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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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지 청두는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두보가 말년에 잠시 생활한 곳이다.

팬더가 사는 곳이라 그런지 대나무숲이 아름답게 우거져 있는 장면이 많다.

맑고 잔잔한 수채화같은 영화이다.

중국의 최고 인기배우 고원원에 정우성, 비주얼이 뛰어난 배우들이라

대나무, 팬더, 비와 어울려 한폭의 그림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이 떠 오를 것 같기도 하고

첫사랑의 추억이 없는 이들에게는 '사랑이 참 아름답고 좋은 것이다'는

동경을 하게 만든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외출> <행복>을 잇는 허진호 감독의

5번째 이야기 <호우시절>은 해피엔딩이다.

긴장감이나 스릴은 없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고 예쁜 사랑의 이야기들이

화면 가득 그려진다.

때맞춰 연인에게 비까지 내려주고... 비마저 축복한다.

다시 시작되는 사랑, 때를 맞춰 내리는 비...

젊음은 저리 좋은 것을.

 

   봄날밤의 기쁜 비 ~~두보

좋은 비는 그 때를 알아 봄이 되어 내리네.

이 밤 바람따라 몰래 들어와 소리없이 만물을 적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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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목횟집 시평시인선 31
권순자 지음 / 시평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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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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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무래도 바다에서 자란 경험이 있거나 아니면 특별한 이유로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도 아니면 바다에서 아픈 기억이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시골 바닷가 할머니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바다는 온통 자유롭고 시원하면서 싱싱한 것들로 기억된다.

활기찬 물놀이가 있고 게와 고동, 조개들의 연속된 삶이 있다고 기억된다. 

아마도 작가가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린시절 나의 것과는 많이 다르다. 

그래서 저자가 책의 1부 14편의 시들에서 바다와 관련된 시들을 노래할 때

더욱 귀를 기울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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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과메기, 고등어, 활어, 게장으로 이어지는 바닷것들은 왠지 싱싱하지가 않다.

활어들마저도 "곧뼈채 드러나 햇살에 제물로 바쳐질 것이다' 로 묘사한다.

우목횟집 에서의 '갇힌 바다', '지친 뼈' '산산이 찢어지는 비닐' 등은 자유를

빼앗긴 바다와 바다에서 싱싱하게 떠돌아 다녀야 할 생물들의 슬픈 현실을 노래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삶의 어두운 현실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은유하는 작가의 시선은

결국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이들에게 가서 꽂힌다.

용접공 김씨의 기침소리와 죽은 아내가 남긴 빈 가슴, 도시 유랑자의 우울한 신음소리,

노숙하는 이들, 가난을 애인으로 삼고 사는 이들, 휘발되고 싶은 남자들,그늘에서 사는

이들의 비참한 삶을 보여 준다.

그러나 <수선하는 여자>를 통해 깊게 주름진 일상을 다림질하고 구겨진 기억을

펴기 위한 , 실낱같은 희망을 손질하기도 한다.

시의 주제라고 할 수도 있는 <다시, 사랑을 위하여> 에서는 '생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

모순과 의혹들 ,균열들, 어깨를 짓누르던 무게를 벗고 달린다' 

'만신창이 몸을 풀고 부서지지 않는 정신이 달린다' 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소외된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현실에 대한 비판에 머물지 않고 희망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건강한 정신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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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태어나 꿈꿀 것이다. 시멘트 깊숙이 뼈를 세워 사랑을 할 것이다.

향긋한 봄바람과 시원한 물소리를 단단한 몸에서 우러 나오는 목소리를

사랑할 것이다. " ~~ 110-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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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스바루 - 뉴욕 촌놈의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
덕 파인 지음, 김선형 옮김 / 사계절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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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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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에코농장 개척기와 거기서 겪는 소소한 일상들을 통해 평범한

미국인이 화석연료를 줄이고도 평범한 미국인답게 사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이미 그는 평범한 미국인은 아니다.

미국내에서 월마트와 탄소연료를 빼고 살아가는 삶이란 참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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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뉴요커의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험난한 멕시코 농장에서의 삶을 개척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특유의 글솜씨와 맛깔스러운 유머감각으로 풀어나간다.

저자가 겪는 여러가지의 상황들 속에 나 자신을 두고 나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생각하며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지구를 살리자는 거창한 신념까지는 아니고라도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언제나

나를 사로잡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언젠가 내가 시골생활을 하면서 겪을 일들에 대한

선경험으로 생각하며 읽기에 충분했다.

물론 멕시코와 우리나라의 시골과는 달라서, 코요테의 습격이나 지나친 홍수에 갇힐 정도로

넓은 지역도 아니기에 그 위험도는 덜할 것 같아 우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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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유기농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겠다는 일념으로 사온 염소 두마리를 코요테의

습격에서 사수하기 위해 축사에서 밤을 새운다.

염소들에게 극진한 애정을 쏟는 대목들에서는 웃음이 절로 나올 만큼 흐믓하다.

불어나는 강물 때문에 강 한가운데에서 차안에 갇히기도 하고 홍수와 가뭄을 겪으며

이웃들과의 교류도 하게 된다.

태양열로 에너지를 전환시키기 위해 풍차 위로 올라 가다가 죽으려다 사는 등등

갖은 고초 끝에 유기농 농산물을 직접 수확해서 먹기도 하고 유기농 달걀도 판매한다.

잘 나가는 일제 스바루에 대한 미련을 떨치고 폐식용유로 연료를 전환하는 과정에서의

엄숙함과 경건함에 대한 묘사를 세례받는 것, 종교를 개종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웃지 않을 수 없다.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은 두려움이 수반되는데 주인공은 그점에서 정말 용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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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자체를 에코운동의 실천으로 옮긴 그, 덕 파인은 자신의 소신대로 살아감으로써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지식인이 입으로, 글로 떠들지 않고 삶 속에서 지구를 아끼고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함으로써

어떤 것보다 강한 메시지-- 지구자원을 아끼고 탄소, 화석연료를 덜 씀으로써 우리의 후손들이

더욱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농지를 늘리지 않고도 유기농법으로 지금보다 훨씬 많은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다.~~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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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 Closer to Heave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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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지수는 장례지도사이다. 시체의 염을 하고  화장도 곱게 해 주고 천국으로

보내 주는 장례 지도사이다.

시체를 만지는 지수의 손이 예쁘다고 하는 종우는 루게릭 병을 앓고 있다.

시한부 생명인 종우와 장례지도사인 지수와의 만남은 모든 사랑이 그렇듯이

아름답기 그지 없다.

 

 
재활을 위해 노력하는 종수... 허나 병은 깊어만 간다.

점점 더 말라가는 종수, 하나 둘씩 모든 기능이 마비되어 간다.

김명민, 그가 얼마나 연기를 열심히 하는 배우인지 처음 알았다.

그가 연기한 어떤 드라마도 본 적이 없었으니까.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영화의 화면이 바뀌는 매 순간마다 더욱 초췌해져 가는 모습이 느껴졌다.

쉽지 않은 연기였을 것 같다.

그런데, 영화를 위해 중요한 한가지는 살이 빠지는 모습을 보느라 오히려

그의 연기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20 kg 이 빠졌다는 매스컴의 선전으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에 대한 몰입에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 같았다.

아니면 죽음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그 시간들을 견디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죽음은 보기에 불편한 주제이다. 확실히.

얼마전에 본 캐나다 영화인 '원위크' 역시 죽음을 다룬 영화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아름다움을 느낀 것은 살아있는 동안 여행하며 만난 자연과

사람들과의 만남을 시적으로,비유적으로 그리고 있어서인 것 같다.

아름다운 캐나다의 풍광이 죽음을 비현실적으로 여기게 한 것일지도..



 
종수는 병의 말기에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하게 된다.

모기가 앵앵거려도, 뺨을 물고 있어도 그대로 있을 수 밖에 없는

팔, 다리...

루게릭 병은 정말 잔인한 병이다.



 
하지원이 연기한 지수는 천사이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고 죽음이 갈라 놓을 때까지의 이야기이므로...

지수는 종우가 죽고 혼자서 염을 화고, 발톱을 깍고, 화장을 해 주고

죽음 옷을 입힌다.

하지원의 순수한 연기력에 힘입어 마지막 장면이 참 좋았다.

아마 영화 속 종우는 지수의 손으로 천국에 갔을 것 같다.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자꾸만 , 뭔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다.

어떻게 스토리를 끌어 나갔다면 나의 마음을 좀 더 사로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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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참을 들여다 보다 - 시인의 눈으로 본 그림 이야기
김형술 지음 / 사문난적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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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인 김형술은 그림을 보는 일, 작품을 들여다 보며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그림에서 들려 오는 모든 말들과 속삭임으로 시를 짓기도 한다.

그는 그림을 보는 일이 자신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그림을 보는 그의 관점은 때로 시처럼 들린다.

다양한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해석들에서 시인의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이 느껴진다. 

그림을 들여다 보는 시인의 글을 보면서 그림과 시인의 생각에  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는 유익하고 새로운 경험을 했다.

한 점의 작품 앞에 선 개인은 자신의 존재와 시간, 아름다움을 향한 그리움,

삶의 일상이 갖는 아름다움 등을 자각한다고 말하는 작가는 그러면서도 그림을

보며 장황한 이유들을 논하고 사색하는 것에 대해 어리석은 일이라고 한다. 

그저 동료들과 소주 한 잔을 나누듯이, 혹은 공원으로 산책 가듯이 미술관을

찾아 예술가가 내뿜는 아우라에 몸을 맡기라고 조언한다.

예술가의 작품 자체가 사람의 풍경이고 산이자 구름이며 인간의 마음을

향하거나 벗어나는 훌륭한 산책로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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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의 시간들은 화살보다 빠르게 소녀를 스치고 달아난다.

내가 깨닫지도 못하는 순간에 청춘이 기울어 저물어 가듯이...

소멸되어 기억속에서만 살아있는 지나가 버린 시간들, 기억들, 청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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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교과서에 항상 실려 있던 달리의 그림은 공포스럽고 기괴하다.

그는 무의식과 초자연의 세계를 묘사한 초현실주의 화가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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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리는 인물들은 인간의 얼굴이라기에는 너무 선하고

아름답다.

여인의 미소와 성요한의 미소가 천사의 본성을 드러나게 한다.

작가는 이 그림들을 보고 거울 앞에서 미소를 짓는데 미소 짓는 것이 힘들고

자신의 표정이 굳어 있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미소가 참 힘들다.

오늘부터 미소를 짓는 연습을 해야겠다.

천사의 미소는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으로 미소만큼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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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의 그림은 항상 꽃과 여자가 등장한다.

어딘지 무겁고 병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그녀의 그림을 대학

1학년 때에 처음 접했다.

퇴폐적이고 음습함에도 불구하고 그림 앞에 오랫동안 서서 바라봤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책 속에는 흥미진진한 그림들이 넘쳐난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즈음 전시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들, 달리와 마네,

피카소, 슬픈 운명을 지닌 프리다 칼로, 모딜리아니, 모네, 가깝게는 앤디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등등 다양한 화풍의 그림들이 나오고 작가의 재미있는 해석이

곁들어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그림과 시인의 해석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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