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암을 이긴 사람들
SBS 스페셜 제작팀 엮음, 이시형 감수 / 토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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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대 의학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가 전부이다.

힘겨운 치료 이후에도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3년에서 5년의 긴 시간이 필요하고

언제든지 재발의 가능성이 있다.

암을 치료한다 해도 그 발생 원인 때문에 다른 암의 발생이 가능하고 재발에 대한

두려움 역시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커다란 문제이다. 

병의 치유는 우선 의학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환자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

환자는 암을 일으킨 그간의 생활습관과 의식주 전반을 바꾸고 마음 개혁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한 방식을 가능케 하는 한가지가 도시에서의 삶 대신 산에서의 삶을 택하는 것이다.

SBS스페셜에서 방영되었던 '산에서 암을 이긴 사람들'이 취재팀의 노력에 힘입어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산에서 암을 이긴 사람들>은 인터뷰를 통한 취재 결과와 방송에서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리고 산에서 암을 이기는 방법 등에 대해 실었다.

암환자들에게 있어 산은 최고의 생활환경이고 등산과 산림욕은 최적의 운동 프로그램이다.

취재팀은 숲이 주는 여러 가지 혜택과 환자 자신의 신념과 노력, 스스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는 인체까지, 생명을 지키고 건강을 되찾기 위한

활동이 유기적으로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암을 일으키는 요인들과 산이 치유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했고

아픈 사람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도 숲과 자연이 얼마나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준다.

이외에도 환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음식과 운동, 치료 중의 후유증 대처법,

산 생활에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 기술, 산에서의 독자적인 생활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그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전국의 요양시설 정보 등의 유익한 정보들을 실었다.

더불어 환자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희망을 가지게 하고 두려움과 고독감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며 써내려간  취재팀의 따뜻한 격려의 말들은 이 책이 가진 최대의 미덕이라 하겠다. 

 

* 산소가 풍부한 공기와 피톤치드를 내뿜는 나무들, 부드럽고 촉촉한 흙이 내뿜는

따뜻한 기운과 신선한 향기, 음이온, 적당한 기온과 햇빛, 최적의 습도와 기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산은 사람들에게 오감을 자극하고 자기치유 능력을 일깨워준다.

여기에 더해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먹거리, 욕심을 버린 편안한 마음이 힘을 보태면

어떤 병이든 이길 수 있다.

물론, 물과 전기도 공급되지 않고 여름에 있는 벌레들의 습격, 혹시 있을지도 모를

산짐승으로부터의 피해, 추위와의 싸움, 외로움과 고립감, 가족과의 이별, 자연에서 얻는

먹거리를 자급자족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노동의 필요성 등의 많은 복병이 있다.

그러나 강인한 정신력이 근간이 된 산에서의 생활은 그 모든 어려움을 뒤로 해도 좋을만한

자연과의 친화, 합일과 함께 병의 치유와 생명을 살리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산은 거기 그렇게 미동도 없이 버티고 앉아서 신비로운 초록의 향연만으로도

사람을 달라지게 만든다." ~ 24쪽

 

* 암을 치유한, 산에서 사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강조한 것이 있다. 바로 음식이다.

온전히 자연의 힘으로 키워낸 생명력 넘치는 채소와 과일, 약초들을 먹는다.

유기농 밭에서 적당한 노동을 들여 풍부한 자연의 먹거리들을 얻어 신선한 밥상을

차려 먹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잦은 외식의 유혹에 시달리는 게으른 주부인 나는 아토피인 큰아들의

음식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아들과 함께 당장 산에 들어 가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인다.

 

"밭을 일구는 것도 농기계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모든 작업을 온몸으로 하며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거부하고, 땅 속의 미생물 보호를 위해 비닐멀칭도 하지

않는다.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상태에서 자란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서다.

그렇게 땅을 먼저 살려야 건강한 생명력을 간직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다.

밭에 씨앗을 뿌릴 때나 추수를 할 때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일하는 것 또한

자연에 대한 감사와 경외에서 비롯된 것이다." ~ 31쪽

 

* 산은 암환자에게 병의 치유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지만 그렇더라도

산이 알아서 병을 고쳐주는 것은 아니다.

산에서 암을 이긴 사람 중에는 죽음이 머지 않았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히기보다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조용히, 겸허한 마음으로 삶을 대하다 보니 의사가 선고한 날짜를 넘기게 되는 것이다.

암은 스스로 자신을 옥죄고 괴롭히는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한다.

완벽하게 되기 위해 애를 쓰고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고 하는 사람,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아쉬워하고 후회하고 자책하는 사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걱정하는 사람은

암이 가장 좋아하는 은신처이다.

마음의 힘은 상상외로 강해서 없는 병도 생기게 하고 있는 병도 몰아낸다.

암에 걸린 사람은 암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곧 죽게 될 것이라는 믿음때문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실제로 오진으로 암 판명을 받은 사람이 의사가 선고한

날짜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다고 한다.

암으로 죽게 될 것이라는 극한의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심장이 멎어버린 것이다.

일반인과 다른 정신체계를 가지는 정신 계통의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때문에 어떤 암에도 걸리지 않는다.  

마음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암을 이겨낼 수 있고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믿음은 인체에 암을

이길 힘을 제공한다.

실제로 희망을 가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하고 엔도르핀과 엔케팔린

호르몬이 분비되어 면역 기능이 향상된다.

희망과 기대와 믿음은 마음의 모르핀인 동시에 육체를 강하게 하는 에너지이다.

 

* NK (Natural Killer ; 암세포만 선별해서 공격하는 내 몸 속의 암 전문의)세포는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으로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나는 면역세포이다.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몸에서 생기는 종양세포를 1,000만 개까지 이겨낸다.

즉, 암 발생 단계에서 면역 기능이 제 역할을 한다면 유전자 변형 세포가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면역 기능이 제 기능을 못하고 3단계에 이르면 변이 세포가 10억 개를

넘어서게 되면서 인체의 면역 기능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NK세포의 면역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바로 산림욕이다.

암환자들의 혈액을 보면 NK세포가 거의 없거나 약해져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치료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산림욕을 하거나 산에서 생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NK세포가 놀랄 만큼 많아짐을 알 수 있다.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가 NK 세포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 우리 몸에서는 날마다 3000개 이상의 암세포가 생기고 있다.

암세포들이 기를 못 펴고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는 면역세포들이 열심히 암세포를

죽여 나가야 한다. 잘못된 생활 방식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되어 암세포가 누적되기

시작하면 암에 걸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대장암을 치료하고 산에서 살고 있는 정점호씨의 생활수칙이다.

1. 소식하라. 음식을 탐하지 마라.

2. 운동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3. 모든 것을 버려라. 욕심도 버리고 사랑도 미움도 버려라.

4. 서운한 것도, 육체적 고통도 모든 것을 받아들여라.

5. 재산과 명예를 잃는 것은 작은 것을 잃는 것이다.

6. 건강을 위해서는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주의자가 되어라.

7. 서운한 마음도, 애착도, 지나가버린 모든 것을 잊어라.

 

"나무와 대화를 하는 것은 나무의 자연감응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다.

식물도 '초감각적 지각'을 가지고 있어 특정인과 유대 관계를 가지면 그것을

기억하는 능력이 있다. 마음에 드는 나무를 골라 친구로 삼고 대화를 청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쏟는다. 길가의 풀이나 이름 모를 꽃, 돌멩이 하나까지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인 말을 해주면 그 혜택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자연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고 좋은 말을 해주는 동안

인체가 스스로 즐겁고 건강하며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해 가기 때문이다." ~ 168-169쪽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은 우리를 훨씬 더 젊고 강하며 자유스럽게 만든다.

하루하루 시간에 쫓기며 살아온 자신의 몸과 마음에 자유를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산에서의 삶이고 암을 이기는 길인 것이다." ~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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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을 길들이다 과학과 사회 10
베르나르 칼비노 지음, 이효숙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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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좋으니 아프지만 않게 해주세요!"

통증 클리닉에 찾아온 말기 암환자의 말이라고 한다.

통증은 인간 정신을 무력하게 만들고 그 육체를 무너지게 만든다.

살면서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통증에 대해 다룬 의미있는 책이 나왔다.

<통증을 길들이다>는 프랑스의 '르 콜레주 드 라 시테'라는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통증 관련 발표내용들을 엮은 책이다.

인간에게 가장 원초적인 감각이면서 질병의 공격적인 상징인 통증을 휴머니즘에

입각해 통증 그 자체로 이해하고 치료한다는 관점에서 획기적인 책이다.

의사, 과학자, 철학자, 문학가, 종교인, 간호사 등으로 이루어진 10명의 저자들은

각각의 체험을 통해 얻은 통증에 관한 지식을 전달한다.

컴퓨터 이용 수술 기술, 미세로봇 진단술, 새로운 항암제의 개발 등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지만 환자 당사자에게는 치료와 동시에 통증을 완화시키는 요법이

더욱 시급한 문제이다.

최윤희씨가 죽음을 결심한 이유도 병으로 인한 통증때문이었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다.

 

생체 기능이 활발한 청년기를 정점으로 사람의 몸은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기능이 떨어지고 점점 쇠약해지기 시작한다.

나이 들어서도 충분한 운동과 영양섭취로 건강을 유지하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의 어딘가가 약해져 삐그덕거리기 시작한다.

단단한 기계도 시일이 지나면 부품을 갈거나 고쳐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보면 부스러지기 쉬운 사람의 몸이야 더 말해서 뭣하겠는가.

마흔 살에 정형외과에서 뼈가 닳아져 걸을 때 아프다는 말을 듣고

'뼈가 닳아져서? 아하! 나의 몸이 닳기 시작했구나' 하고 자각했다.

처음 느낌은 당혹스러웠지만 '40년 된 기계라 해도 벌써 몇 번을 고쳤을텐데 그래도

많이 버텨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내 몸이 고마웠다.

그때의 깨달음 이후로 어디가 아플 때면 쉽게 적응하게 된다.

늙어가는 중이어서 아프니 최선을 다해 고치고 살자라고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

 

육체적인 통증은 철저하게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것이어서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환자의 통증을 덜어줄 수 없겠지만 정신적인 위안을 원할 경우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아픈 이에게 큰 위로가 된다.

의사 마르탱은 10명의 저자들 중의 한사람이다.

환자의 극심한 고통을 이해하고 마음을 다해 통증을 완화시키려 노력하는 그와

그의 아버지에게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프랑스식 의학 교육은 '증상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

즉, 환자들이 겪는 고통의 증상들을 보면서 정확한 임상 검진을 하기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르탱의 아버지는 환자들의 통증을 진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느 날, 마르탱은 한 환자가 심한 복통으로 몸을 꼬며 미친 사람처럼 온몸을

흔들면서 자신의 통증을 드러내려고 필요 이상으로 애쓴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는 어느 정도 꾀병일 것이라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는 "너는 그렇게 말할 권리가 없어! 이 사람이 아프다고 말하면, 너는

믿어야만 해! 의사가 뭐라 해도 통증이 옳아." ~ 78쪽

며칠 후 환자는 죽었다. 그는 췌장암 환자였다.

환자가 얼마나 아픈지는 환자 자신만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의사 마르탱은 말한다.

"환자들의 말이 싣고 있는 감정, 느낌, 두려움, 절망 등을 받아들이고 나 자신이

그러한 감정을 느끼며 감동을 받는다. 왜냐하면 그들이 자신의 고통을 표현하며

내 앞에 있기 때문이며 내가 그들의 얘기를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그들이 믿고

있기 때문이며 심지어는 그렇게 할 사람이 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그 일에서 손을 뗄 수가 없다. 통증에 맞서는 첫 번째 무기는 존중이다." ~ 82-83쪽

 

* 최근까지 태아와 신생아는 통증을 느끼지 않으므로 마취와 진통제가

필요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조산아들의 호르몬 반응 검사 결과 

임신 24주를 넘는 태아 시절부터 통증을 느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태아에게 진단과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외과 행위나 반복된 침투에 대한 진통제 처방이

없다면 통증과 이에 동반되는 스트레스 반응이 태아의 안정된 발육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태아의 통증에 대한 예방 작업은 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의료적 성격을 띤다. 

 

* 심각한 정신지체와 심한 운동장애가 결합된 장애가 있는 다중장애아의 통증은

그들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는 관계로 통증을 측정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때 '타인 측정 일람표'에 의해 아이와 의사소통하고 통증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

일람표는 아이에게 문제가 없는 평소 상태를 참고하여 분야간 협동팀(간호사, 간병인,

물리 치료사, 특수 교육 교사, 의사등)이 다양한 순간들에서의 아이의 반응, 태도,

의사소통과 표현 방식들의 목록을 만들어 기본 자료를 작성한다.

정확하고 세심한 관찰과 기록 자료들은 통증 현상이 의심되는 순간 즉시 사용될 것이다.

통증의 식별과 측정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남지만 치료진이 매순간 기울여야 하는

노력들은 통증을 표현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아들에게 가능한 한 최선의 삶의 질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질병으로 인한 통증은 지독하게 고독한 감각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그 누구도 통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책을 읽는다고 직접적인 통증을 극복할 수는 없겠지만 통증에 대한 지혜로운 대처가

가능하고 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얼마의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통증치료에 있어서 의학적인 접근이 중요하지만 만성, 암성 통증인 경우 환자와

그 가족들의 정서 상태와 이해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통증에 대해 생리학, 의학, 심리학, 철학, 종교, 문학적으로 시도한

다각적인 접근 방식은 이 책의 큰 장점이라 하겠다.

그렇더라도 환자 자신의 지독한 고독감과 극한의 고통은 덜지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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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 월드 세용그림동화 7
시시 와이넌스 외 글, 멜로디 스트롱 그림, 김현좌 옮김 / 세용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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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가스펠 송의 디바인 시시 와이넌스는 여섯 번의 그래미상 수상에 빛나는 가수이다.

그녀의 음악은 긍정적이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 준다.

책 <컬러플 월드>는 시시의 노래 '컬러플 월드'가 수록된 예쁜 그림 동화책이다.

화가인 멜로디 스트롱은 이 책에서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을 표현했다. 

밝고 생생한 표정의 아이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흐믓한 미소를 짓게 한다.

한 페이지당 한 줄 정도의 짧은 노래글이 실리는데 그안에 담긴 메시지는 참으로 아름답다.

유색인종에 대한 세상의 편견이 없어져야 하고 다양한 인종이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감동적이다.

우리 모두는 다르지만 가능성과 희망을 지닌 존재들이고 서로 다름을 받아들일 때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움직이는건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것이지.

마음 속에 있는 것, 그게 중요한거지."

각자 다른 종류의 특별한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어린이들은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재능에 대해 알게 되는 순간 열정적인

노력을 기울이게 되고 잠재력을 발휘하게 된다.

 

바다 표면에 나무로 만든 목걸이가 파도에 떠밀려 출렁거리고

깊은 물속을 헤매고 다니는 눈먼 거북이는 백 년 만에 한 번씩 고개를 내미는데

우연히 파도에 출렁거리던 목걸이가 거북이 목에 걸린다.

목걸이가 거북의 목에 걸리려면 얼마의 세월을 기다려야 할까?

티베트 불교에서는 거북이의 목에 목걸이가 걸리는 세월, 그 억겁의 세월보다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 더 어렵다고 가르친다.

사람은 온 우주만큼 소중한 존재이다.

인종과 빈부 차이 등 그 어떤 이유로도 편견이나 선입견에 의해 차별받고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더없이 다채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미국 선생님들이 뽑은 올해의 책'과 '미국 엄마들이 뽑은 올해의 책 금메달',

'문빔 어린이책', '어린이 문화 진흥회의 좋은 어린이 책'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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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 다채로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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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피부 색깔 때문에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어.

그래서 비뚤어졌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기도 했지.

하지만 이제는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짓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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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움직이는건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것이지.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 다채로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 아름다워.

우리 모두가 달라서 정말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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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가능성을 지닌 수많은 아이들이 있어.

나이로비의 거리에서 테네시 주의 언덕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이 더욱 좋아지는건 우리가 똑같지 않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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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달라서 정말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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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 두 집 - <시앗(남편의 첩)> 저자의 가슴 아린 이야기
정희경 지음 / 지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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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저자는 에세이집 <시앗>을 출판하였다.

결혼생활의 지속은 자신에 대한 기만이라는 결론을 내린 그녀는

<시앗>의 에필로그에서 "이 글은 가까운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작업은 아닙니다.

저절로 터져 나오는 비명일 뿐입니다." 라고 고백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첫 장편소설 <한 남자 두 집>을 2010년

세상에 내놓았다.

그녀는 이제 고통과 상처 투성이였던 마음이 치유되었을까? 

세상을 다시 살아나갈 용기를 얻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녀는 시앗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남편과 시앗의 관계를 인정했다.

장성한 자식들이 그 상황을 지켜보는데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수십 년을 함께 한 세월, 그 시간들을 끊을 수 없어서였을까?

아마도 드러내지 않은 더 많은 가슴속 이야기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을지 모른다.

쉽게 넘어가는 책인데도 반복되는 이야기들을 끝까지 읽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이 소설은 올바른 결혼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돌아보게 한다. 

남녀의 만남은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도 한 몫을 차지하지만 그보다는 많은 부분에서

운명이라고 여겨진다. 

막연한 생각이기는 하지만... 운명이 아니고서야 수십 년의 세월을 같이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믿음과 사랑을 근간으로 자녀를 낳아 키우고 따뜻한 가정 공동체를 가꾸는 것은 부부가

함께 지향해야 할 삶의 방향이자 목표이다.

그러나 서로간의 믿음이 깨진다면 결혼생활의 영위는 불가능하다. 
 





 

두 부인의 시중을 받는 아버지를 능력있는 남자로 생각했던 어린 인수는 같은 모습의

남자로 성장했다.

그릇된 삶을 사는 아버지의 모습이 인수의 장래 이상형이었다고 하니 가정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인수는 이십오 년 동안 서영을 속이고 이중생활을 지속했다. 

'너희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하여 세상에 알리리라. 이대로 백기를 들지는 않으리라'고

결심한 서영은 지연의 존재를 알고 난 후 삼 년 만에 그들을 인정하기로 한다.

서영은 글을 쓰기 시작했고 '한 남자의 두집 이야기'를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다.

인수는 두 여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날로 뻔뻔스러워졌다.

서영은 결혼생활에 대한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었고 인간답게 숨쉬며 살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혼을 결심한다. 

남편과 남편의 여자, 그리고 서영의 처신을 보며 이중생활과 배신 등의 일그러진 관계들이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가족문제이며 혼인의 한 양태라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더우기 삼십삼 년 만에 알게 된 남편의 이십오 년 된 여자의 존재라니 도무지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허무감과 상실감, 그리고 좋았던 날들에 대한 기억들은 서영에게 피할 수 없는

복병같은 것이었지만 그녀는 삼십팔 년의 치욕스러운 결혼생활을 끝낸다.

육십삼 세에 결심한 이혼은 그녀의 지난 세월을 형체도 없이 한꺼번에 날려 버린 것이다. 
 





 

"이 막막한 현실을 이겨 내어야만 한다. 이제 이 빈터에 무엇이라도 세워야 한다." ~ 342쪽

 

다행히도... 이야기의 끝은 희망찬 미래를 향하고 있다. 

그녀의 홀로서기가 기대된다.

저자의 나이 64세, 앞으로의 삶이 행복하고 건강한 것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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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런너 서프라이즈 호기심탐험대 1 : 똥 - 웃지 않는 공주를 웃겨라 테일즈런너 서프라이즈 호기심탐험대 1
아리스토 지음, 최병국 외 그림, 박순영 글 / 황금부엉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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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 런너 서프라이즈 호기심 탐험대 시리즈>의 1편 '똥'에서는

사람의 똥뿐만 아니라 동물들이 내놓는 모든 종류의 똥에 관한 이야기들이

만화로 그려져 흥미를 더한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온라인 게임이기도 한 테일즈 런너와 주인공들이

엮어내는 똥과 관련된 일화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진다.

 

슈퍼 아이템의 개발 소식을 들은 테일즈 런너들은 저마다 아이템을 얻기 위해

서프라이즈 퀴즈쇼에 참가하게 된다.

임금님은 '웃지 않는 공주님'을 웃기라는 특명을 내리고 테일즈 런너들은 똥에

대한 가장 웃기는 이야기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각 팀의 미션 대결을 통해 똥에 관한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속속 드러나게

되는데 과연 공주님을 웃기는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똥'하면, 떠오르는 가장 최근의 기억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이다.

좋아하는 스타의 사인을 받기 위해 사인 종이를 한 손을 높이 치켜들고 똥통에 빠진

소년이 사람들을 헤집고 결국 스타의 사인을 받아내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구토가 치미는 장면이지만 똥을 뒤집어 쓴 소년이 우선  안스럽고

사인을 받으려는 소년의 순수한 열정에 슬며시 웃음이 머금어진다.

시커멓게 아가리 벌린 재래식 변소 풍경들과 함께 단골 메뉴였던 공포스러운

똥 이야기 역시 빠질 수 없다.

'볼일을 보고 있을 때 변소 깊숙한 안에서 울려 퍼지는 음산하고 괴기스러운 목소리...... 

"빨간 손을 줄까~~~ 파란 손을 줄까~~~..."'

연말이 되면 한장씩 뜯는 달력을 구하려 하시던 할머니도 떠오른다.

매일 한 장씩 뜯는 달력은 부드러운 습자지로 되어 있어 신문지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똥을 참다가 낭패본 이야기들 또한 누구에게나 있는 일들일 것이다.

 

학습만화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모르던, 또는 잘못 알던

똥에 관한 정보와 과학 상식들이 가득 들어있다.

음식과 소화, 우리 몸의 기관들이 하는 일에 대한 몸속 그림들은 아이들의 다양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 먹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똥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 아프리카에 많은 코끼리들이 살아도 똥밭이 되지 않는 이유는 쇠똥구리 한마리가

자기 몸무게의 250 배에 달하는 똥을 땅속에 묻기 때문이다.

코끼리똥은 소화가 덜 되 영양분이 많기에 곤충들이 가장 좋아하는 똥이다.

 

* 공룡의 똥도 화석이 될 수 있다. 똥이 썩기 전에 흙에 둘러싸여 공기와 차단된

채로 땅속에 오래 있다 보면 돌처럼 단단한 화석이 된다.

 

* 코뿔소가 똥무더기를 뿔로 마구 흩어놓는 것은 자신의 똥냄새를 진하게 퍼지게

해서 자기 땅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고양이는 물을 많이 먹지 않아 똥냄새가 심한데 자신의 똥을 흙속에 파묻어 감춘다.

이는 먹이가 고양이의 똥냄새를 맡고 도망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풀을 먹을 때 숲으로 가는 하마는 가는 길마다 똥을 눠 길표시를 해서 돌아올 때

그 똥냄새를 맡으며 강으로 돌아온다.

개가 길에서 똥을 먹는 것은 자기 땅을 지키기 위해서인데 다른 개의 똥을 먹어치워서

다른 개의 냄새를 없애고 자기 똥을 싸서 자신의 땅이라고 표시하는 것이다.

 

* 사람이 하루에 싸는 똥은 대략 100~200g이다. 한평생 싸는 똥은 약 10~20톤이다.

 

* 꾀꼬리똥은 중국과 일본에서 화장품으로 사용했는데 피부를 하얗게 하는 효과가 있다.

 

* 흰개미의 똥은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해독하는 효능이 있고 누에똥은 항암제로 쓰인다.

 

* 화장실이 집안에 없던 중세유럽에서는 밤새 집안에 둔 똥을 밖에 버렸다.

사람들은 위에서 버리는 똥과 오물을 피하기 위해 양산과 모자를 썼다.

또한, 오물에서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안쪽으로 걷게 했다.

프랑스에서는 길거리에서 볼일을 보는 일이 흔했다고 한다. 향수가 발달한 것도 물이

귀해 잘 씻지 않아 나는 악취와 길거리의 오물에서 나는 지독한 냄새 때문이다.

 

* 1년에 500kg 밖에 생산되지 않는 '커피루왁'은 사향고양이똥이다.

잘 익은 커피열매를 사향고양이가 따먹으면 겉껍질과 내용물은 소화되고 딱딱한 씨는

소화되지 않은 채 똥에 섞여 나온다. 고양이 몸속에서 침, 위액 등과 섞여 발효과정을

거쳐 나온 커피열매의 씨는 독특한 맛과 향이 일품인 최고급 커피가 된다.

 

* 몇 세기 동안 새똥이 쌓여 굳은 구아노는 보통 거름보다 10배 정도 효과가 좋은,

아주 비싼 천연비료이다.

 

* 중국의 4대 희귀요리인 모기눈알 요리는 박쥐똥에서 모기눈알을 채취하여 만든다.

박쥐가 모기를 잡아먹으면 모기의 몸은 모두 소화되지만 모기눈알은 딱딱한 키틴질이어서

소화가 되지 않고 똥으로 나온다. 중국의 중경에는 동굴이 많아 박쥐가 많이 사는데

여름에 박쥐 한마리가 하룻밤에 잡아먹는 모기의 수는 3000~6000 마리라고 한다.

 

* 화려하고 아름다운 베르사이유 궁전,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러시아의

루블 궁전은 화장실이 없다. 베르사이유 궁전에 화장실이 없는 이유는 아름다운

궁전에 화장실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국왕의 생각 때문이었다.

왕과 귀족들은 휴대용 요강을 가지고 다니면서 볼일을 보고 하인이 궁전의 으슥한

궁전에 버렸다. 그러나 요강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정원의 풀숲이나 나무 밑 등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볼일을 봤다고 하니 베르사이유 궁전은

겉은 화려하지만 똥과 오줌으로 뒤덮인 곳인 셈이다.

예의범절을 뜻하는 '에티켓'은 궁전 관리인이 정원에 똥을 싸지 말라는 의미의

'에티켓'이라는 팻말을 붙인 데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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