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엄마들이 꿈꾸는 덴마크식 교육법
김영희 지음 / 명진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아이를 한 인격체로 보기보다는 아이를 무엇인가로 만드는 일에 급급한 것이

우리나라 부모들의 실제 모습이다. 우리 부모들도 이제는 아이와의 관계를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인생에서 성공의 실체가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할 시점이다." ~ 29쪽

 

40살 초반까지 백지답안을 내고 시험종이 울리는데 틀린 답을 고치지

못하고 아무리 외워도 외워지지 않거나 문제가 풀리지 않는 꿈들을 꾸었다.

깨고 나서 꿈이라는 사실에 안도하고.

그런 종류의 꿈을 꾸지 않은지가 몇 해 안되니 그야말로 오랫동안 잠재적으로

성적에 대한 공포에 시달려온 셈이다.

큰아이가 스포츠센타에서 수영을 배울 때의 일이다.

수영을 하면서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았다.

운동신경이 좋은 큰아이는 수영을 잘했는데 뒤따르는 아이가 어느만큼 왔는지

확인하면서 속도에 박차를 가하곤 했다.

그것이 참 피곤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부, 피아노 역시 진도를 재촉했으니

아이도 나처럼 늦게까지 시험에 대한 악몽을 꾸게 된다면...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작은아이 역시 어릴 적에 시계를 가르치던 강압적인 방식에 항의를 하곤 한다.

내자신의 집착을 아는 나로서는 혹시나 아이들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훨씬 민주적이고 현명한 교육을 할지 도무지 자신이 없다.

굳이 변명을 하고 싶어진다.

우리나라에서 초.중.고 시절에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나중의 삶이 고달파지는

길이 아니겠냐고. 공부는 일단 잘하는 것이 명문대를 가고 취업도 잘하고 결혼도 잘하는

넓은 길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남는다.

길게 보고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따라주는 것이 좋은 부모이고

자식과 더불어 사는 부모의 마땅한 도리임을 알기에.

 

 

다양한 방과후 클럽. 위쪽에 과목별 지도교사의 사진이 붙어 있다.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하는데 아이들은 체험을 통해

협동심을 배운다.

 



초등학교의 수업시간. 아이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알아가는 수업을 받는다.

서로의 능력을 존중하며 모르면 묻고 서로 가르쳐준다.

뒤쳐진다고 해서 놀림을 받거나 하지 않는다.

 



숲속 유치원. 동무들과 어울려 숲 속에서 뛰어놀며 자연과 어울린다.

 



배의 돛폭에 전통물감을 들이는 젊은이들.

방과 후 클럽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자신의 재능을 찾아간다.

 

덴마크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다.

각자 좋아하는 공부와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그들의 교육방식이다.

점수와 등수가 없고 자유로운 수업 방식은 아이마다 공부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를 아무리 낙관적인 시각으로 보려해도...

사회에 널린 서열과 경쟁, 불평등이 존재하는데 높은 사회적 신분과 보수,

상류사회로의 진입이 보장되어 있는 학벌 중심의 사고와 노력들이 쉽게

없어질 수 있을까? 

부모와 아이들을 동시에 괴롭히는 학원과 과외수업의 사교육 열풍과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엄청난 학습시간이 사라질 수 있을까?

가정은 현실을 완벽하게 바꿀 수는 없지만...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은 때때로 좋은 방향으로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고

고정된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게도 한다. 

우리나라가 덴마크와 같이 경쟁과 서열을 중시하지 않는 나라가 된다면?

행복에 의미를 두는 덴마크와 같은 환경에 우리 아이들이 놓인다면?

우리나라도 덴마크처럼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적성을 살리는 다양한

교육제도가 열려 있다면?

사회적, 경제적인 차별이 없도록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뀐다면?

참으로 살맛나는 사회가 아니겠는가...

 

덴마크 부모의 바람은 '아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고 그 분야로

나아가 직장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바람과 같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의 수준에 따라 직업이

정해지지만 덴마크에서는 공부에 뜻이 없는 경우 직업학교나 상업학교에서 기술을

배우고 기술자로 업을 삼아도 적당한 보수와 사회적인 존경을 받는다.

의사와 벽돌공의 보수가 세금에 의해 큰 차이가 없는 사회정책과 비슷한 대접을 받는

덴마크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부럽다.

덴마크 역시 처음부터 서열이 없는 교육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평등의식'이 급격히 확산된 때가 1968년 5월 학생혁명 이후 1970년대 부터이니

불과 한세대만에 사회 전체가 환골탈태한 셈이다.

사회구성원들의 의식이 변화한다면 우리 사회도 평등하고 살기 졿은 사회로

거듭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덴마크의 역사는 보여준다.

 



거리에 세워진 우편배달부의 자전거. 덴마크에서는 '직업간 소득 차이'가 거의 없다.

관리자보다 기술자가 되기를 원하는 그들은 한가지 일을 꾸준히,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편배달부는 우편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배달하는 데서 자부심을 갖는다.

각자의 일에 장인정신을 가지고 하는 일에서 기쁨과 만족을 찾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실풍경. 아이들 개개인에게 맞춰진 수업을 받는 자유로운 모습

 

덴마크는 수업방식과 수업진도가 획일화되어 있지 않고(교과서 검정제도가 없다) 

교육과정과 방식이 교사의 재량에 달려 있으며 9년간 한 선생님이 아이를 맡아 지도한다.

교사들은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덴마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신뢰'라고 하니 학교와 교육제도,

교사에 대한 신뢰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국회의사당 앞마당에 빽빽이 들어선 자전거들.

 



화폭에 담긴 그림이 연상되는 뉘보러(해군들이 사는 건물)의 전경

작고 초라하지만 옛스러움을 간직한 이 건물을 덴마크 사람들은 자랑스러워한다.

 

저자 김영희는 덴마크 대사 부인으로 3년간 덴마크에 머무르면서 그들의 교육과

사회 시스템을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면서 그들이 불과 한세대 전에 변화해서

오늘의 평등한 교육문화를 일궈냈듯이 우리도 변화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 속에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덴마크의 역사와 문화, 여행정보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국민들은 높은 세금에 대해 불평하지만 대학까지 무상교육이고 개인의 복지에 중점을

두는 복지정책과 혜택이 많아 행복지수 1위인 나라.

아이를 낳은 부부가 산후휴가와 육아에 대한 걱정이 없는 나라.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이나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의 행복에 참의미를

두는 사람들.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키웠다며 자부심을 갖는 국민.

국회의원과 장관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환경과 건강을 지키는 멋진 사람들.

행복한 주거공간을 찾아 생태마을을 이루는 사람들.

오래된 것과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자신들의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 덴마크 사람들에게 배워야 할 점이 참으로 많았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다음 세대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지금과 같은 서열 중심의 사회에서 더욱 평등한 사회로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나는 이 책에서 우리와는 다른 사회, 이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지금의 우리 현실이 최선이 아니라면 더 나은 사회를 꿈꾸며 다 같이 힘을 모아

한 걸음씩이라도 변화를 일으켜야 하리라." ~ 250-251쪽

 

변화가 조금씩이라도 일어나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동화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그리듯이 남을 밟고,

남에게 밟히면서 꼭대기에 오르지만 공허함만 남는, 결국 모두가 슬프고

희생자일 수밖에 없는 기둥오르기를 하고 있는 모습인지 모른다.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조금씩이라도 변화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적으로 의식을 바꾸는 작업들을 확산시키고 교육에 대한 철학을 확고히

다져 나간다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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