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에코농장 개척기와 거기서 겪는 소소한 일상들을 통해 평범한
미국인이 화석연료를 줄이고도 평범한 미국인답게 사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이미 그는 평범한 미국인은 아니다.
미국내에서 월마트와 탄소연료를 빼고 살아가는 삶이란 참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므로...

저자는 뉴요커의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험난한 멕시코 농장에서의 삶을 개척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특유의 글솜씨와 맛깔스러운 유머감각으로 풀어나간다.
저자가 겪는 여러가지의 상황들 속에 나 자신을 두고 나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생각하며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지구를 살리자는 거창한 신념까지는 아니고라도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언제나
나를 사로잡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언젠가 내가 시골생활을 하면서 겪을 일들에 대한
선경험으로 생각하며 읽기에 충분했다.
물론 멕시코와 우리나라의 시골과는 달라서, 코요테의 습격이나 지나친 홍수에 갇힐 정도로
넓은 지역도 아니기에 그 위험도는 덜할 것 같아 우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유기농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겠다는 일념으로 사온 염소 두마리를 코요테의
습격에서 사수하기 위해 축사에서 밤을 새운다.
염소들에게 극진한 애정을 쏟는 대목들에서는 웃음이 절로 나올 만큼 흐믓하다.
불어나는 강물 때문에 강 한가운데에서 차안에 갇히기도 하고 홍수와 가뭄을 겪으며
이웃들과의 교류도 하게 된다.
태양열로 에너지를 전환시키기 위해 풍차 위로 올라 가다가 죽으려다 사는 등등
갖은 고초 끝에 유기농 농산물을 직접 수확해서 먹기도 하고 유기농 달걀도 판매한다.
잘 나가는 일제 스바루에 대한 미련을 떨치고 폐식용유로 연료를 전환하는 과정에서의
엄숙함과 경건함에 대한 묘사를 세례받는 것, 종교를 개종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웃지 않을 수 없다.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은 두려움이 수반되는데 주인공은 그점에서 정말 용감하다.

생활 자체를 에코운동의 실천으로 옮긴 그, 덕 파인은 자신의 소신대로 살아감으로써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지식인이 입으로, 글로 떠들지 않고 삶 속에서 지구를 아끼고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함으로써
어떤 것보다 강한 메시지-- 지구자원을 아끼고 탄소, 화석연료를 덜 씀으로써 우리의 후손들이
더욱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농지를 늘리지 않고도 유기농법으로 지금보다 훨씬 많은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다.~~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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