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엄마들이 꿈꾸는 덴마크식 교육법
김영희 지음 / 명진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아이를 한 인격체로 보기보다는 아이를 무엇인가로 만드는 일에 급급한 것이

우리나라 부모들의 실제 모습이다. 우리 부모들도 이제는 아이와의 관계를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인생에서 성공의 실체가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할 시점이다." ~ 29쪽

 

40살 초반까지 백지답안을 내고 시험종이 울리는데 틀린 답을 고치지

못하고 아무리 외워도 외워지지 않거나 문제가 풀리지 않는 꿈들을 꾸었다.

깨고 나서 꿈이라는 사실에 안도하고.

그런 종류의 꿈을 꾸지 않은지가 몇 해 안되니 그야말로 오랫동안 잠재적으로

성적에 대한 공포에 시달려온 셈이다.

큰아이가 스포츠센타에서 수영을 배울 때의 일이다.

수영을 하면서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았다.

운동신경이 좋은 큰아이는 수영을 잘했는데 뒤따르는 아이가 어느만큼 왔는지

확인하면서 속도에 박차를 가하곤 했다.

그것이 참 피곤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부, 피아노 역시 진도를 재촉했으니

아이도 나처럼 늦게까지 시험에 대한 악몽을 꾸게 된다면...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작은아이 역시 어릴 적에 시계를 가르치던 강압적인 방식에 항의를 하곤 한다.

내자신의 집착을 아는 나로서는 혹시나 아이들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훨씬 민주적이고 현명한 교육을 할지 도무지 자신이 없다.

굳이 변명을 하고 싶어진다.

우리나라에서 초.중.고 시절에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나중의 삶이 고달파지는

길이 아니겠냐고. 공부는 일단 잘하는 것이 명문대를 가고 취업도 잘하고 결혼도 잘하는

넓은 길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남는다.

길게 보고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따라주는 것이 좋은 부모이고

자식과 더불어 사는 부모의 마땅한 도리임을 알기에.

 

 

다양한 방과후 클럽. 위쪽에 과목별 지도교사의 사진이 붙어 있다.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하는데 아이들은 체험을 통해

협동심을 배운다.

 



초등학교의 수업시간. 아이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알아가는 수업을 받는다.

서로의 능력을 존중하며 모르면 묻고 서로 가르쳐준다.

뒤쳐진다고 해서 놀림을 받거나 하지 않는다.

 



숲속 유치원. 동무들과 어울려 숲 속에서 뛰어놀며 자연과 어울린다.

 



배의 돛폭에 전통물감을 들이는 젊은이들.

방과 후 클럽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자신의 재능을 찾아간다.

 

덴마크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다.

각자 좋아하는 공부와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그들의 교육방식이다.

점수와 등수가 없고 자유로운 수업 방식은 아이마다 공부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를 아무리 낙관적인 시각으로 보려해도...

사회에 널린 서열과 경쟁, 불평등이 존재하는데 높은 사회적 신분과 보수,

상류사회로의 진입이 보장되어 있는 학벌 중심의 사고와 노력들이 쉽게

없어질 수 있을까? 

부모와 아이들을 동시에 괴롭히는 학원과 과외수업의 사교육 열풍과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엄청난 학습시간이 사라질 수 있을까?

가정은 현실을 완벽하게 바꿀 수는 없지만...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은 때때로 좋은 방향으로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고

고정된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게도 한다. 

우리나라가 덴마크와 같이 경쟁과 서열을 중시하지 않는 나라가 된다면?

행복에 의미를 두는 덴마크와 같은 환경에 우리 아이들이 놓인다면?

우리나라도 덴마크처럼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적성을 살리는 다양한

교육제도가 열려 있다면?

사회적, 경제적인 차별이 없도록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뀐다면?

참으로 살맛나는 사회가 아니겠는가...

 

덴마크 부모의 바람은 '아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고 그 분야로

나아가 직장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바람과 같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의 수준에 따라 직업이

정해지지만 덴마크에서는 공부에 뜻이 없는 경우 직업학교나 상업학교에서 기술을

배우고 기술자로 업을 삼아도 적당한 보수와 사회적인 존경을 받는다.

의사와 벽돌공의 보수가 세금에 의해 큰 차이가 없는 사회정책과 비슷한 대접을 받는

덴마크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부럽다.

덴마크 역시 처음부터 서열이 없는 교육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평등의식'이 급격히 확산된 때가 1968년 5월 학생혁명 이후 1970년대 부터이니

불과 한세대만에 사회 전체가 환골탈태한 셈이다.

사회구성원들의 의식이 변화한다면 우리 사회도 평등하고 살기 졿은 사회로

거듭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덴마크의 역사는 보여준다.

 



거리에 세워진 우편배달부의 자전거. 덴마크에서는 '직업간 소득 차이'가 거의 없다.

관리자보다 기술자가 되기를 원하는 그들은 한가지 일을 꾸준히,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편배달부는 우편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배달하는 데서 자부심을 갖는다.

각자의 일에 장인정신을 가지고 하는 일에서 기쁨과 만족을 찾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실풍경. 아이들 개개인에게 맞춰진 수업을 받는 자유로운 모습

 

덴마크는 수업방식과 수업진도가 획일화되어 있지 않고(교과서 검정제도가 없다) 

교육과정과 방식이 교사의 재량에 달려 있으며 9년간 한 선생님이 아이를 맡아 지도한다.

교사들은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덴마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신뢰'라고 하니 학교와 교육제도,

교사에 대한 신뢰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국회의사당 앞마당에 빽빽이 들어선 자전거들.

 



화폭에 담긴 그림이 연상되는 뉘보러(해군들이 사는 건물)의 전경

작고 초라하지만 옛스러움을 간직한 이 건물을 덴마크 사람들은 자랑스러워한다.

 

저자 김영희는 덴마크 대사 부인으로 3년간 덴마크에 머무르면서 그들의 교육과

사회 시스템을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면서 그들이 불과 한세대 전에 변화해서

오늘의 평등한 교육문화를 일궈냈듯이 우리도 변화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 속에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덴마크의 역사와 문화, 여행정보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국민들은 높은 세금에 대해 불평하지만 대학까지 무상교육이고 개인의 복지에 중점을

두는 복지정책과 혜택이 많아 행복지수 1위인 나라.

아이를 낳은 부부가 산후휴가와 육아에 대한 걱정이 없는 나라.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이나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의 행복에 참의미를

두는 사람들.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키웠다며 자부심을 갖는 국민.

국회의원과 장관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환경과 건강을 지키는 멋진 사람들.

행복한 주거공간을 찾아 생태마을을 이루는 사람들.

오래된 것과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자신들의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 덴마크 사람들에게 배워야 할 점이 참으로 많았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다음 세대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지금과 같은 서열 중심의 사회에서 더욱 평등한 사회로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나는 이 책에서 우리와는 다른 사회, 이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지금의 우리 현실이 최선이 아니라면 더 나은 사회를 꿈꾸며 다 같이 힘을 모아

한 걸음씩이라도 변화를 일으켜야 하리라." ~ 250-251쪽

 

변화가 조금씩이라도 일어나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동화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그리듯이 남을 밟고,

남에게 밟히면서 꼭대기에 오르지만 공허함만 남는, 결국 모두가 슬프고

희생자일 수밖에 없는 기둥오르기를 하고 있는 모습인지 모른다.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조금씩이라도 변화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적으로 의식을 바꾸는 작업들을 확산시키고 교육에 대한 철학을 확고히

다져 나간다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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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미셸을 탐하라 - 탐나는 여자가 되기 위한 나만의 성공 스타일 찾기
김재희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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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은 시카고 남부 빈민가의 흑인 여성으로 태어났다.

열악한 조건의 그녀가 미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퍼스트 레이디여서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확고한 믿음, 자기만의 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녀는 명문 프린스턴 대학교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 일류 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지역사회운동가로 뛰어들었다.

상류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린 이유가

배웠던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소명의식과 가슴 뛰는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확실히 그녀 자신의 성공에 대한 가치와 기준은 남다른데가 있다.

커리어우먼, 아내, 워킹 맘, 퍼스트 레이디 어느 역할에서도 성실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한 책임감과 자기헌신 또한 참으로 존경스럽다.

 



 

그녀가 자란 토양이 된 부모의 교육관을 보면 자녀교육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금 알게 된다.

그녀는 시청 수도공으로 가족을 부양하던 아버지가 다발성 경화증으로 장애가 있음에도

고난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며 불평을 하기 전에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법을 배웠다고 회고한다.

'제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어떤 커리어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할 때마다 과연 아버지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얼마나 위대한 인물이 되든, 저를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제 가슴속의 목소리입니다." ~ 48쪽

그녀가 지역사회 운동가로 자신의 길을 선택했듯이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오빠 크레이그

역시 월가의 투자 은행가에서 농구 코치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해서 살고 있다.

자본을 최고로 생각하는 미국 사회에서 주류에 편입하기를 거부하고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삶의 선택, 그것은 보통의 용기를 가지고서는 힘든 일이다.

"질문하기를 주저하지 마라. 우리가 너희들에게 하는 말을 듣고만 있지 말고 궁금한 게

있다면 반드시 물어라." ~ 62쪽

미셸 부모의 교육철학은 두 자녀가 자신만의 성공 철학을 찾고 그 길을 당당하게

걸을 수 있는 용기를 키워준 것이다.

 



 

워킹맘인 미셸은 자녀양육과 가사분담의 문제에 있어서 버락과 끊임없이 협상을 벌인다.

정치활동으로 바쁜 버락이 분담된 집안일을 거를 경우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내밀었다.

- 오후 근무 때문에 양육을 돕지 못한다면 열 시 이후라도 아이를 돌볼 것

- 어디에 있든지 딸들의 발레 발표회와 사친회는 꼭 참가할 것

- 선거 기간이라도 화상 채팅을 통해 딸들에게 아빠의 역할을 다할 것

- 생일, 밸런타인데이, 크리스마스 등 의미있는 날에는 가족과 함께 하며 화목을 다질 것

- 집 안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다줄 것

각 목록들에서 자녀들의 일상에 대한 섬세한 관심과 배려를 알게 된다. 

정치가 버락을 내조하는 자리에 머물지 않고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요구하는 미셸의

당당함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버락을 보면서 그들 부부가 자녀의 교육과 성장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오바마 부부의 일곱 가지 훈육 방침

 

백악관에 들어간 뒤 그녀는 자녀들이 특별한 환경에서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을 경험하며

자라기를 바란다.

 



 

미셸의 성공 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불가능에 대한 대담한 도전'이다.

흑인 빈민가 출신으로 명문대를 졸업하고 성공적인 커리어 우먼으로 활동,

사회활동을 병행하면서 자녀를 잘 돌보는 이상적인 워킹맘의 롤모델,

남편을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만들어 대통령보다 높은 인기를 얻는 퍼스트 레이디,

현재 그녀가 누리는 어느 것도 쉽게 얻은 것은 없다.

그녀는 불가능과 싸우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나갔다.

"지금 흑인 사회가 느끼는 것은 가능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두려움입니다.

우리의 머리와 가슴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두려움은 사람들의 영혼을 짓눌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합니다." ~ 191-192쪽

 



 

돈, 명예, 출세 등 겉보기에 빛나는 금의 아름다움에 매달리다 보면 가슴속에 간직하는

별과 같은 소중한 가치는 광채를 잃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녀를 롤모델로 삼아 올바른 삶에 대해 고민하고 가슴 속의 별을 빛내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미셸들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금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면 별이 아름답다는 것을 잊어버린다" ~ 252쪽 독일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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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d Kid Stickers - 영문판
황선미 글, 권사우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2007년 웅진출판사에서 동화작가인 황선미가 쓴 <The Bad Kid Stickers>를

영문판으로 내놓았다.

아이들은 재미와 감동을 느끼면서 영어공부를 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유익한 책이다.

내용이 알찬 우리의 영어동화책이 외국에서 널리 읽혀졌으면 좋겠다.

 

새학년이 되어 선생님이 정해지기 이전에 '어떤 담임을 만날까.'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설레기도 하고 두근거리는 일이기도 했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들이 떠돌아 다녔다.

그 선생님은 엄청나게 독하대... 지독한 선생님이야...

아이들을 엄청나게 팬대... 욕도 잘한대... 50살 넘은 노처녀래...

그 선생님은 빗자루로 때린대... 때리다 몽둥이가 부러졌대...

아닌게 아니라 모질게 때리고 욕도 잘하는 선생님들도 있었으니

새학년이 되어 독한 담임선생님을 만날까봐 전전긍긍하던 기억이 난다.

 

책을 읽으면서 선생님들에 대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너는 틀림없이 용이 될거야." 라고 하시며 격려를 해주시던 선생님, 

선생님 댁에 놀러 갔을 때 마당에 묻어 두었던 생고구마를 깍아서

맛있게 먹은 기억도 나지만...

용(?)이 되지 않아서 선생님에게 죄송스런 마음이다.

많은 사랑을 주셨던 나의 선생님들보다 두 아이들의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더욱 가깝게 여겨진다.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자"며 아이를 끌어 주셨던, 잊을 수 없는 선생님과

아이가 어려운 순간에 위로를 아끼지 않았던, 좋은 선생님들이 계셨다.

 

저자 황선미의 시골 학교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각별하다.

어두워서 글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책을 읽었던 아이를 기다려주던 여선생님은

결혼하신 분이었고 자신때문에 늦게까지 집에 갈 수 없었다는 것, 교실과 책장을

자신에게 믿고 맡겼던 일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후일 알게 된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무엇이 될 수 있도록 씨앗을 뿌려주는 사람이다.

저자는 자신이 작가가 되도록 씨앗을 심어준 분이 그 선생님이고

아직도 선생님을 존경한다고 술회한다.

그녀의 좋은 선생님에 대한 추억이 아름다운 동화책 한 권을 탄생하게 한

근간이라고 생각하니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알게 된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해진다.

특히, 주인공 건우가 노란 스티커 뭉치를 화장실에서 찢을 때는 후련하기도

하지만 선생님에게 혼날까봐 안타깝고 초조하기까지 하다. 

아이의 표정과 내면의 감정을 실감나게 표현한 그림은 글과 더불어 감동을 더한다.

근심에 찬 건우의 표정, 슬픈 표정, 쭈그리고 앉아 구두를 닦는 아이의 속내까지

엿볼 수 있는 그림들에서 한참을 머무르게 된다.

스티커 하나로 울고 웃는 아이들의 심리묘사, 결과만을 보는 선생님에 대한 불만,

가난한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는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의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에 대하여 저자는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선생님들과 학부모들, 아이들이 읽고 자신과 상대의 입장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동화이다.

 



 

반장선거에서 선생님은 자신에게 표를 찍는 것이 안된다고 하지만... 그것이 왜 나쁠까?

나는 어느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데...

어찌 됬든 나는 나를 찍었고 반장선거에서 떨어졌다.

 



 

청소시간에 누군가가 나를 밀었다. 걸레 대자루가 넘어지면서 화분이 깨졌고...

나는 노란 스티커를 받은 최초의 어린이가 되었다. 나는 5시까지 집에 갈 수 없다.

학교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기, 수업시간에 떠들기, 욕하기, 싸움하기, 숙제안하기,

복도에서 떠들기 등은 노란 스티커를 받는 행동들이다.

 



 

쉬는 시간에 배드민턴을 치다가 수업시간에 늦었다.

2장의 노란 스티커를 받았고 방과 후에 오후 5시까지 30문제의 수학문제를 풀었다.

얼마나 공포스러운가. 선생님은 마음 내키는대로 없는 규칙도 만들어낸다. 
 





 

착한 아이들이 누구이고 말썽꾸러기들이 누구인지 명백해졌다.

임원들과 발표를 잘하는 아이들은 녹색 스티커를 받는데 녹색 스티커를 받은

아이들끼리 서로 어울린다. 

노란 스티커를 받은 아이들은 더 받게 될까봐 서로 어울리는 것이 두렵다.

남자 화장실에서 내가 욕하는 것을 누군가가 고자질했고...

나는 노란 스티커 하나를 더 받았다.

선생님은 불공평하다.

나는 선생님이 잘못할 때마다 아무도 모르게 '나쁜 선생님 스티커'를 주고 메모장에

기록하기로 했다.

1. 선생님은 고자질하는 것에 대해 노란 스티커를 주었어야 한다.

2. 지연이가 먼저 싸움을 시작했다.

3. 내가 손을 들었을 때 나에게 발표하게 했어야 한다.

4. 창기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수학문제를 물어봤을 뿐이다.

5. 선생님은 친절하지 않다.

6. 나는 노란색이 싫다.

7. 선생님은 마음대로 규칙을 바꿔서는 안된다.

8. 최소한 창기가 왜 늦었는지 그 이유를 물었어야 한다.

 



 

과학 경시대회에 나가기로 했다.

나는 어느 누구보다 독특한 방식으로 만들기를 잘할 수 있다.

 



 

과학상자는 너무 비싸다.

아빠는 내게 과학상자를 사주는 대신 일주일 정도의 점심식사를 하지 못할 것이다.

 



 

미안해서 잠을 잘 수 없었던 나는 아빠의 구두를 닦아 놓았다.

아침에 아빠가 내 뺨에 뽀뽀하러 왔을 때 나는 자는 척했다. 

눈 가득 눈물이 차올랐다.

 



 

나는 열이 심해 체육시간에 교실에 남아 있었다.

민철이가 공으로 지연이를 때렸다. 선생님은 민철에게 노란 스티커를 줄 것이다.

민철이는 지연이를 좋아하는데 선생님은 그것에 대해 느끼지 못한다.

창기는 가장 많은 노란 스티커를 가지고 있다.

내 마음도 이렇게 심란한데 창기는 어떨까?

 



 

선생님의 책상에 있는 노란 스티커 뭉치를 화장실로 가져가서 찢고 버렸다.

온몸이 떨리고 슬프고 공포스러웠다. 나는 계속 울었다.

 



 

'나쁜 선생님 스티커'를 적은... 메모장을... 선생님이... 보셨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것을 찢어 자신의 노트안에 넣으셨고

아이들은 왜 없어졌는지 모르겠지만 노란 스티커는 없어질 것이며 

'나쁜 선생님 스티커'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의 비밀'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다음학기에 학급 반장이 되어 반을 이끌어가라는 당부와 함께

과학 경시대회에서 만든 작품이 좋았다는 과학 선생님의 말을 전한다.

 

나는 선생님이 걸어가는 등뒤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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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서영은 산티아고 순례기
서영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상처 입은 영혼을 치유하는 길, '산티아고'는 순례자의 길이다.

순례자들은 천 년의 세월 동안 가방에 조개껍질을 매달고 지팡이를 짚으며 걸었다.

끝없이 이어진 밀밭길과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길 위에서 무거운 배낭이 어깨를

파고드는 고통과 발톱이 빠지고 발바닥이 찢어지는 아픔을 참으며, 빵과 생수로

끼니를 때우면서 끝없이 걸었다.

 



 

산티아고는 예수의 열 두 제자 중 가장 먼저 순교한 야고보의 스페인식 이름이다.

산티아고 길은 사도 야고보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걸었던 길이다. 그의 무덤은

스페인 북서쪽의 도시 산티아고티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la)에 있다.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성당에 이르는 길은 여러 코스가 있지만 가장 사랑받은 길은

'카미노데프란시스'(프랑스 사람들의 길) 코스이다.

프랑스 남부의 국경 마을인 생장피데포르에서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까지 이어지는 800 km의 길...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노란 화살표와 조개껍질이 방향을 알려준다.

일정한 간격으로 마을과 도시마다 '알베르게'(순례자 전용 숙소)가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잠자리와 취사를 해결할 수 있다.

순례의 길을 가려고 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동일한 질문이 주어진다.

"왜 스페인에 입국하여 이 길을 걸으려 하느냐?'

이때 '순례를 위하여." 혹은 '자기 자신을 찾고 싶어서..." 라고 답해야만

그 성스러운 길을 걸을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사막을 건너는 법>, <먼 그대>의 작가 서영은은 66세의 나이로 산티아고를 향했다.

인연의 사슬을 끊고, 권력과 속세로부터 초탈하기 위해 유언장을 쓰고 떠나온 길 위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책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에 엮어 내놓았다.

그녀는 허구적인 것은 단 한가지도 없으며 노란 화살표를 따라 길을 걸으면서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서 자신을 벗어던졌다고 고백한다.

길 위에서 자신을 바꾸는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도했고 어떤 방향으로 바꾸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으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그 내면적 변화를 이끈 초월적 존재를 보고 만졌기에 독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고백한다.

 

"영혼의 부름을 따라 걷는 모든 이는 순례자이다.

노란 화살표를 찾아 걷고 있는 세상 모든 성스러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 401쪽

 



순례자들의 상징, 크리덴셜 카드. 

 

동행인 '치타'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세번째 걷는다.

저자에게 산티아고 길을 제안하고 안내를 자처한 그녀는 저자보다 나이가 많지만

한때 소설을 배웠던 제자이다.

저자는 많은 부분에서 동행과의 갈등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기록하였다.

비우고, 내려놓고, 무엇보다 자신을 찾기 위해 떠났지만 옆의 사람때문에 불편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가까운 사람을 배려하고 상처주지 않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는 길을 가르쳐주는 사람, 커피를 주는 사람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이라고 칭한다. 

길 위의 말과 개, 지나가는 사람들, 풀과 나무에도 감사와 축복의 기도를 하지만 

동행에 대해 끝없이 불편하다.

사람의 마음은 온 우주를 품을 만큼 넓지만 때로는 바늘 끝 세울 자리도 없다.

나와 무관한 제 3자는 우주적인 사랑으로 포용할 수 있지만 바로 옆사람이 나의 생각과

다를 경우에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 

혹시, 이 책을 본 치타가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사람과의 관계에서 버려야할 것은 이기적인 마음, 오만함, 나를 중심에 놓는 생각들이다.

내가 잘못 이해하는 것일까. 신앙심 깊은 저자의 성령 체험, 꿈과 계시에 대한 글도 

몰입이 힘들었다는 점을 고백한다.

 



복통으로 아픈 뒤에 버린 것들.

 

저자는 비닐봉지와 이쑤시개, 믹스커피, 1회용 수저와 젓가락 등을 버린다.

계속 걷기 위해 짐의 무게를 덜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가벼워진 배낭의 무게에서, 가장 헐벗고 겸허한 삶을 택했던  수도사들의 청빈한 생활을

이해하며 마음에 쌓인 군더더기를 벗어 놓는다.

길 위에서 그녀는 김동리와의 인연, 부모형제와의 인연을 끊고 과거의 삶과 이별한다.

특정한 사람에 대한 사랑을 지고 십자가의 길을 갈 수 없기에.

순례의 길이 그렇다면...  

삶의 길도 마찬가지이다.

물질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군더더기도 버려야지만 깨끗한 영혼으로 살 것이다.

 



길 가던 순례자 스스로 카드에 도장을 찍고 잠시 쉬어가는 무인휴게소.

벽에 Aqua(물)와 Sello(도장)란 글씨가 쓰여 있다.

 



 

노란 화살표는 나무, 길, 문, 돌멩이 등에 표시되어 있다.

숲이나 길에서 하나의 나무, 하나의 돌에 지나지 않지만 노란 화살표가 그려짐으로써

그 돌과 나무는 신의 목소리를 대신하고 성스러운 역할을 담당하여 순례자의 마음에서

기도를 이끌어내고 쉼없이 길을 가도록 안내한다.

순례자여권인 크리덴셜 카드에는 알바르게(순례자 숙소)를 지날 때마다 스탬프가 찍혀진다.

마치 '참 잘했어요' 라고 찍혀지는 초등학교 스템프처럼.

스탬프가 하나, 둘씩 찍히고, 순례가 끝나 증명서를 받는 순례자들의 마음에 이는

감동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책 속에는 깊은 의미가 담긴, 아름다운 사진들이 가득하다.

가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오래 머물러 보게 된다.

 



문 저쪽.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지점에서 우리의 영안이 '있는' 것을 본다. ~ 164쪽

시간을 보낸 흔적 모두는 보이는 세계에 남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에 축적된다. ~ 224쪽

 

언제, 어떤 일이 내앞에 있을지 모르는 인생길을 생각하노라면...

오히려 800km 정도로 정해진 산티아고 길은 쉬운 길인지도 모른다.

이정표가 있으니 쉬엄쉬엄 걸어가다 보면 끝이 보이는 길이다.

물론 한달이 넘게 발이 부르트고, 적게 먹고, 좁은 침낭 속에서 새우잠을 자야 하고,

눈.비와 마주치고, 여러 갈래의 길이 있어도 확실한 목적지로 안내하는 화살표가 있으니

견디면 될 일이다.

 



앞서간 사람의 눈발자국.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의 길.

저자의 발자국을 따라 내내 걸었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보다 더 깊이, 더 많이 산티아고를 느낄 수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길, 숲 속의 공기, 사람들의 웃는 모습, 하늘, 바다, 바람,

진한 커피 향, 비와 눈, 길가에 떨어진 호두와 밤, 무화과, 박물관의 그림들과

성당의 예수님, 가게의 풍경까지...

'저질체력'이라고 아들은 놀리지만 언제고 갈 것이다.

왜 산티아고를 가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나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이다.

 

"산티아고는 내게 순례의 종착지가 아니다.

그것은 내게 새로운 차원을 열어주는 문이자 화살표이다." ~ 367쪽

 

"나는 나 자신이 아주 소박한 나무십자가가 되어 거기에 그렇게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시원始原의 고요와 하나 되는 충만함. 비어 있음의 충만함으로 내 영혼이

기뻐 노래하고 있었다. 나는 이것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걸어왔다.

내 안으로 열어놓은 길. 거기에 사랑이신 하느님이 계셨다!" ~ 375쪽

 



순례자들이 버리고 간 나무지팡이들...

 



 

산티아고는 길이며, 숲이고, 낙엽이며, 바람이다.

길과 숲과 낙엽과 바람이 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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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끌림의 과학 - 아름다움은 44 사이즈에만 존재하는가
바이런 스와미 & 애드리언 펀햄 지음, 김재홍 옮김 / 알마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이끌림의 과학>의 원제는 The Psychology of Physical Attraction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육체적 매력의 심리학'이다.

가능할지 모르지만 먼 미래에는 외모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미래의 사람들은 과거를 돌이켜보며 조상들이 왜 아무것도 아닌 외모를 놓고,

그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었을까 생각하며 의아해하는 시대가 혹시 올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육체의 아름다움에 매혹되는가.

인간의 육체적인 아름다움은 수세기동안 화가와 시인, 예술가, 철학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들의 작품을 통해 구현되어 왔다.

그런고로 아름다움은 과학을 통해 쉽게 분석할 수 있는 특성이 아니라 인간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아는 예술가들의 몫으로 남겨 두어야 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육체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 사람의 관점 자체가 사회 문화적으로

학습되고 내면화한 것의 결과물이라고 한다면 아름다움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무엇,

삶의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대중 매체의 영향으로 육체적 매력은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인 가치가 되었다.

이 책은 매력, 이끌림이 어떻게 생성되고 일반적인 가치로 자리잡는가를 진화심리학,

사회심리학, 그리고 비교문화심리학의 다양한 이론과 연구들을 통해 알려 준다. 

각 학문은 특성상, 방법론에 있어서 기준 틀이 다르지만 다각도로 분석,

학문의 여러 지류를 상호보완해서 육체적 매력에 대해 종합적으로 설명한다.

75쪽에 이르는 참고문헌을 보면 작가가 얼마나 공들여 이 책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초등 4학년 아이는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싫어요. 그래서 키가 크는 것이 싫어요."

중학 1학년 아이는 예쁜 연예인을 거론하면 "성형빨이예요. 복근이 없잖아요."

하면서 입을 삐죽인다. 학생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공부 잘하면 뭐해요. 얼굴이 예쁘면 최고지."

고등 2학년 아이는 "형이 살을 뺐어요. 키가 크고 마르면 뽀대가 나요.

얼굴이 주먹만해요. 간지가 나요."

재수생은 "키가 10cm 더 자랄수만 있다면 1년 더 공부해도 돼요."

대학생은 "얼굴이 예쁘면 어릴 때부터 떠받드는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성격이

둥글고 원만하고 착해요. 못생긴 아이들은 피해의식이 있고 왕따나 소외 경험이

있어서 성격이 더러워요."

몇 아이의 생각이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쁘고 마른 연예인과 아이돌에 열광하고 성형 열기, 다이어트 열풍 등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미의식의 현주소가 위험수위까지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왜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육체적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그리고 그 사람의 무엇을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것일까?

진화심리학의 관점은 대칭, 얼굴 특징, 다리 길이, 머리색, 몸무게와 몸매, 목소리,

신체비율 등으로 매력의 기준을 분류한다.

결론적으로 남성은 생식 잠재력이 최고조에 이른 여성과 짝을 맺으려는 반면

여성은 자원을 소유하고 자식을 양육할 수 있는 남성을 찾는다는 것이다.

물론 상대를 고르는 기준은 언제나 지역, 환경과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사회심리학에 의하면 아름다움의 결정요소들은 육체적 매력에 관한 인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화적 맥락 (사회경제적 환경 내에서 얻는 정보)

속에서 생겨난다.

TV, 잡지 등의 대중매체는 육체적 매력에 대한 평가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

많은 연구들은 현대 서구 문화가 선전하는 마른 몸의 이상형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중매체는 여성의 행복과 성공이 외모와 관련되고 극도로 날씬한 몸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상태라는 생각을 공고히 만든다.

몸무게가 평균 이하인 모델이 등장, 날씬해지는 제품과 기사를 실어 마른 몸을

조장하고 매력과 가벼운 몸무게를 연관짓는다.

연예인 남성들의 복근과 슬림한 스타일, 좋은 피부와 곱상한 얼굴의 꽃남,

긴 기럭지 등도 이제는 미의 추구가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심리학적 연구는 이끌림의 과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그 과정에는

대화 기술, 성격, 유머 감각, 타인에 대한 수용과 반응, 상호적 자기 개방에

참여하는 능력 등의 비육체적 특성의 측면들이 포함된다.

 

'외모 지상주의'는 매력적인 사람은 우대받고 덜 매력적인 사람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법정, 교육 현장, 직장 등 사회의 거의 모든 곳에서 외모에 의한 차별이 존재한다.

고용주들은 뛰어난 외모가 회사의 성공에 기여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불법적인 차별 혐의를 감수하면서까지 외모해 근거해 직원을 채용한다.

의료계 전문가들 역시 매력적인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다르게 대한다고 주장한다.

환자들 역시 매력적인 의사에게 치료받는 것을 더 좋아한다.

외모 지상주의는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에 대한 차별에도 관련된다.

비만의 낙인은 실로 강력해서 경제적 고통과 소외 등의 악영향을 가져오고 폭식과

활동의 고립을 초래한다.

최근 20여 년에 걸쳐 우리 몸에 대한 불만은 거의 '일상'이 되었고 남녀 모두

아름다움을 위해 치르는 대가가 훨씬 혹독해졌다.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단식,

실리콘 수술, 스테로이드의 과용 등 모두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이다.

패션-미용 복합체는 '이상형'의 이미지를 내보여 각자의 몸에 결함이 있고

결함을 고치는 최선의 방법이 자기들이 제공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미용 활동에서 화장품, 섹스, 패션, 광고, 의료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국적 기업의수익성은 실로 엄청나다.

 

"1970년대에는 수많은 여성들이 여성해방운동의 일환으로 미용활동을 거부했다.

새천년에 들어와 강력한 반자본주의 운동과 반전운동이 나타났다는 것은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이 제기했던 핵심 사상들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운동들은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권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하는

다국적기업의 이데올로기와 관행에 반대한다.

그 운동들은 어쩌면 여성과 남성이 미용활동을 거부하고 , 정말로 필요한 때

아름다움을 추구할 줄 아는 미래를 가능하게 할지도 모른다." ~ 258쪽

 

외모 지상주위는 인종차별, 계급 차별, 성차별 등 평등한 기회를 가로막는

부당한 장벽을 만든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가지게 하는 '인간의 본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편견은 효과적인 교육과 법률 그리고 편협한 태도를 극복하게 하는 조치를

통해 해결할 사회관습적인 문제이다.

 

추운 겨울에 역 대합실에서 몸을 웅크리고 자고 있는 사람들,

늦은 밤 거리를 돌며 빈 박스를 수거하는 허리 굽은 할머니, 할아버지들, 

눈에 띄게 초라한 모습의 사람들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모두가 잘 사는 사회가 된다면 참 좋겠다.

일찌기 같은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 바라던 사회는 이상으로 끝나고

그 체제를 지향하던 사회는 내부의 모순과 역사적인 흐름 속에 망하고 말았지만.

나는 아직도 모두 똑같이 먹고 산다면 좋겠다는 허황한 꿈을 꾼다.

그러한 사회가 온다면 외모지상주의나 외모 편견은 완벽하게 사라질텐데...

 

"아름다움은 얼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가슴 속에 있는 빛이다." ~ 195쪽 칼릴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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