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쿠데타 - 글로벌 기업 제국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가
클레어 프로보스트 외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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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사회주의나 중국이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건 책으로 많이 읽었는데 기업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지 또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저자 클레어 프로보스는 비영리단체 저널리즘•사회변화연구소의 공동 설립자이자 공동소장, 독립 언론매체〈오픈 데모크라시〉의 국제 조사 부문 책임자, 런던 탐사보도센터cu회원, 〈가디언〉의 데이터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또 다른 저자 매트 켄니드는 영국의 외교정책을 조사하는 탐사보도 전문 언론〈디클래시파이드 유케이〉의 공동 설립자이자 수석 조사원, 런던 탐사보도센터의 회원과 이사를 지냈으며, 〈파이낸셜 타임스〉의 전속 기자로 워싱턴 DC, 뉴욕, 런던에서 근무했다. 지은 책으로 『비정규군』『부정한 돈벌이』 등이 있다. 현재 런던에 살고 있다.

20세기에 들어 유럽의 제국들이 무너지면서 세계를 지배하는 권력 구조가 재편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뒤이어 일어난 것은 민주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소리 없는 쿠데타였다. 전 세계에서 기업의 권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그에 저항하는 사람들에게서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인프라가 세워진 것이다. 투자를 내세워 개발도상국의 자원을 약탈하고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국가정책을 가로막으려는 초국적 기업 제국의 민낯부터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변질된 국제개발원조 활동, 경제특구와 민간이 개발하는 신도시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일들, 군대와 안보에까지 지배력을 행사하는 기업의 형태 등을 다뤘다.

이 책을 쓴 두 명의 탐사 저널리스트는 수많은 자료를 샅샅이 살피는 동시에 유럽,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의 25개국을 찾아가 밀착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개빈이라는 남자를 만난 곳은 런던 중심가의 작고 분주한 식당이었다. 사방이 검정 널빤지로 덮여있고, 소박한 영국 음식을 내는 곳이었다. 평일 점심시간이었고, 식당은 근처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으러 나와 대화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야심에 찬 젊은 기자들이 원하는 것을 잔뜩 가진 듯한 남자와 인생을 바꾸는 만남을 가질 장소로 안정맞춤이었다. 남자는 탐사보도로 대단한 업적을 쌓았을 뿐 아니라 ‘말썽꾼’이자 가까운 친구인 동료들과 신념을 위해 모험에 뛰어들었다.

저자는 개빈 맥페이든을 딱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개빈은 중요하면서 어려운 탐사보도를 지원하기 위해 2003년 런던에서 탐사보도 센타를 설립했고, 우리는 CIJ의 회원 면접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하지만 우리는 개빈과 그의 이력에 관한 자료를 닥치는대로 찾아 읽었다. 그는 런던에 오기 전 미국의 민권운동과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 니카라과 혁명을 취했으며, 최근에는 위키라크스와 줄리언 어산지를 적극 지지해 이름을 더욱 널리 알렸다. 우리는 개빈이 사는 세계, 즉 위험천만하고 파란만장하게 살아가는 인물들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생각에 잔뜩 흥분했다.

그 세계는 자신이 하는 일에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원하는 주제로 공익을 위한 탐사보도를 할 수 있도록 2년의 기간과 급여를 제공한다는 두루뭉술한 구인 광고에 지원했고, CIJ의 회원으로 뽑혀 개빈 밑에서 일하게 되었다. 면접에서 개빈은 흔히 할 법한 질문을 던지지 않았고, 우리의 이력이나 성과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에 몇 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산업폐기물 처리장 인근 지역에서 암 발생률이 높아졌다. 그곳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어떻게 알아낼 거냐고 물었다.



개빈은 시나리오 새 조건을 덧붙이는 식으로 여러 질문들을 했다. 이 문제를 파헤치는 중에 그동안 중요한 환경 영향 연구가 묻혀 있었고, 이제 연구의 저자들이 그 정보를 공개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하자. 하지만 연구자들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고, 이메일로 정보를 공유하길 꺼린다.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저자가 처음 만났던 런던만큼 조사와 거점으로 알맞은 곳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조사한 제도와 추세는 모두 비슷한 시기에 확정되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약소국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나 영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세력의 오랜 지배를 위협하는 시기였다. 영국과 독일의 고위층을 위시한 유럽의 자본가 엘리트들은 자신의 안위를 지키고 기업의 이익을 보장할 새로운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한데 뭉쳤다. 이후 이들이 만든 인프라는 민주적 토론 없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기에 이르렀다. 그런 얘기에는 세실 로즈나 마거릿대처 같은 유명 인사도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대부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야기의 한쪽에는 변호사, 은행가, 경제학자, 영국의 비누 제작자와 아시아의 거대 재벌들이 있다. 그리고 반대쪽에는 개빈처럼 진지하면서도 쾌활함을 잃지 않는 태도로 저마다의 저항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밝혀낸 문제가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아니라는 점이다. 엘리트 계층은 이미 이 이야기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투쟁의 최전선에 선 평범한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기업에 맞서 싸우는 동안 이 이야기의 전문가가 되었지만, 언론에서는 이들의 목소리를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저자가 아무런 체제가 없는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은 설레는 동시에 사람을 미치게 했다. 개빈은 그가 우리 또래였던 1960년대에 예술학교를 운영했을 법한 방식으로 CIJ는 매일 정신없이 쏟아지는 뉴스에서 멀리 떨어져 지낼 수 있는 평화로운 피난처이자 굵직굵직한 질문을 던질 여유가 있는 곳이었다. 회의는 즐거웠고 정해진 의제가 없었으며, 개빈의 멋진 친구들이 자유롭게 CIJ회원으로서 받는 지원을 최대한 잘 활용하기로 마음먹은 저자는 업무 시간을 정해두고 매일 아침에 만나 함께할 만한 프로젝트를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 광산 반대 운동의 수도다” 그러나 현장에서 투쟁을 이끄는 사람들은 큰 위험을 무릅쓰고 있었다. 문제는 광산 회사가 제기한 소송만이 아니었다. 지역 활동가들을 살해 협박 받았고, 실제로 몇 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상에 이 이야기를 꼭 알려야 한다.” 미라라는 여성이 흥분과 걱정이 뒤섞인 목소리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들려주며 저자를 독려했다. 그녀는 국제사회의 면밀한 감시와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이 있으면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핵폭탄이 처음 터진 곳은 히로시마, 나가사키가 아니라 뉴멕시코였다.” 페나라는 사람은 1945년 7월 16일 로스엘러모스에서 320킬로미터 떨어진 트리니티 실험장에서 최초로 원자폭탄을 실험한 사건을 언급했다.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것은 그로부터 몇 주 뒤였다. 페나는 로스앨러모스 연구소가 인근 지역에 가하는 위협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가령 연구소 주변 지역에는 암 발생률을 높이는 유독성 화학물질인 6가 크롬이 지하로 흘러 들어갔다. 오래전부터 폐기물을 저장해온 처리장은 뉴멕시코 북부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대수층(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페나는 연구소가 지역에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임무를 맡아야 하며, 과학자들을 핵무기가 아니라 시급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우리는 무기 산업이 가져온 부수적인 피해에 시달린다고 실감할 때가 많다.” 저자는 현지에서 사진기자와 함께 조사에 나선 덕분에 생생한 사진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었다.

저자가 개빈을 만나 사진을 한 장씩 건네며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에서 발생한 화제가 지역에 남긴 상처와 연구소 인근 지역의 극심한 불평등, 민간 업체가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생긴 문제를 보여주는 흔적들, 연구소의 비밀을 파헤치려 애쓰는 활동가들의 얼굴과 자택 사무실의 풍경 등을 보여 주었다. 민주주의는 대중이 자신의 운명을 직접 결정하며, 세상을 이해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하지만 유권자가 선출한 대표자가 생각만큼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고 언론이 제대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저자는 여러 조사로 다국적기업과 투자자가 어떻게 국가의 행위를 제한하거나 없던 일로 만들고, 기후변화와 핵전쟁처럼 인류의 존립을 위협하는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하는지를 밝혔다. 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바꾸거나 환경 보호 조치를 시행해 기업의 이익을 해친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생각했다. 핵무기를 만들어 돈을 벌며 관련 사업을 중단할 생각이 조금도 없는 민간 업체가 핵무기 개발 계획을 좌우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생각했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투자 조약을 맺어 국제법 제도가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도록 보장한다. 개발도상국에 원조를 제공하는 국제복지제도는 기업 이익을 얻고 사업을 확장하도록 돕는다. 경제특구처럼 민간의 손에 맡겨진 구역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잘 쪼개놓았다. 부유한 권력층과 그들이 고용한 엘리트 조언가, 변호사, 로비스트가 있으며 반대쪽에는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보통은 이미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국제기구들의 설명에 따르면 경제 특구의 공장 노동자 대부분이 더 ‘유순’하고 통제하기 쉬운 여성인 경우가 많다.

저자의 조사 결과는 대체로 암울했다. 한 국가 안에서 정치적 논의와 선거를 통해 이룰 수 있는 일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으며, 언론을 장식하는 스캔들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소리 없는 쿠데타에 비하면 지극히 사소한 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아직 희망의 불씨는 남아 있었다.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역사적 기록에서)이러한 흐름에 저항하고, 더 안전하고 건강하며 민주주의 미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거나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우리의 개빈처럼 진지하면서도 희망에 찬 태도로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진실을 말할 책임이 있다.’ 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는 진실에 ‘그럴듯한 진실’ 이 아니라 ‘추악한 진실’ 에 매달렸다. 이 책은 추악한 진실을 다루지만, 미래는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다. 모든 것은 우리 자신의 손에 달렸다. 세계 각지에서는 활동가와 인권변호사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각종 국제 제도와 정책을 활용해 횡포를 부리고 민주주의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기업에 맞서 싸우고 있다.

그들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는 상황에서도 저항을 멈추지 않는다. 개발도상국의 복지를 증진하고 발전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정부나 국제기구에서 막대한 지원을 받아낸다. 그런가 하면 각국 정부를 영토 안에 경제특구와 같은 별도의 구역을 만들어 기업에 특혜를 제공하며, 국가의 전유물로 여겨진 군사•안보 분야까지 민영화해 기업의 손에 넘기고 있다. 기업과 민주주의는 본질상 서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기업이 어떻게 쿠데타를 일으키는지 이 책을 보고 안 것은 기업은 정부의 다양한 혜택, 변호사, 은행가, 언론을 끼고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들을 상대하는 건 너무나 큰 따움이지만 일반 시민이라고 해서 침묵하면 안되고 계속 소리를 내고 싸워야 한다는 걸 알았다. 우리 주변에 개빈같은 사람들이 많으면 기업의 쿠데타에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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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플랜 - 생리 주기를 통해 원하는 삶 성취하기
미란다 그레이 지음, 강현주 옮김 / 몸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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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생리를 할 때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아프고 배가 아프고 짜증이 나고 몸무게가 늘어나고 몸의 이상한 느낌이 나서 힘들지만 생리를 하면 아이를 낳을 수 있어서 감사한 일 같다. 나이가 드니까 폐경을 늦추는 방법도 알고 싶고 더 늦추고 생리 기간을 잘 활용하고 싶고 감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여성은 생리를 오래해도 생리에 대해서 책이 아니면 전혀 몰라서 공부를 많이 하고 그 기간을 잘 관리해야 하는 것 같다.

저자 미란다 그레이는 작가이자 대한 요법 강사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여성이 생리 주기에 따라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워크숍 진행자, 작가, 라이프 코치, 일러스트레터 등 다양한 역할을 자신의 생리 주기에 맞춰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23세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현재 영국에 본사를 둔 멀티미디어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직 중이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몸과 마음에 주기적으로 변화가 일어나며 이 때문에 사고, 감정, 행동 방식에 영향을 받는다. 생리 주기는 타고난 라이프 코치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계획, 정리, 실행, 창의적 사고, 검토, 내려놓기로 ‘최적의 기간’으로 만들 수 있다. 28일 플랜으로 자신만의 최적의 기간을 발견하고 능력을 발휘해볼 수 있다.

생리에 대해서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있다.

①역동적 단계

생리 후부터 배란 전까지 나타나는 단계로 집중력, 학습, 탐구, 구조적 사고, 독립성, 체력을 위한 최적의 기간이다.

②표현적 단계

배란기 전후에 나타나는 단계로 의사소통, 공감, 생산성, 팀워크, 배려,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최적의 기간이다.

③창의적 단계

생리 전에 나타나는 단계로 창의적, 영감, 발상 전환, 문제파악 및 해결, 자기주장을 위한 최적의 기간이다.

④ 성찰적 단계

생리기에 속하며 마음 정리, 핵심 파악, 검토, 재구성, 내려놓기, 새로운 아이디어, 휴식과 회복을 위한 최적의 기간이다.



★생리 시작 14∼20일은 표현적 단계 의사소통, 공감, 생산성, 팀워크, 배려, 인간관계와 관계있다.

★역동적 단계는 생리 시작 후 7∼13일인데 집중력, 학습, 탐구, 구조적 사고, 독립성, 체력의 기간과 관계있다.

★생리 시작 후 21∼27일은 창의성, 영감, 발상, 전환, 문제파악 및 해결, 자기주장을 위한 최적의 기간이다.

★생리 시작 후 28/1∼6일은 마음정리, 핵심파악, 검토, 재구성, 내려놓기, 새로운 아이디어, 휴식과 회복을 위한 최적의 기간이다.

많은 여성이 현대 사회에 적응하느라 타고난 능력이 자연스레 발현되는 주기를 애써 무시하고 있다. 감당하기 힘든 일까지 맡으며 몸과 마음을 ‘해내야 하는’ 상태로 만들고 각성제까지 복용한다. 네모난 구멍에 둥근 못을 박아 넣으려는 것처럼 나에게 맞지 않는 구조에 적응하려고 끓임없이 애쓰면서 성취감 없이 살아가는 것이다. 최적의 기간이라는 타고난 주기에 맞춰서 지내다보면 일상 목표와 업무 목표에 필요한 역량을 저절로 습득하게 된다.

최적의 기간을 적극 활용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생리주기를 고려하지 않으면 최적의 기간에 어긋나게 행동할 수 있다. 생리 주기나 기간을 잘 모르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몸과 마음의 능력이 높아지는 역동적 단계가 아닌 창의적 단계처럼 전혀 적합하지 않은 단계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최적의 기간을 이해하고 실용적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우리는 세상을 최적의 기간에 맞춰 구성할 수 없다. 하지만 생리 주기에 따라 항상된 능력을 잘 실천해서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직장에서 빛을 발하고, 주어진 일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

28일 플랜은 최적의 기간으로 잠재력을 끌어내 목표를 이룰 수 있게 설계된 계획이다. 주기와 업무를 잘 맞추면 효율적이라는 점이 포인트이다. 자신의 새로운 재능과 능력을 발견하면 깜짝 놀랄 수 있다. 28일 플랜은 자기능력의 깊이를 발견하고 실제로 적용하여 삶을 꾸려 나가려는 모든 여성을 위한 계획이다. 이 계획은 생리 주기로 변화를 겪는 여성, 즉 호르몬 피임약을 복용하든 갱년기를 겪고 있든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여성에게 전부 다 해당되는 주기이다.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28일 플랜과 날짜가 맞지 않아도 조정할 수 있다.

창의성, 생각, 성욕, 마음 치유, 행복 등에 대한 영향을 반영한 생리주기 접근법을 알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생리주기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창의성과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고 책을 쓰게 되었다. 『28일 플랜』이 그 답이었다. 많은 여성이 생리 주기마다 각기 다른 최적의 기간과 능력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생리 주기는 남성 중심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앞서가기 위한 역량화의 열쇠를 제공한다.

28일 플랜으로 생리주기를 자신의 발전을 위해 활용하면 된다.

생리주기를 알면 생리 주기에 맞서 싸우지 않고 협력하면 된다.

★생리 주기를 자기개발과 목표 달성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생리 주기는 특성 능력과 인식에 따라 역동적 단계, 표현적 단계, 창의적 단계, 성찰적 단계로 나뉜다. 향상된 능력은 생리주기에 따라 반복된다.

★생리 주기의 각 단계에 맞는 능력을 활용하면 훨씬 성과를 내기 쉽다.

★생리 주기는 계획 행동, 인간관계 형성, 창의적 사고, 검토를 통해 목표 달성에 주는 타고난 라이프 코치다.



★28일 플랜은 생리 주기를 겪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주기가 28일이 아니거나 변덕스러워도 충분히 유연하게 활용 가능하다.

☀여성은 한 달 동안 많은 신체 변화를 겪는데 그중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게 느낌, 생각,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생리 주기는 끓임없이 변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한 달 내내 몸과 마음이 똑같은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생리 주기는 생식력 회복과 출산뿐 아니라 문화, 사회 및 개인의 목적과 창조를 위한다.

☀생리 주기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두 가지 모델로 능동적⇒수동적 주기 모델, 의식⇒잠재적인 주기 모델이다.

☀생리 주기를 받아들이면 한 달 내내 일관되게 행동하려고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가하지 않는다.

☀생리 주기에 맞춰 살면 변화하는 욕구를 자연스럽게 충족하고 행복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생리 주기는 일과 삶의 균형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저자가 알려주는 원형 다이어그램이나 주기 다이얼을 사용하면 여러 달을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주기 다이얼은 우리가 순환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하나의 다이얼에 최적의 기간 능력을 요약하여 한 달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최적의 기간에 맞게 능력을 펼치면 다른 때보다 생산성, 통찰력, 탁월함이 높아진다.

☃자세한 기록을 꾸준히 남기면 생리 주기가 제공하는 모든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일주일 단위로 나타나는 능력은 ‘변덕스러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탐험하고 개발하며 성공할 기회다.

☃최적의 기간을 이해한 남성은 여성의 능력에 대한 기대와 일반화를 피할 수 있다.

☃직장에서 주기를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더라도 ‘최적의 기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남성 동료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파트너에게 우리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파트너와 최적의 기간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그와 관련된 파트너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여성의 업무 방식에 대해 알아야 할 주요 사항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이를 실제 적용하는 방법들을 저자가 알려주니까 알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여성은 최적의 기간에 맞춰 소통하려면 많은 여성이 그 시기에 무엇을 경험하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의 향상된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그 시기에 어떤 행동과 작업에 능숙해지는 알아야 한다. 생리 주기에 따라 어떤 능력이 최적인지 알아야 하고 그에 따라서 일을 해야 한다는 건 이 책을 보고 처음 안 것 같다. 저자가 알려주는대로 28일 동안 적용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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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분 한줌영어
강하영(제이미쌤) 지음 / 길벗이지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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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어성경이랑 영작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영어를 능통하게 잘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영어는 자유자재로 잘하고 싶은데 책으로만 계속 하니까 또 책으로만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이 책도 영작공부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서 봤다. 저자 강하영은 외국어고등학교 수석 입학하고 연세대 영어영문하과 성적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으며, 영어 교직까지 이수했다. 영어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미국 교환학생 생활을 하며 ‘시험영어’와 '진짜 영어'의 차이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셰익스피어를 분석하고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지만, 정작 일상 대화는 쉽지 않았다.

책 속 영어가 아닌 살아 있는 진짜 영어가 필요함을 깨닫고, 영어 드라마를 따라 하며 외국인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자연스러운 영어를 몸에 익혔다.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노하우을 바탕을 유튜브 채널〈제이미쌤 한줌영어〉를 시작했고, 1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며 “현지에서 바로 통하는 실전 영어 학습법” 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파워 J다운 체계적인 커리큘럼, 끝까지 책임지는 열정, 그리고 등굣길 밥에 김 싸서 떠먹여 주는 엄마 같은 세심한 설명 덕분에 “멱살캐리반”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수강생 전원이 완강 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의 경험과 철학이 담긴 이 책은 하루 20분 투자해도 부담 없이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핵심은 실제 대화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감각을 기르는 것이다. 리얼 상황 영어회화 쇼츠와 실용 예문을 통해 마치 영어권에 있는 듯한 몰입형 학습이 가능하다. “(현지에 왔는데) 배운 표현이 그대로 들려서 소름 돋았다!”. “내가 전생에 외국인이었나, 싶을 정도로 입이 트였다!”. “처음으로 영어 공부가 재미있어졌다!”. 챌린지 참가자들의 생생한 후기가 그 효과를 증명한다. 유튜브 2,000만 뷰를 기록하며 실용성을 입증한 한줌영어 학습법, 그리고 그 철학이 담긴 이 책을 통해 학습자들이 시험 점수를 넘어 진짜 영어를 말하고, 활용하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책이다.



영어공부를 하는데 머리로는 아는데, 입이 안 떨어져서 답답하다고 하는 사람들, 새로운 표현을 배워도 자기 문장으로는 안 나오는 사람들, 영어 말하기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 모드의 고민이다.

저자는 학력이 좋아서 자기가 영어를 진짜 잘하는 줄 알았다. 저자가 아는 어떤 학생이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갔는데 집 안에 갑자기 주인이 아무렇지 않게 들어오고 시험 날에는 건장한 미국 청년들이 시험지를 대놓고 컨닝하기도 했다. 한국이었다면 원래 성격대로 싸우거나 한마디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 말도 못 하다가 나중에야 ‘아, 그때 이렇게 말할 걸!’, 하며 이불킥을 했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고 분석하거나 논문을 발표하는 건 문제 없지만, 현지 친구들과 어울릴 때는 맨날 비슷한 말만 반복하다 보니 스스로 재미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 학생이 잘했던 건 ‘가짜 영어’ 였다. 수능 혹은 토익 만점을 받았다고 해서, 또는 전공이 영어영문학이라고 해서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귀국 후 그 친구는 전공서, 논문, 뉴스 기사 읽는 시간을 줄였다.

대신 영어드라마, 예능•영화•유튜브를 매일 보고 따라했다. 외국인 친구들과 언어 교환 활동을 하거나 영어 일기를 쓰면서 ‘진짜 영어’를 체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로 영어를 쓸 기회를 잡기 위해 해외 인턴, 유학, 워크홀까지 거침없이 도전했다. 그렇게 수년간 노력한 끝에, 이제는 원어민들과 자유자재로 소통하며 세계를 무대로 일하고 있다. 동시에, 과거의 자신처럼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 학습자들이 ‘진짜 영어’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쇼츠 영상을 보고 생생한 현지 영어를 체험한다.

①이 책의 MP3파일을 들으며 대화 내용을 파악하고, 영어를 보며 들어도 괜찮다.

②우리말을 보고 영어로 따라 말한다. 영어를 보며 따라 해도 괜찮다.

③ 대화 속 유용한 표현을 배운다. 영어회화&영문법 꿀팁을 모두 공부한다.

60일 계획으로 공부할 수 있다.

★이 책으로 공부하면 여행, 카페, 식당,회사 등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로 말할 수 있다.

★이 책으로 공부하면 영어로 말하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을 수 있다.

하루 20분, 생생한 쇼츠 영상을 보며 차근차근 따라 하면 영어 자신감 확실히 업될 수 있다.

⇒OUTPUT 직접 말해보기

배운 표현을 입으로 직접 말하면서 자기 것으로 만든다. 파일을 들으면서

①단어 채워 말하기 ⇒빈칸을 채우면서 내 것으로 만든다. MP3파일을 계속 들어야 한다.

②구문 채워 말하기⇒핵심 구문을 활용해 말하는 연습한다.

③문장 채워 말하기⇒완전한 문장을 만들어서 말한다.

④원어민과 똑같이 말하기⇒실제로 원어민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문장을 완성해본다.

영어 표현, 한국어 표현, 주요 표현 힌트 박스를 보고 단어와 숙어들을 공부할 수 있다. 표현 문법을 다양하게 응용할수 있다. 찾아보기에 공부할 수 있는 표현들이 정리되어 있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의 책을 보니까 미국드라마와 일기에 중점을 두고 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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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스파이 전쟁 - 간첩, 공작원, 인간 병기로 불린 첩보원들의 세계
고대훈.김민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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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한민국을 가장 사랑한다. 하지만 위로 북중러가 있는데 중국과 북한이 우리나라를 너무 괴롭히고 체재를 붕괴시키려고 별의 별 짓을 다하는 것 같다. 화이트요원이나 블랙요원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고 민노총 사람들중에 간첩도 대거 있는 것도 들어서 간첩은 엄청 많은 것 같다. 중국인은 전 세계적으로 전부 간첩이라고 하는 얘기도 들었다. 간첩에 대한 책을 읽으면 간첩에 대해서 알아서 간첩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긴다. 우리나라를 잘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난 책을 통해서 공부할 수 밖에 없어서 이 책을 읽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러시아 간첩을 잡을 수 없는 법이라서 걱정이 많이 된다.

저자 고대훈은 1988년부터 중앙일보에서 사회부를 시작으로 파리특파원 •수석논설위원•기획취재국장을 지낸 기자다. ‘한국 기자 상’을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든 대형 사건을 다수 취재했다. 또 다른 저자는 김민상은 2008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경제부, 국제부, 사회부를 거쳐 기획취재국에서 일하고 있다. 통일부를 취재하면서 남북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현재 남북 스파이에 대해 집중 탐사하고 있다.

뉴스의 창은 스파이를 야누스적 얼굴을 가진 존재로서 그려낸다. 화려하면서 애잔하고, 낭만적이면서 냉혹하고, 충성적이면서도 반역적인 이미지가 강렬하다. 그동안 뉴스의 창은 스파이를 관찰할 때 첩보 영화와 소설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중이 가까이하기엔 너무도 다른 세상에서 사는 인간으로 묘사했다. 그런 막연한 인식 속에 ‘스파이’ ‘간첩’ ‘공작원’ 이라는 낯선 단어와 우연히 조우했다. 2023년 10월 어느 늦가을 밤에 연세대 Y교수와 저녁 자리에서 담소를 나누던 중 신선한 기획기사 아이디어가 없는지 물었다. 연세대에 간첩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있다고 했다.

수소문해보니 연세대에 실제로 연구하는 조직이 있었다. 연구소를 찾아가 만난 국가정보원 출신의 교수는 4시간에 걸쳐 남북의 대결적 스파이 활동과 첩보전에 관해 열성적으로 저자에게 얘기를 해줬다. 007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는 외국 스파이와, 그에 비해 간첩이란 악마적 인상으로 각인된 남북 공작원 그림이 교차했다. 저자는 연세대 교수를 통해서 스파이 세계의 문을 두드렸다.



저자는 남파간첩, 대북공작원, 이중 스파이, 대공 수사관, 주사파 운동권, 정보학 교수, 탈북자 등을 두루 접촉해 그들의 목소리와 사연을 들었다.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는 스파이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첩보전 현장을 누볐던 남과 북의 스파이들에게서 채취한 생생한 경험담은 뉴스로서의 가치가 컸다. 분단의 아픔을 웅변하는 그들의 발자취와 기억을 대중과 공유할 필요성 느꼈다. 새로운 각도에서 스파이를 바라보는 창을 열고자 했다.

이 책은 남과 북에서 양성한 두 스파이의 행적을 추적한 기록이다. 그들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하루하루가 생사의 줄타기였다. 남북 분단의 차가운 현실과 이데올로기 대결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스파이라는 고상한 명칭 외에 간첩 혹은 공작원, 때로는 혁명가로 호명했다. 김동식•정구왕, 두 명의 남북 스파이를 찾아낸 건 기자로서 행운이다. 사무실, 식당, 술집을 수차례 오가며 그들이 경험한 지난 날에 관한 절절한 사연을 육성 수집했다.

영웅과 패자의 서사가 뒤섞인 스토리는 감동과 동정심을 동시에 일으켰다. 그들의 공작 활동에 흐르는 비장미와 긴장미는 명품 첩보물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손색이 없었다. 분단 이후 북한은 수많은 간첩들은 대한미국에 침투시켰고, 남한은 북한과 접한 중국 국경 지역을 무대로 비밀 요원들은 밀파해 대북공작을 펼쳤다. 두 스파이는 남북 첩보원 역사에서 한 시대의 상징하는 인물이다. 남한의 체제 전복을 꾀했고, 북한의 붕괴를 도모했다. 잠입과 접선, 포섭과 거래, 정보와 역정보, 체포와 전향, 영웅과 반역의 반전이 얽히고 설킨 차가운 스파이의 세계를 두 스파이는 헤쳐왔다.

남파간첩 김동식은 두 차례 남한에 공작을 수행하다 체포되는 기구한 운명을 겪었다. 대남공작원을 길러내는 김정일정치군사대학을 나온 그는 약 10년 간 혹독한 지옥훈련을 거친 인간 병기였다. 남한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교육과 외부 세계와 철저히 차단된 채 밀봉교육을 받고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혁명가로 거듭났다. 1990년대 서울에 잠입해 지하당을 구축하고, 여성 고정 거물 고정간첩 이선실을 북한으로 복귀시킨 공적을 인정받아 ‘공화국영웅’ 에 올랐다.

두 번째 남파 때는 유명 운동권 인사들을 상대로 포섭활동을 벌이다 정체가 발각돼 공작 비화는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영광과 회한의 뒤범벅이었다. 그의 입을 통해 들은 북한 스파이의 교육과 양성 방식, 남한 내 간첩들의 실상, 포섭 대상 선정과 접근 방법, 지하당 구축 전술, 숙청당한 가족들의 사연은 남북의 슬픈 자화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국군 정보사령부 중령 출신의 정구왕은 1998년 중국단둥에서 블랙 공작원으로 활동하던 중 자택에서 북한 기관원들에게 납치당해 평양까지 끌려갔다.

220일 동안 평양에 감금됐다가 이중 스파이가 되겠다고 속여 탈출에 성공한 뒤 가까스로 생환했다. 이 책은 단순한 첩보 스릴러물이 아니다. 김동식•정구왕은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거창한 이념이나 신념을 쫓은 게 아니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부름을 받아 스파이가 되고, 남과 북의 조국을 위해 몸을 던졌다. 직업으로서 스파이라는 가면을 걷어내면 그들은 우리와 똑같이 나약한 인간 갈대였다.

각자가 ‘공화국의 배신자’ ‘버림받은 공작원’으로 추락하는 불행에 빠졌지만 홀로 이겨내야만 했다. 남북 분단이 낳은 기구한 운명의 희생양일지도 모른다. 스파이•공작원•간첩을 이념적 낡은 유물로 치부하는 사회적 거부감이 일부있다. 하지만 스파이 전쟁에는 휴전도, 종전도 없다. 우방이든 적이든 스파이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면 망상이다. 과거 냉전시대에도 그랬고, 오늘의 AI(인공지능)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분단이 지속되는 한 남북 스파이 전쟁은 실존적 문제다.



저자는 두 스파이가 걸어온 인생 역전을 보고 들은 그대로, 더하거나 빼거나하지 않고, 오롯이 옮기려 노력했다. 한 사람의 격정적 발자취와 남북 대결 역사가 호흡하고 있었고, 우리시대에 던지는 교훈적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중앙일보의 디지털 유료 구독 플랫폼인 더중앙 플러스에 ‘남북 스파이 전쟁 탐구’ 란 제목으로 게재됐던 기사를 바탕으로 엮었다. 저자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저자가 취재한 더 많은 숨겨진 스토리들을 추가로 전하고자 한다. 스파이 전쟁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새로운 뉴스의 창이 되길 희망한다.

국가안보법상 불고지죄가 대한민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남파간첩 김동식이 촉발했다. 김동식이 포섭을 시도했던 운동권 출신 ‘거물’ 들이 불고지죄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북에서 온 노동당 연락대표”라며 간첩 신분을 밝혔는데도 그와의 첩촉을 당국에 신고 하지 않은 혐의로 줄줄이 검거되고 사법처리 위기에 몰렸다. 이 사건이 터지기 두 달여 전 김동식은 남한에 두 번째로 침투했다. 당시 그는 80년대 대학생 시위와 집회를 주름잡던 30대의 386운동권을 직접 만나 “통일운동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그들 중에는 훗날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쟁쟁한 인물들이 포함됐다.

★이인영(고려대총학생회장•전대협 1기 의장)

★허인회(고려대 총학생회장)

★우상호(연세대 총학생회장)

★함운경(서울대 삼민투 위원장•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 주도)

★황광우(서울대 경제학과•민중당 지구당위원장)

★정동년(전남대 복학생협의 의장•광주 전남연합의장)

운동권 인사들은 불고지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일부는 “정보기관의 프락치 또는 정신이상자로 생각해 신고하지않았다”고 해명했고, 어떤 이는 만남을 부인했다.

간첩 신고를 한 경우도 있었다. 유•무죄의 희비가 엇갈렸다. 북한 노동당 대남공작본부(사회문화부)는 왜 고대, 연대 총학생회장 출신을 찍어 포섭을 시도했을까. 김동식은 대남공작본부에선 전취 대상을 주체사상 신봉자, 학생 및 노동 운동 경력자, 품성이 좋은자 중에서 엄선했다고 했다. 특히 서울대나 고대, 연대 등 최고 명문대 학생회장 출신의 운동권 인물을 선호했다. 그들 중단 한명이라도 전취에 성공한다면 웬만한 다른 대학 학생회장 100명보다 파급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

군정보기관은 열악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 아무도 보지 않지만 헌신과 사명감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왜냐하면 군인이기 때문이다.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수사관이 명령조로 말했다. 국가 안전기획부(안기부, 현 국정원) 로부터 신병을 인계받은 기무사는 정구왕 국군 정보사 중령에게 검은 눈가리개를 씌웠다. 1998년 12월 3일 대공 분실로 가는 차량 안이었다. 정구왕은 북한에서의 악몽을 떠올렸다. 눈가리개를 찬 채 불안에 떨며 어딘가로 끌려다니던 억류의 나날이 덮쳐왔다.

자신의 조국에 와서도 눈가리개를 차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너무도 서러웠다. 남과 북, 어디에도 환영받지 못하는 회색인이라고 주홍글씨가 새겨진 느낌이다. 정구왕은 평양을 탈출해 1998년 11월 10일 서울 김포공항에 귀환한 직후 안기부에 불려갔다. 10일간에 걸쳐 피랍 배경, 북한 억류 생활, 위장 탈출경위, 역용공작의 가능성과 이중스파이 여부를 추궁 당했다. 정구왕은 또 다른 시련과 고난을 직감했다. 기구한 인생으로 전략한 이유가 무엇인가. 공작원, 즉 스파이가 되지 않았다면 피할 수 있었던 운명의 장난이었다. 중국에서 펼쳤던 비밀 작전들이 주마등같이 그의 머릿속 스쳤다.

정구왕은 1987년 정보사 공작 장교가 된 그는 한때 잘나갔다. 한, 미 합동 공작부대 등 현장 실무와 안기부 첩보교육에 중국 어학연수까지 두루 거치며 유망한 공작관의 코스를 달렸다. 이후 중국 단동의 블랙 요원으로 발탁됐다. 공작 장교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기회였다. 그 업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뒤 명예로운 군인으로 남기를 꿈꿨다. 이런 북한 중국 간첩들이 우리나라의 중요직에 있다는 것도 보통 충격이 아니다. 그런데도 간첩으로 처리를 못한다니 그것도 나라를 너무 위험하게 하는 것 같다. 간첩은 중요한 자리에 있을 수 있어서 우선 그런 사람들을 조심히 관찰해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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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한국인
장클로드 드크레센조 지음, 이소영 옮김 / 마음의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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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국민이 한국인이다. 학교에 다닐 때 전교조 선생들이 이승만을 악마화하고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나라라고 가르쳐서 헬조선이라는 생각과 체재를 바꿔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계속 했고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야하나라는 생각까지 한 적이 있다. 서평을 쓰기 위해 이승만 박정희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이승만이 우리나라를 기독교정신으로 미국과 협정을 맺으면서 필리핀이나 북한 아프리카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 지금처럼 급부상하는데 모든 초석을 다졌다는 걸 알고 대한민국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이 생겼다.

토지계획과 여성들에게 선거권도 주고 여성들에게 교육도 시키고 6.25전쟁때 도망도 안 갔다는 걸 알았다. 박정희도 다른 나라 사람들은 세계적인 지도자이고 나라를 진정으로 발전시킨 지도라는 걸 알게 되면서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은 충만해졌다. 우리나라가 중국 속국이라고 하는데 중국은 공산주의이고 유물론 국가인데 기독교 정신으로 세운 우리나라랑은 결을 완전히 달리하기 때문에 중국과는 상관없는 독립국가이고 중국은 창의력이 없는 나라이지만 우리나라는 창의력이 넘치는 나라이다. 난 대한민국과 한국인을 너무너무 사랑한다.

그들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자자손손대대로 물려주고 계속 우리나라가 번영하는데 이바지하는 한국인이 되고 싶다. 국제정세안에서 우리나라를 보니까 더 잘 보이고 프랑스인이 말하는 한국인은 어떤지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저자 장클로드 드크센조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번역가, 강연자로 1986년에서 2018년까지 엑스마르세유 대학교에서 한국학을 가르쳤고, 한국학 연구소를 창설해 20년간 소장으로 제직했다. 현재 아시아학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수행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하는 ‘드크레센조’ 출판사를 창립하고 문예지 《글마당》을 창간했다. 부인 김혜경 엑스마르세유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와 함께 한국소설 이십여 권을 공역했고, 2016년 문화 체육관 광부 프랑스 내 ‘한국의 해’ 감사패, 2016년 한국문학번역원 공로상, 2023년 한국문학번역대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에 나온 저서로는 《다나이데스의 물통:이승우의 작품 세계》등이 있다.

한국은 휴전국가이면서도 막상 전쟁 분위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나라다. 1990년대 말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온 소프트파워의 결실로 이 나라는 자국의 영화와 드라마, 음악을 아시아 여러 국가에 수출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한국은 최고를 넘어 이제 세계적인 k팝 그룹으로 통하는 BTS가 국내 총생산의 0.3프로를 차지한다. 삼성은 20프로다. 한국문화와 정치, 경제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아직 ‘한국통’을 보기 어렵고, 동아시아 전문 기자들이 있다고는 해도 이 나라 사정에 밝은 경우가 드물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많이들 언급하지만, 한국인들에 관해서는 통계 수치나 역사적 사건 속에 나타나는 집단으로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가정과 식당, 병원 같은 곳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떻게 인사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아무 말 없이도 어색하지 않은 게 친구 사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인지, 아니면 유교 문화 탓인지 한국인들은 느낌이나 감정을 대놓고 드러내는 일이 드물고, 논쟁을 피하는 편이다. 민감한 주제는 친구 간에는 말을 아낀다. 보기에 적잖은 한국인이 상대가 감당하지 못할 말을 쏟아내지 않으려고 자제하는 것 같다. 따라서 생각을 표현하고 의견을 주고받고 속내를 털어 놓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내심 서운한 수도 있다. 따라서 이따금 적막이 흐르는 이 같은 ‘자체 검열’ 에 적응하는 편이 나은데,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다 알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아도 어떻게 마음을 안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한국인들은 종이에 글자를 쓸 때 새끼손가락을 바닥에 괴고 쓴다. 그건 나도 그렇게 쓰는데 저자는 자세히도 본 것 같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한글의 네모난 형태로 인해 손목의 균형을 잡아야 해서 그런 것 같다. 새끼손가락으로 받쳐주면 아무래도 안정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어느 대학이든 복도를 지나가면 느릿느릿, 아니면 잽싸게 신발을 끌고 가는 소리가 들린다. 젊은이들, 그중에서도 특히 여학생들이 곧잘 그런데 하이힐 제외하고 어떤 종류의 신발이든 마찬가지다. 저자가 지방에 강연이 있어 KTX를 타고 가는데, 사십 대로 보이는 두 여자가 통로를 지나면서 또 운동화를 질질 끌고 가는 걸 봤다.

한데 이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니다, 더 나이 든 사람들도 길에서 똑같이 하고, 동네 슈퍼에 가는 할머니도 슬리퍼를 찍찍 대며 간다. 그런데 남들이 다 보는 데서도 이렇게 신발을 끌고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기운이 없는 걸까? 아니면 발을 질질 끌고서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 주려는 걸까? 그런 의미에서 조신함을 강요하는 유교 전통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다는 마음의 반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맞을 것 같다. 어쨌든 여기에는 한 가지 분명한 장점이 있는데, 한국 여성이 뒤에 오면 신발 소리 때문에라도 모를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나도 운동화를 질질 끄는데 그건 편해서이다. 운동화를 슬리퍼화해서 금방 벗고 끼지 않아서 편해서 그렇게 신는 것이다. 저자가 잘 관찰하고 표현한 것 같다.

옛날 한국 사람들은 몸을 숙여 인사를 했고, 서로의 신분에 따라 인사법이 달라졌다. 고관대작은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들 앞에서 고개만 까딱하는 정도였지만, 아랫사람은 허리를 굽혀 존경을 표시해야 한다. 위계의 표상이다. 신분제가 존재했던 옛날 한국에서는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귀족 계층인 ‘양반’이 있었고 맨 아래는 ‘천민’이 존재했다. 그 사이에 ‘중인’과 ‘상민’이 있었다. 사회적 지위가 낮을수록 몸을 깊이 숙여야 했다. 노비의 경우 무릎을 구부리기까지 했다.

정치인, 고위공무원들, 고위공무원중, 판사도 그중에 들어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까 이들 모두가 쓰레기 중에 쓰레기 거지판사들이었다. 물론 정치가들은 억대로 받는 인간 이하라는 것은 예전부터 알았다. 유교적 관습에 따라 준수하는 여러 가지 의례 중에는 오늘날 더 이상 지키지 않는 것도 있고, 세월이 흐르면서 잊힌 것은 바로 ‘제사’다. 조선왕조 때부터 가정에서 제례를 지낼 수 있게 되었고, 그 뒤로 집에서 제사를 드린다. 이를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예전에는 꼬박꼬박 제사를 모셨지만, 오늘날은 그때그때 다른 것 같다.

제사상은 유교 전통에 따라, 특히 진설도에서 정한대로 차린다. 어떤 음식은 서쪽에 놓고, 다름 음식은 앞 둘이나 뒤 줄에 놓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 것이다. 상에는 국이나 생선처럼 생전에 고인이 좋아한 음식을 올린다고 했다. 위패나 지방을 써서 상 가운데 세워 놓고 쌀밥 한 그릇도 올리는데, 밥공기에 수저를 꽂는다. 고인이 편하게 드시기 위해서라고 한다. 밥그릇에 수저를 꽂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그러고서 절을 하는데 청주나 백주를 올리고 사진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린다. 이때 계절에 상관없이 문이나 창문을 살짝 열어두어야 한다.

고인의 혼백이 집 안에 들어와 음식을 드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장손이 진행하지만, 음식은 큰며느리나 어머니가 장만한다. 고생은 왜 늘 여자 몫일까? 양구 근처의 어느 음식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제법 늦은 시간 이었고 저자까지 포함해서 모두 다섯 명이 모인 자리였다. 식사를 마치지 않았지만 곧 그칠 것 같지 않았다. 나가지도 못하고, 다시 식탁에 앉지도 못한 채 현관에서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주인아주머니가 잠깐 기다려보라면서 바깥양반 깨우러 가겠다고 했다. 일찌감치 들어가 곤히 자고 있던 아저씨는 마나님의 부탁에 군말 없이 나왔지만, 아직 잠이 덜 깬 표정이었다.

헌데 가늘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전날 카센터에 수리를 맡겨 차를 못 쓰는 상황이었다. 아저씨는 잠시 당황한 듯 했으나, 이내 뒷마당으로 가서는 먼지 쌓인 용달 트럭을 몰고 나타났다. 그러면서 여자 둘은 앞자리에 앉고, 남자 셋은 짐칸에 타라고 했다. 부슬비가 계속 내려 주인아주머니가 우산을 빌려주었다. 한국의 서비스는 과연 어디까지 가능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거의 ‘무제한 ’인 듯싶었다고 했다.



한국은 치안이 아주 잘 된 나라다. 물론 크고 작은 범죄는 존재한다. 하지만 대도시든 시골이든 어디서나 대체로 안전하다. 특히 서울의 치안 상태는 매번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굳이 없어도 되는 곳에 가드레일을 쳐놓고, 울퉁불퉁한 보도도 일일이 덮어놓는 데다 건물마다 보안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카페나 식당에서도 만찬가지다. 주문을 하거나 화장실에 가려고 잠시 자리를 비울 때 테이블에 지갑과 휴대폰, 소지품 등을 그대로 두고 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한국처럼 제집처럼 드나드는 여행자한테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어디를 가도 안전한 곳에 있다가 제나라로 돌아가면 ‘정신 줄’을 꼭 붙들어야 한다. 한국 사람들은 관광객이든 저자처럼 이 나라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든 외국인에게 매우 친절한 편이다. 한국 사람들이 하는 생각과 행동의 바탕에는 늘 ‘우리나라’가 있다. 단순한 애국심 이상의 드높은 긍지, 반만년 역사를 이어온 든든한 자부심,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면 살아가다가도 나라가 어렵거나 위기에 처할 때면 언제라도 힘을 모아 슬기롭게 극복하는 한국인들의 저력이 바로 우리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재활용 정거장은 일반 쓰레기 종량재 봉투뿐 아니라 페트병, 우유팩, 알루미늄 캔 등 다양한 재활용품에 적용되는 장치로, 경우에 따라 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다. 시내 전역 6천 곳에 분리수거를 위한 ‘주택가 재활용 정거장’을 설치했으며,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한국인들의 성향 덕분에 가능한 일로, 이 나라 사람들은 웬만하면 하라는 대로 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질문이 지식을 불러온다면, 그 질문을 불러오는 것은 바로 경이다. 이 같은 ‘통상적인 것을 낯설게 하기’를 통해 인간은 언제나 관습에서 벗어나고 신앙을 넘어서며 고집과 확신, 자명함과 단절하는 수단을 발견해 왔다.

저자는 한국인들을 가장 일상적인 장소와 보편적인 맥락에서 이해하려고 해보았다. 사소한 몸짓과 친숙한 장면,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 쉽게 지나칠 만한 상황, 또는 생각은 해도 이내 잊어버리는 상황, 하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성향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모든 상항을 유심히 살펴보고자 했다. 거창한 의도 없이 소박하게 시도한 이 같은 ‘일상의 민족학’ 연구는 저자에게 한국의 문화와 관습, 역사뿐 아니라 이 나라의 고유한 특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저자는 한국인에 대해서 완벽히 알지는 못하지만 경이롭다고 했다. 나도 우리 민족이 경이롭고 뛰어나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한국인에 대한 얘기들은 재미있고 아주 새롭지는 않지만 조금 새롭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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