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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암을 이긴 사람들
SBS 스페셜 제작팀 엮음, 이시형 감수 / 토트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현대 의학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가 전부이다.
힘겨운 치료 이후에도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3년에서 5년의 긴 시간이 필요하고
언제든지 재발의 가능성이 있다.
암을 치료한다 해도 그 발생 원인 때문에 다른 암의 발생이 가능하고 재발에 대한
두려움 역시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커다란 문제이다.
병의 치유는 우선 의학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환자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
환자는 암을 일으킨 그간의 생활습관과 의식주 전반을 바꾸고 마음 개혁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한 방식을 가능케 하는 한가지가 도시에서의 삶 대신 산에서의 삶을 택하는 것이다.
SBS스페셜에서 방영되었던 '산에서 암을 이긴 사람들'이 취재팀의 노력에 힘입어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산에서 암을 이긴 사람들>은 인터뷰를 통한 취재 결과와 방송에서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리고 산에서 암을 이기는 방법 등에 대해 실었다.
암환자들에게 있어 산은 최고의 생활환경이고 등산과 산림욕은 최적의 운동 프로그램이다.
취재팀은 숲이 주는 여러 가지 혜택과 환자 자신의 신념과 노력, 스스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는 인체까지, 생명을 지키고 건강을 되찾기 위한
활동이 유기적으로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암을 일으키는 요인들과 산이 치유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했고
아픈 사람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도 숲과 자연이 얼마나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준다.
이외에도 환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음식과 운동, 치료 중의 후유증 대처법,
산 생활에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 기술, 산에서의 독자적인 생활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그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전국의 요양시설 정보 등의 유익한 정보들을 실었다.
더불어 환자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희망을 가지게 하고 두려움과 고독감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며 써내려간 취재팀의 따뜻한 격려의 말들은 이 책이 가진 최대의 미덕이라 하겠다.
* 산소가 풍부한 공기와 피톤치드를 내뿜는 나무들, 부드럽고 촉촉한 흙이 내뿜는
따뜻한 기운과 신선한 향기, 음이온, 적당한 기온과 햇빛, 최적의 습도와 기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산은 사람들에게 오감을 자극하고 자기치유 능력을 일깨워준다.
여기에 더해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먹거리, 욕심을 버린 편안한 마음이 힘을 보태면
어떤 병이든 이길 수 있다.
물론, 물과 전기도 공급되지 않고 여름에 있는 벌레들의 습격, 혹시 있을지도 모를
산짐승으로부터의 피해, 추위와의 싸움, 외로움과 고립감, 가족과의 이별, 자연에서 얻는
먹거리를 자급자족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노동의 필요성 등의 많은 복병이 있다.
그러나 강인한 정신력이 근간이 된 산에서의 생활은 그 모든 어려움을 뒤로 해도 좋을만한
자연과의 친화, 합일과 함께 병의 치유와 생명을 살리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산은 거기 그렇게 미동도 없이 버티고 앉아서 신비로운 초록의 향연만으로도
사람을 달라지게 만든다." ~ 24쪽
* 암을 치유한, 산에서 사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강조한 것이 있다. 바로 음식이다.
온전히 자연의 힘으로 키워낸 생명력 넘치는 채소와 과일, 약초들을 먹는다.
유기농 밭에서 적당한 노동을 들여 풍부한 자연의 먹거리들을 얻어 신선한 밥상을
차려 먹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잦은 외식의 유혹에 시달리는 게으른 주부인 나는 아토피인 큰아들의
음식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아들과 함께 당장 산에 들어 가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인다.
"밭을 일구는 것도 농기계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모든 작업을 온몸으로 하며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거부하고, 땅 속의 미생물 보호를 위해 비닐멀칭도 하지
않는다.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상태에서 자란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서다.
그렇게 땅을 먼저 살려야 건강한 생명력을 간직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다.
밭에 씨앗을 뿌릴 때나 추수를 할 때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일하는 것 또한
자연에 대한 감사와 경외에서 비롯된 것이다." ~ 31쪽
* 산은 암환자에게 병의 치유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지만 그렇더라도
산이 알아서 병을 고쳐주는 것은 아니다.
산에서 암을 이긴 사람 중에는 죽음이 머지 않았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히기보다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조용히, 겸허한 마음으로 삶을 대하다 보니 의사가 선고한 날짜를 넘기게 되는 것이다.
암은 스스로 자신을 옥죄고 괴롭히는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한다.
완벽하게 되기 위해 애를 쓰고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고 하는 사람,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아쉬워하고 후회하고 자책하는 사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걱정하는 사람은
암이 가장 좋아하는 은신처이다.
마음의 힘은 상상외로 강해서 없는 병도 생기게 하고 있는 병도 몰아낸다.
암에 걸린 사람은 암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곧 죽게 될 것이라는 믿음때문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실제로 오진으로 암 판명을 받은 사람이 의사가 선고한
날짜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다고 한다.
암으로 죽게 될 것이라는 극한의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심장이 멎어버린 것이다.
일반인과 다른 정신체계를 가지는 정신 계통의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때문에 어떤 암에도 걸리지 않는다.
마음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암을 이겨낼 수 있고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믿음은 인체에 암을
이길 힘을 제공한다.
실제로 희망을 가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하고 엔도르핀과 엔케팔린
호르몬이 분비되어 면역 기능이 향상된다.
희망과 기대와 믿음은 마음의 모르핀인 동시에 육체를 강하게 하는 에너지이다.
* NK (Natural Killer ; 암세포만 선별해서 공격하는 내 몸 속의 암 전문의)세포는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으로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나는 면역세포이다.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몸에서 생기는 종양세포를 1,000만 개까지 이겨낸다.
즉, 암 발생 단계에서 면역 기능이 제 역할을 한다면 유전자 변형 세포가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면역 기능이 제 기능을 못하고 3단계에 이르면 변이 세포가 10억 개를
넘어서게 되면서 인체의 면역 기능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NK세포의 면역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바로 산림욕이다.
암환자들의 혈액을 보면 NK세포가 거의 없거나 약해져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치료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산림욕을 하거나 산에서 생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NK세포가 놀랄 만큼 많아짐을 알 수 있다.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가 NK 세포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 우리 몸에서는 날마다 3000개 이상의 암세포가 생기고 있다.
암세포들이 기를 못 펴고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는 면역세포들이 열심히 암세포를
죽여 나가야 한다. 잘못된 생활 방식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되어 암세포가 누적되기
시작하면 암에 걸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대장암을 치료하고 산에서 살고 있는 정점호씨의 생활수칙이다.
1. 소식하라. 음식을 탐하지 마라.
2. 운동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3. 모든 것을 버려라. 욕심도 버리고 사랑도 미움도 버려라.
4. 서운한 것도, 육체적 고통도 모든 것을 받아들여라.
5. 재산과 명예를 잃는 것은 작은 것을 잃는 것이다.
6. 건강을 위해서는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주의자가 되어라.
7. 서운한 마음도, 애착도, 지나가버린 모든 것을 잊어라.
"나무와 대화를 하는 것은 나무의 자연감응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다.
식물도 '초감각적 지각'을 가지고 있어 특정인과 유대 관계를 가지면 그것을
기억하는 능력이 있다. 마음에 드는 나무를 골라 친구로 삼고 대화를 청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쏟는다. 길가의 풀이나 이름 모를 꽃, 돌멩이 하나까지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인 말을 해주면 그 혜택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자연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고 좋은 말을 해주는 동안
인체가 스스로 즐겁고 건강하며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해 가기 때문이다." ~ 168-169쪽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은 우리를 훨씬 더 젊고 강하며 자유스럽게 만든다.
하루하루 시간에 쫓기며 살아온 자신의 몸과 마음에 자유를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산에서의 삶이고 암을 이기는 길인 것이다." ~ 5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