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항상 다른 나라 사람들 간의 싸움인 것은 아니라고, 새끼 돼지의 엉덩이처럼 연분홍빛이 나는 뽀얀 얼굴의 무슈 펠티에는 말했다. 서양인들은 이런 종류의 전쟁, 즉 내전을시빌 워라고 부른다고 그가 말했고, 나는 어린 마음에 백인들의 멍청함을 몰래 비웃었다. 동족 살해에 정중하다는 뜻의‘시빌’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도,시빌 워가 보통의 전쟁보다 훨씬 더 잔인하다는 것도 참 어리석은 아이러니로 보였다.
-알라딘 eBook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중에서 - P68
낮에는 먹을 것을 찾아 걸어 다니며 보리죽에서 야생 능금, 쐐기풀에서 나무껍질에 이르기까지, 나날이 먹을 것의 정의를 넓혀갔다. 밤에는 폭격으로 불탄 집에 스며드는 창백한 달빛 아래서 낯선 사람의 온기를 훔쳤다.
-알라딘 eBook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중에서 - P69
포탄의 충격으로 생긴 깊은 틈을 골함석 판이 덮고 있었다. 그러나 함석지붕 아래에서 나는 여전히 창백한 달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유리 없는 창문은 차가운 숨결을 불러들여 또다시 내 몸이 인간의 온기를 몹시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알라딘 eBook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중에서 - P70
포탄의 충격으로 생긴 깊은 틈을 골함석 판이 덮고 있었다. 그러나 함석지붕 아래에서 나는 여전히 창백한 달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유리 없는 창문은 차가운 숨결을 불러들여 또다시 내 몸이 인간의 온기를 몹시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알라딘 eBook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중에서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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