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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끌림의 과학 - 아름다움은 44 사이즈에만 존재하는가
바이런 스와미 & 애드리언 펀햄 지음, 김재홍 옮김 / 알마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이끌림의 과학>의 원제는 The Psychology of Physical Attraction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육체적 매력의 심리학'이다.
가능할지 모르지만 먼 미래에는 외모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미래의 사람들은 과거를 돌이켜보며 조상들이 왜 아무것도 아닌 외모를 놓고,
그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었을까 생각하며 의아해하는 시대가 혹시 올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육체의 아름다움에 매혹되는가.
인간의 육체적인 아름다움은 수세기동안 화가와 시인, 예술가, 철학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들의 작품을 통해 구현되어 왔다.
그런고로 아름다움은 과학을 통해 쉽게 분석할 수 있는 특성이 아니라 인간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아는 예술가들의 몫으로 남겨 두어야 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육체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 사람의 관점 자체가 사회 문화적으로
학습되고 내면화한 것의 결과물이라고 한다면 아름다움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무엇,
삶의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대중 매체의 영향으로 육체적 매력은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인 가치가 되었다.
이 책은 매력, 이끌림이 어떻게 생성되고 일반적인 가치로 자리잡는가를 진화심리학,
사회심리학, 그리고 비교문화심리학의 다양한 이론과 연구들을 통해 알려 준다.
각 학문은 특성상, 방법론에 있어서 기준 틀이 다르지만 다각도로 분석,
학문의 여러 지류를 상호보완해서 육체적 매력에 대해 종합적으로 설명한다.
75쪽에 이르는 참고문헌을 보면 작가가 얼마나 공들여 이 책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초등 4학년 아이는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싫어요. 그래서 키가 크는 것이 싫어요."
중학 1학년 아이는 예쁜 연예인을 거론하면 "성형빨이예요. 복근이 없잖아요."
하면서 입을 삐죽인다. 학생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공부 잘하면 뭐해요. 얼굴이 예쁘면 최고지."
고등 2학년 아이는 "형이 살을 뺐어요. 키가 크고 마르면 뽀대가 나요.
얼굴이 주먹만해요. 간지가 나요."
재수생은 "키가 10cm 더 자랄수만 있다면 1년 더 공부해도 돼요."
대학생은 "얼굴이 예쁘면 어릴 때부터 떠받드는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성격이
둥글고 원만하고 착해요. 못생긴 아이들은 피해의식이 있고 왕따나 소외 경험이
있어서 성격이 더러워요."
몇 아이의 생각이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쁘고 마른 연예인과 아이돌에 열광하고 성형 열기, 다이어트 열풍 등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미의식의 현주소가 위험수위까지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왜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육체적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그리고 그 사람의 무엇을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것일까?
진화심리학의 관점은 대칭, 얼굴 특징, 다리 길이, 머리색, 몸무게와 몸매, 목소리,
신체비율 등으로 매력의 기준을 분류한다.
결론적으로 남성은 생식 잠재력이 최고조에 이른 여성과 짝을 맺으려는 반면
여성은 자원을 소유하고 자식을 양육할 수 있는 남성을 찾는다는 것이다.
물론 상대를 고르는 기준은 언제나 지역, 환경과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사회심리학에 의하면 아름다움의 결정요소들은 육체적 매력에 관한 인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화적 맥락 (사회경제적 환경 내에서 얻는 정보)
속에서 생겨난다.
TV, 잡지 등의 대중매체는 육체적 매력에 대한 평가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
많은 연구들은 현대 서구 문화가 선전하는 마른 몸의 이상형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중매체는 여성의 행복과 성공이 외모와 관련되고 극도로 날씬한 몸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상태라는 생각을 공고히 만든다.
몸무게가 평균 이하인 모델이 등장, 날씬해지는 제품과 기사를 실어 마른 몸을
조장하고 매력과 가벼운 몸무게를 연관짓는다.
연예인 남성들의 복근과 슬림한 스타일, 좋은 피부와 곱상한 얼굴의 꽃남,
긴 기럭지 등도 이제는 미의 추구가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심리학적 연구는 이끌림의 과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그 과정에는
대화 기술, 성격, 유머 감각, 타인에 대한 수용과 반응, 상호적 자기 개방에
참여하는 능력 등의 비육체적 특성의 측면들이 포함된다.
'외모 지상주의'는 매력적인 사람은 우대받고 덜 매력적인 사람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법정, 교육 현장, 직장 등 사회의 거의 모든 곳에서 외모에 의한 차별이 존재한다.
고용주들은 뛰어난 외모가 회사의 성공에 기여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불법적인 차별 혐의를 감수하면서까지 외모해 근거해 직원을 채용한다.
의료계 전문가들 역시 매력적인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다르게 대한다고 주장한다.
환자들 역시 매력적인 의사에게 치료받는 것을 더 좋아한다.
외모 지상주의는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에 대한 차별에도 관련된다.
비만의 낙인은 실로 강력해서 경제적 고통과 소외 등의 악영향을 가져오고 폭식과
활동의 고립을 초래한다.
최근 20여 년에 걸쳐 우리 몸에 대한 불만은 거의 '일상'이 되었고 남녀 모두
아름다움을 위해 치르는 대가가 훨씬 혹독해졌다.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단식,
실리콘 수술, 스테로이드의 과용 등 모두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이다.
패션-미용 복합체는 '이상형'의 이미지를 내보여 각자의 몸에 결함이 있고
결함을 고치는 최선의 방법이 자기들이 제공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미용 활동에서 화장품, 섹스, 패션, 광고, 의료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국적 기업의수익성은 실로 엄청나다.
"1970년대에는 수많은 여성들이 여성해방운동의 일환으로 미용활동을 거부했다.
새천년에 들어와 강력한 반자본주의 운동과 반전운동이 나타났다는 것은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이 제기했던 핵심 사상들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운동들은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권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하는
다국적기업의 이데올로기와 관행에 반대한다.
그 운동들은 어쩌면 여성과 남성이 미용활동을 거부하고 , 정말로 필요한 때
아름다움을 추구할 줄 아는 미래를 가능하게 할지도 모른다." ~ 258쪽
외모 지상주위는 인종차별, 계급 차별, 성차별 등 평등한 기회를 가로막는
부당한 장벽을 만든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가지게 하는 '인간의 본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편견은 효과적인 교육과 법률 그리고 편협한 태도를 극복하게 하는 조치를
통해 해결할 사회관습적인 문제이다.
추운 겨울에 역 대합실에서 몸을 웅크리고 자고 있는 사람들,
늦은 밤 거리를 돌며 빈 박스를 수거하는 허리 굽은 할머니, 할아버지들,
눈에 띄게 초라한 모습의 사람들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모두가 잘 사는 사회가 된다면 참 좋겠다.
일찌기 같은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 바라던 사회는 이상으로 끝나고
그 체제를 지향하던 사회는 내부의 모순과 역사적인 흐름 속에 망하고 말았지만.
나는 아직도 모두 똑같이 먹고 산다면 좋겠다는 허황한 꿈을 꾼다.
그러한 사회가 온다면 외모지상주의나 외모 편견은 완벽하게 사라질텐데...
"아름다움은 얼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가슴 속에 있는 빛이다." ~ 195쪽 칼릴 지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