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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참을 들여다 보다 - 시인의 눈으로 본 그림 이야기
김형술 지음 / 사문난적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시인 김형술은 그림을 보는 일, 작품을 들여다 보며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그림에서 들려 오는 모든 말들과 속삭임으로 시를 짓기도 한다.
그는 그림을 보는 일이 자신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그림을 보는 그의 관점은 때로 시처럼 들린다.
다양한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해석들에서 시인의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이 느껴진다.
그림을 들여다 보는 시인의 글을 보면서 그림과 시인의 생각에 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는 유익하고 새로운 경험을 했다.
한 점의 작품 앞에 선 개인은 자신의 존재와 시간, 아름다움을 향한 그리움,
삶의 일상이 갖는 아름다움 등을 자각한다고 말하는 작가는 그러면서도 그림을
보며 장황한 이유들을 논하고 사색하는 것에 대해 어리석은 일이라고 한다.
그저 동료들과 소주 한 잔을 나누듯이, 혹은 공원으로 산책 가듯이 미술관을
찾아 예술가가 내뿜는 아우라에 몸을 맡기라고 조언한다.
예술가의 작품 자체가 사람의 풍경이고 산이자 구름이며 인간의 마음을
향하거나 벗어나는 훌륭한 산책로이기에...
![005[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50/77450/1/005%5B1%5D.JPG)
소녀의 시간들은 화살보다 빠르게 소녀를 스치고 달아난다.
내가 깨닫지도 못하는 순간에 청춘이 기울어 저물어 가듯이...
소멸되어 기억속에서만 살아있는 지나가 버린 시간들, 기억들, 청춘이여...
![010[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50/77450/1/010%5B1%5D.JPG)
미술 교과서에 항상 실려 있던 달리의 그림은 공포스럽고 기괴하다.
그는 무의식과 초자연의 세계를 묘사한 초현실주의 화가로 기억된다.

![007[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50/77450/1/007%5B1%5D.JPG)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리는 인물들은 인간의 얼굴이라기에는 너무 선하고
아름답다.
여인의 미소와 성요한의 미소가 천사의 본성을 드러나게 한다.
작가는 이 그림들을 보고 거울 앞에서 미소를 짓는데 미소 짓는 것이 힘들고
자신의 표정이 굳어 있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미소가 참 힘들다.
오늘부터 미소를 짓는 연습을 해야겠다.
천사의 미소는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으로 미소만큼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므로...
![004[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50/77450/1/004%5B1%5D.JPG)
![009[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50/77450/1/009%5B1%5D.JPG)
천경자의 그림은 항상 꽃과 여자가 등장한다.
어딘지 무겁고 병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그녀의 그림을 대학
1학년 때에 처음 접했다.
퇴폐적이고 음습함에도 불구하고 그림 앞에 오랫동안 서서 바라봤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책 속에는 흥미진진한 그림들이 넘쳐난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즈음 전시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들, 달리와 마네,
피카소, 슬픈 운명을 지닌 프리다 칼로, 모딜리아니, 모네, 가깝게는 앤디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등등 다양한 화풍의 그림들이 나오고 작가의 재미있는 해석이
곁들어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그림과 시인의 해석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