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팔 100배 즐기기 - 해외 100배 즐기기 시리즈 100배 즐기기
김영남.전명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여행은 기억들을 새기고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기회이다. 

떠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 때 아무 준비도 없이 몸만 훌쩍 떠나고 싶은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

떠나는 일은 '떠남'이라는 말이 주는 단순함과 명쾌함을 무색하게 만드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집안일이 정리되어야 하고 근심이 없어야 하고...

그럼에도 여행을 떠나는 일은 언제나 설레고 가슴 부풀게 만든다.

 

해외여행의 경험이 그다지 많은 것도 아니면서 나는 늘 배낭여행의 꿈을 꾼다. 

인도와 네팔, 그리고 티벳은 꼭 가고 싶은 나라들이다. 

출판사 랜덤하우스에서 세계 각국 여행 가이드북으로 'new 100배 즐기기 시리즈'를

내놓았다. 여행 초보자인 경우에 여권 만큼이나 꼭 필요한 여행 안내서이다.
 
시리즈 중의 한 권인 <북인도, 남인도, 네팔>편에서는 북인도와 남인도의 96개 도시,

네팔의 12개 도시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실려 있다.

여행 루트와 도시별 Best Course 에 대한 친절한 정보 역시 담겨 있어서 여행자가

고민할 필요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질적인 도시별 볼거리를 소개하는 '어디서 무엇을 볼까'에는 '~100배 가이드'

코너가 있다. 여기서는 해당 도시나 지역을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최상의

코스 및 방법, 동선과 볼거리의 중요도, 개.폐관 시간을 감안해 최적의 코스를

소개한다.

책 속에는 낯선 외국 땅에서 헤매지 않게 도와주는 상세지도와 여행지의 빠뜨릴 수

없는 재미인 쇼핑 장소, 놀거리, 음식점, 숙박 정보를 비롯하여 각 나라에서

기본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실용회화와 우편과 전화, 인터넷 사용 등을 통한

연락 요령이 들어있어 배낭여행자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들이

가득 담겨 있다. 

팁으로, 경비를 절감시키는 전화카드와 여행지 할인 쿠폰이 들어있다.

 








 



 



 



 



 



 

이 책은 여행자들에게 섬세한 배려를 느끼게 하는 친절한 안내들과 같은 장소를

여러번 여행하고 저술한 저자들의 경험이 녹아있는 이야기들로 엮여져 있다. 

이 책 한 권과 함께라면 인도와 네팔을 여행할 때 더욱 즐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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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 - '10 ~ '11 최신개정판 100배 즐기기
홍수연.홍연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유럽을 떠올릴 때마다 안타까움이 인다.

10여 년 전에 시숙님이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서 살았다.

시간 여유가 많았던 시숙님은 우리에게 자주 오라고 말씀하셨고 주위의 친척들은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동유럽의 여러나라를 다녀왔는데 우리 가족만 가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은 가족간에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을 심어주고 아이들의

시야를 넓히고 산 경험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아이들의 공부가 우선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짧은 생각이 결국은 소를 위해

대를 희생시키는 것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셈이다.

 

출판사 랜덤하우스의 <유럽 100배 즐기기>는 2010 ~ 2011년의 최신정보들을 실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영국, 아일랜드, 네델란드,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 28개국의 158개 도시 정보를 담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도시는 크기별로 대도시와 소도시로 구분된다.

대도시와 중급 규모의 도시 맨 앞에는 해당 도시에서 갈 수 있는 근교도시의 위치와

이동시간이 그려진 개념도가 있다.

19가지 유럽 여행 루트와 도시별 베스트 코스는 친절하고 섬세한 안내들로 매우 유용하다.

책의 필자들이 추천하는 여행일정을 보면 해당지역을 여행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 및 비용, 주의사항 등이 함께 소개되므로 그 일정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이를 토대로 자기만의 일정을 조절하여 짤 수 있다.

실징적인 도시별 볼거리를 소개하는 '어디서 무엇을 볼까?'에서는 효율적인 최상의

코스 및 방법을 소개한다.

주요 도시별 본문에는 'Theme'라는 특집 항목이 있다. 그 도시의 유명 박물관,

미술관을 소개하며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과 설명이 들어 있다.

도시별 맛집, 유흥시설, 레포츠, 쇼핑 관련 장소 등의 위치, 가는 방법이 대부분

실려 있다. 책속에 든 지도와 함께 주요교통 편을 함께 참조하면 실수없이

찾고자 하는 장소에 갈 수 있을 것 같다.

팁으로 돈이 되는 유럽 숙박지와 음식점 90곳의 할인 쿠폰이 수록되어 있다.
 





 



 



 



 



 

유럽의 멋진 장소들, 꼭 봐야 할 그림들, 최고의 음식들, 아기자기한 선물 아이템들을

보고 나니 유럽에 가고 싶다는 느낌이 뭉클뭉클 솟아난다.

내년에 지인들과 유럽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 이 책은 그때 필수 준비물이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 가족이 같이 하는 유럽여행의 기회가 꼭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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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중남미 100배 즐기기 - 멕시코.쿠바.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볼리비아.페루 - 트렁크족을 위한 럭셔리 여행 100배 즐기기
김준현.전혜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은 다양한 씨앗을 한데 섞어 대지 위에

뿌렸다고 한다.

이것은 그들이 오랜 세월 동안 익혀온 생존의 지혜로, 한 가지 작물만 모두

심었다가 모두 잃는 최악의 흉작에 대비한 것이다. 해외여행 자유화 20년,

그동안 우리나라의 배낭여행은 '유럽'이라는 한가지 씨앗만 열심히 뿌려왔다.

그동안 우리에게 중남미는 지워진 대륙이거나 무지의 대륙은 아니었는지.

칠레 와인을 마시고, 페루 해산물을 먹고, 쿠바 음악을 듣고, 우리의 핸드폰과

자동차를 수출하면서도 정작 그곳에 살고 있는 6억 7천만 사람들의 얼굴을

지우고 있지는 않았는지. 여행은 세계를 만나는 창이라는데 어느새 우리는

부자나라 백인 중심의 일그러진 창으로 세계를 이해해 온 것은 아닐까." ~ 서문

 

중남미 대륙은 아름다운 대자연과 오염되지 않은 사람들, 독특한 문화유산과

그들 자신만의 목소리와 꿈, 그리고 열정이 살아있는 곳이다.

 

출판사 랜덤하우스에서 <중남미 100배 즐기기>를 내놓았다.

이 책은 동 출판사의 <유럽 100배 즐기기>와 <인도. 네팔 100배 즐기기>에

비해 더욱 읽기 쉽고 체계적으로 짜여져 있다.

먼저 여행에 앞서 각국의 문화와 생활의 이해를 돕는 역사, 기후, 음식, 환전,

주의사항 등의 기초정보를 실었다.

필자가 추천하는 베스트 코스는 이동수단과 소요시간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정리했으며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최대로 저렴한 이동방법을 제시한다.

꼭 가봐야 할 핵심여행지는 100배 즐기기로 분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음식, 쇼핑지, 숙소시설 등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담았다.

여기에 Talk 부분을 두어 체 게바라, 까스뜨로, 까를로스 가르델,

파블로 네루다 등 중남미를 대표하는 인물에서부터 저자가 여행하며 느끼고

경험했던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생생하게 담았다.
 





 



 



 



 



 



 



 

"평생 천식에 시달리면서도 축구와 럭비, 그리고 시가를 좋아했던 체,

그를 지칠 줄 모르고 움직이게 만든 것은 모든 인간이 자유와 평등을 누리며

하나되는 세상에 대한 꿈이었다." ~ 302쪽 Talk

 

체게바라가 혁명을 꿈꾸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했던 땅...

산따 끌라라와 쿠바, 그리고 중남미 대륙...

꿈을 꾸기에 언젠가 꼭 가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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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서재
마츠모토 미치히로 지음, 이재화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오바마의 연설은 리듬과 반전, 예측하지 못한 유머로 청중의 기분을 한순간에

전환시킨다. 모두가 꿈꾸는 이상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이미지화하는 능력,

같은 뜻이라도 보다 긍정의 언어를 구사하는 탁월함,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며 시작하지만 결국은 모두가 함께 끌어올려지는 'Win-Win'의 전술을 펼친다.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연설이거나 즉흥적인 코멘트이거나 그의 탁월한 언어실력은

늘 빛을 발한다. 흑인의 유전자에 흐르는 탁월한 리듬감각과 분위기를 읽어 위기에

대처하는 정치인 특유의 예민한 후각, 그리고 폭넓고 집요한 독서로 만들어진

정교한 언어감각이 명연설가 오바마를 뒷받침하고 있다." ~ 184-185쪽

 

저자 마스모토 미치히로는 영어 동시통역사였고 영어교육에 일가견이 있다.

그는 오바마가 좋아하는 책 27권, 영화, 음악을 비롯하여 오바마 관련 책들을 합쳐

50여 권 이상의 원서들을 접하고 각종 인터넷 뉴스를 들으며 오바마의 과거, 현재,

미래를 분석하여 책 <오바마의 서재>에 그 결과물들을 담았다.

긴 시간을 들여 많은 자료들을 연구한 저자의 수고로움 덕택에 개인 오바마와

리더로서의 오바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연설문은 그 작성자가 따로 있어 공식적으로 작성된 것이기에 그 표현과 

오바마의 의중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초점을 어디에 두건 미국민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고 세계 사람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했던 명연설들에 그의 생각이 투영되어 있음은 분명하다.

연설문을 더욱 빛냈던 그의 수사적 수법, 말의 강약과 세기, 몸짓 언어 등은 이미

자신 안에서 그 내용에 관한 확고한 공감으로 표출된 것이리라 짐작된다.

저자는 총 10장으로 이루어진 각 장에서 연설문 5개, 오바마의 애독서 3권을 묶어

기본논조를 설명하고 자신의 논리를 담아 오바마의 정치스타일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

 

오바마 연설문의 특징은 최상의 표현으로 다듬고 채택된 미문(美文)이다.

이 책에서는 연설문을 구성하는 각 단어들과 표현들을 분석하여 소개한다.

단어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미묘한 해석의 차이, 전치사와 조사의 쓰임,

관용적인 부분, 문법과 생활영어 등에 관한 세세한 설명들은 영어의 표현들을

익히는데도 도움이 된다.

 

힘과 기백, 반전과 유머가 돋보이는 오바마의 연설문을 낱낱이 분해하여

보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저자가 엿보는 오바마의 서재에 꽂힌 책들을

짧게 일독하는 재미가 더욱 크다.

오바마는 철학가나 역사가의 저작을 닥치는대로 읽었다고 한다.

폭넓은 독서는 낡고 고착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주어지는 문제들을 깊이 생각하게

하고 그 개인의 철학과 세계관이 넓어지게 하며 언제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그런 면에서 미국은 참으로 좋은 지도자를 만난 셈이다.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재미는 오바마가 책을 읽으며 공감했을 생각들을 저자의 생각에

비춰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오바마가 즐겨 본 책들.

1.간디 자서전    2.말콤 엑스 자서전    3.자기신뢰     4.괴물들이 사는 나라

5.리어왕         6.바다를 가르다:킹의 시대의 미국,1954-1963   7.백경(모비딕)

8.황금 노트북    9.영화;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10.링컨의 연설과 저술

11.권력의 조건   12.흔들리는 세계의 축  1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14.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5.노래;사랑은 어리석다 해도~빌리 홀리데이

16.법정의 아이들      17.오셀로      18.멕베드       19.길리어드

20.더 이코노미스트   21.뉴스위크   22.구약성서    23.철학과 문학

24.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25.햄릿          26.보이지 않는 인간

27.솔로몬의 노래  28.네델란드  29.데렉 월콧 시선집 1948-1984   30.영화;대부

 

보수사회에서 소수자였던 오바마가 태동할 수 있었던 사회의 저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약소국과 연대, 공존하며 이슬람 지역 국가들과 화평해서 평화로운 세계가

되기를 바래본다.

시대가 낳은 오바마, 그가 품었던 꿈과 이상을 그대로 지키기를...

 

"진리에 도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속이지 않고

자기 안의 두려움이나 불안을 뛰어넘는 것이다." ~ 32쪽 간디의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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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의 하루
홍남권 지음 / 파코디자인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612년에 113만의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범했던 수양제는 살수에서

을지문덕 장군에게 대패하고 돌아갔다.

당태종 이세민은 대륙의 자존심 회복과 동북쪽으로의 세력확대를 위해

50만 대군을 이끌고 645년 고구려의 안시성에 이른다.

그는 이미 요동성을 비롯한 여러 개의 성을 함락시킨 터라 빠른 시일 안에 성의

항복을 받아내고 평양성으로의 진격을 생각했지만 안시성 전투에서 대패한다. 

수양제가 그랬듯이 당태종 역시 놀라 데인 가슴을 내리쓸며 분루를 흘리고

그들 나라를 향해 갔을 것이다.

중,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살수대첩과 안시성전투에 대해 배우면서 대륙의 많은

군사와 싸우면서도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전투에 임했던 고구려의 호쾌한

기개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소설 <안시의 하루>는 비교적 간단하게 전해지는 역사적 사건 '안시성 전투'에

그 뼈대를 일으켜 세우고 살을 붙였다.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은 정사에는 이름이 전하지 않고 송춘길의

'동춘당선생별집'과 박지원의 '열하일기'등 야사에만 나온다.

645년 당태종이 고구려를 침공하여 개모성.요동성.백암성을 함락시키고

고구려. 말갈 연합군대 15만을 무찌른 뒤 안시성을 공격하자 군사.백성들과

힘을 합쳐 당군을 물리쳤다.

당군이 성 남동쪽에 토산(土山)을 만들어 공격하자 성 위에 목책을 쌓아

대응하였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당군이 60여 일 동안 연인원 50만을 동원하여 성보다 높은 토산을 구축하자

토산을 공격, 정상을 점령하고 3일 동안 당군의 총공세를 물리쳤다."

~ 네이버 백과사전

 

<안시의 하루>의 기본 얼개는 네이버 백과사전의 소개와 같은 내용을 토대로 한다.

여기에 더한 작가의 기발한 문학적 상상력은 정사와 야사에서 차용한 안시성 싸움을

보다 극적으로 재구성, 역사 속에 스러져간 사람들을 깨우고 그 인물들을 통해

생생한 역사를 느끼고 되새기게 한다.

 

"겨울에 접어들면서 날씨가 추워지고 군량이 다하자 당군은 퇴각하였는데,

양만춘이 성 위에 올라가 송별의 예를 하니 당태종이 그에게 명주 100필을

주면서 성의 방어를 하례하고 고구려왕에 대하여 충성을 다하도록

격려하였다고 한다." ~ 네이버 백과사전

 

소설에 나오지는 않지만...

전투 이후의 기록은 정변을 일으킨 연개소문에 홀로 대항하여 임금에 대한

의리와 성주로서의 지위를 지켰던 성주 양만춘의 사람됨을 알게 한다.

 

소설속에서 안시성 성주 양만춘은 '하루'라고 불리우는 여(女)성주로 재탄생한다.

'하루'는 고구려말로 봄이라는 뜻이다.

여성이며 양만춘 성주로 설정한 하루를 보면서 얼핏 이정명의 <바람의 화원>이 떠올랐다.

<바람의 화원>이 김홍도의 여화공 신윤복에 대한 그리움을 단장의 아픔으로

묘사했다면 <안시의 하루>에서 하루와 계백과의 사랑 역시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애절하게 그려진다.

몰락한 왕족으로 그려지는 온달의 아내 평강공주는 백성들이 '고구려의 어머니'로

칭하며 존경하는 정신적 지주이다. 온달이 죽고 홀로 되어 안시성에 머무는 그녀는

양만춘, 즉 하루의 할머니이다.

계백은 백제의 장군이 아니라 의자왕의 아우로 설정되는데 부하인 타로와 함께

여러 나라를 돌면서 정탐, 협상을 통해 백제가 패권을 잡기를 희망한다.

그는 스스로 나라와 백성을 위한 멍에를 지고자 한다.

(저자는'멍에를 진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아마도 나라의 지도자가 권력욕과

사리사욕 추구에서 벗어나 백성을 사랑하며 선정을 베풀고 백성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 표현으로 생각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계백과 대치와 협력을 번갈아 했던 연개소문의 동생 연정토는

고구려가 멸망하기 전에 일본에 가서 천황의 시조가 되는데 그것은 황당하지만

참으로 기분 좋은 가정이다.

그는 타로로 하여금 안시성 전투에 관한 책을 쓰라고 종용한다.

백제와 고구려는 망한 나라이고 후일 강자에 의해 쓰고 보존된 역사는 거짓이므로

왜곡된 안시성 전투와 계백에 대한 올바른 기록이 세상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태종이 안시성에서의 치욕과 하루성주의 이름을 자신의 기록에서 지웠고 이후

고구려라는 그 위대한 이름이 사라졌으니 승자로 남은 당나라의 사서만이 모두

사실인 것처럼 전해질 것이 뻔하다. 현실의 승자가 기억하고 싶은 추억만,

남기고 싶은 자랑거리만 역사에 남을 것이다." ~ 350쪽 연정토

 

"누구 하나는 제대로 기억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어느 누구 하나는! 

그들이 숯처럼 뜨겁게 온몸으로 생생하게 삶을 살아갔다는 것을." ~ 서문 10쪽 연정토

 

타로는 30년 세월 동안 계백의 뒤를 따랐고 계백이 친아우처럼 여겼던 신하였다.

계백 왕자가 황산벌 전투에서 자기의 운이 다함을 알고 연정토에게 몸을

의탁하라 명했다. 그의 회고가 이 글로 서술된 셈이다.

 

"이제 그 기억과 정면으로 마주설 것이다. 어찌 슬프고 고통스러운 기억만 있을쏘냐.

40년 전 그 세상은 암팡진 현실주의자의 것만은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이상을

뚜렷이 그리려했던 사람도, 꿈꾸는 멋쟁이 낭만주의자도 제가 설 자리는 분명히 있었다.

부라퀴같은 기회주의자도. 심지어 그 암울했던 현실에서 도피하려 했던 사람마저도

역사의 한 장을 너끈히 채울 것이다." ~ 서문 12쪽 타로

 

하루와 계백, 평강공주, 계백을 사모하는 여인 비류, 비류를 연모하는 계백의 시종 타로,

하루성주와 평강공주를 지키고 고구려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안시성의 백성들,

당태종 이세민과 당의 군사들까지 모두 이 글의 주인공이다.

저자는 후기에서 '단 한 분도 이름을 남기지 못한 10만 안시성민께 이 글을 바친다'고 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러져간 민초들의 삶은 때로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오고

전쟁의 굴레를 피하지 못하고 온몸으로 견뎌내야 했던 그들의 삶이 아프게 느껴진다.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근본과 의를 저버리지 않는 하루와 계백의 사랑 또한 안타깝다.

백성을 위해 기꺼이 멍에를 지는 하루와 평강, 계백의 모습에서는 올바른 지도자의

모습과 철학이 어때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역사는 흐른다.

역사의 각 페이지에 이름을 남겼거나 이름을 남기지 않은 무명씨들 모두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다.

저자는 계백, 평강, 양만춘 등 역사에서 잊어버리면 안될 사람들을 소설에서 부활시켜

다른 인물로 살짝 옷을 입혀 각색하였다.

그 시도가 유쾌하게 다가옴은 소설속의 그들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대의를 위해

권력에 몸을 기대지 않기 때문이다. 

고구려 민족의 기상과 역사의 자리에서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해 온 우리 민족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진다.

 

"안시는 고구려의 영혼이자, 자존심입니다. 여러분이 고구려의 역사를 새로

쓸 것이며, 영원토록 후손들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 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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