어졌다. 필자는 대학원 시절 존슨 교수의 언어철학 강의를 들으면서필자에게는 낯설었던 이 분야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박사과정을 마친 이후에도 오랫동안 언어철학적 논의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20세기 초반의 언어철학이 근세의 경험주의적 구도, 특히 언어가 우리 밖의 ‘실재‘ 라는 실재론적 가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0세기 후반에 들면서 언어가 우리밖의 사태나 사건 현상이 아니라 우리 활동의 한 국면이라는 사실은실용주의적 언어 이론들을 통해 선명해졌지만 그것만으로 언어의 본성과 구조가 모두 해명된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필자는 체험주의를따라 우리 경험을 물리적 경험과 기호적 경험으로 구분하면서 언어가기호적 경험 층위에서 사용되는 기표‘ (signifier)의 한 유형이라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즉 언어는 기호적 경험을 구현하는 무한히 많은기표들 중의 하나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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