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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단배 떠가네 - 오늘 하루, 더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할 111가지 인생의 지혜
손명찬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책 <꽃단배 떠가네>는 제목만큼 아름다운 시어들과 선이 고운 그림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같은 느낌을 주는 묵상집이다.
일상을 마주하며 행복의 의미를 찾고 선물처럼 주어진 시간들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저자는 오늘 하루, 더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할 인생의 지혜를 들려 준다.
탄탄한 철학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언어들은 의미를 되새길수록 빠져들게 된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아하! 그럴 법하다.
<좋은 생각>은 아주 조그마하지만 보석같은 글들이 가득 실린 책이다.
저자는 바로 그 '좋은 생각'의 편집인이라고 한다.
진정성이 묻어나는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 삶 속에서 빛나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가까운 존재들에 대한 고마움이 더욱 커진다.
제목의 꽃단배는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하루'의 다른 이름이다.
오늘 하루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
열심히 노를 젓다 보면 어느 누군가도 반갑게 만나고 간절하게 바라는 무언가도 이루어질 것이고
어느 순간 슬픔도 아쉬움도 남겠지만 때로 벅찬 희열과 감동을 안겨주는 삶을 향해 떠가는 꽃단배...
행복한 항해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인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선물과 함께 귀한 인연들이 감사하다.
손 이야기
이 세상에 소풍을 보내준 손. 태어날 때 처음 잡아주고 지금까지 이끌어 준 손.
슬며시 다가와 따뜻하게 잡아준 손.
꼭 잡고 함께 걸어 주고 놓지 않은 손. 고개 끄덕이며 눈물을 닦아 준 손.
감사합니다. 모든 손들이여. 당신의 손이 오늘도 나를 살아가게 합니다.
당신의 손이 오늘도 나를 살려주고 있습니다. 갚을 길이 없습니다."
손을 생각하면 돌아가신 엄마의 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거칠고 투박했던, 그러나 내게는 한없이 다정했던 엄마의 손은 배가 아플 때 가장 많이 그립다.
솥두껑같은 커다란 손으로 배를 쓰다듬으면 어느새 잠이 들곤 했다.
대가大家
대가들은 세상을 이끌어 가고 바꿔 놓기도 합니다. 거저 된 이가 없다 할 정도로 엄청나게
노력한 사람들입니다. 무엇보다 배워서 쓸 지혜가 무궁무진합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어도 주눅 들 건 없습니다. 대가에게만 진리와 사랑이 허락된 것도,
그의 열심에만 혼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가든 보통 사람이든 있어 마땅한 자리에서 각자의 얘기를 할 뿐입니다.
그의 쉼표는 그가, 나의 쉼표는 내가 각각 찍으나
그와 나의 마침표는 신의 시간에 판단되고 찍혀질 뿐입니다.
시대마다 '사람답게' 살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사람의 가슴에 있음을 보여주고
사랑이 순도의 문제가 아니라 온도의 문제임을 보여준 사람들,
'왼손의 기적'의 주역이었던 사람들, 이분들이 과연 대가 중의 대가가 아닐까요.
보통 사람이어도 주눅 들 건 없지만... 대가들을 보면 존경스러운 생각이 든다.
한 번 사는 인생, 열심히 정진하여 이룬 땀의 대가로 불리워지는 대가라는 이름,
그 이름을 가질 수는 없지만 내 삶의 자리, 여기가 바로 꽃자리...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보련다.
뒷산이 당신에게
그동안 당신을 오래도록 만나 왔습니다. 늘 우리에게 미소하며 나무와 꽃들의 이름을 알고
진가를 알아주는 당신을 많이 좋아했습니다. 저기, 오늘도 당신이 올라옵니다.
꽃들은 분주히 단장하고 잎들은 초록을 내뿜습니다.
다람쥐는 당신 앞을 가로질러 뛰어갈 준비를 합니다.
숲과 나무, 자연을 사랑하지만 자연이 나를 알아본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시인의 눈은 다른 게 아닌 모양이다.
내가 못보는 것을 보는 마음의 눈을 가지고 있으니...
왜 나만?
고통이 찾아올 때 '왜 나만?' 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로 인해 참 혼란스럽습니다.
뒤집어 보세요. 행복할 때 그런 질문을 하는 바보는 없습니다.
복을 누리느라 바빠서 '왜 나만?' 하고 미안해할 겨를이 없습니다.
다시 뒤집어 보세요. 늘 괴로운 생각때문에 더 고통스럽습니다.
주저앉아 넋두리할 시간에 빠져나올 방법에만 필사적으로 골몰하세요.
되짚어 보세요. 고통 속에서 선한 이유를 하나라도 찾는다면 당신은 아주 특별한 사람입니다.
신의 관심 속에 있음이 분명하니까요.
고통 속에서 선한 이유를 찾는다는 말이 참 좋다.
사람이 감당할 만큼의 시련을 주신다는 그 말처럼 모두에게 꼭 감당할 만큼의 고통만
허락하시길...
1승 1패
오늘도 두 번을 연속해서 이기지 못했습니다. 한 번 이기면 한 번은 지는 인생.
교만해지도록 놔두지 않는, 요행을 바라도록 놔주지 않는 신의 섭리입니다.
이기고 난 다음에는 지는 일을 잘 지러, 지고 난 다음에는 이기는 일을 잘 이기러
오늘도 씩씩하게 갈 뿐입니다. 나를 향한 신의 배려는 '균형'입니다.
질 때 지더라도 겸손하게 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내려 주시길...
명품, 좋아하세요?
시대의 명품들에게 공통점을 봅니다. 당당한 브랜드 이름, 희소가치, 부여된 의미,
비싼 가격입니다. 그러고 보니 명품은 사람을 닮았습니다.
당당한 브랜드 이름 - 이 얼굴로 생긴 사람 중에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이름.
희소가치 - 어머니와 아버지가 보증하는 작품 중의 작품.(부모님께 바로 확인 가능.
"그럼, 내 새끼가 어떤 새낀데!")
부여된 의미 -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이 세상의 중심
비싼 가격 - 최고의 명품들을 다 합해도 이보다 더 비쌀 수는 없다!
내 부모에게도 나는 최고였고 내 자식들 역시 내게 최고이다.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존재가 있으니... 명품 잘 알지도 못하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거리에서
문득 가슴이 열리고 묻어 둔 그리움이 쏟아져 내리다. 도대체 어이없다.
그리움이 봄바람에 이리저리 흩어지다. 어떻게 주워 담을 엄두도 나지 않다.
애써 태연한 낯빛으로 가끔씩은 있는 일인 것처럼 능숙하게 도로 가슴에 넣다.
그리고 곧 그 길을 떠난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가다가 보니 그리움 하나가 눈물을 쏟으며 쫓아오고 있었다.
성시경의 '거리에서'라는 노래를 듣고 나의 청춘을 생각하며 마음껏 그리워했다.
돌아가 보고도 싶지만... 그래도 오늘 열심히 살 것이다.
나그네는 길에서 뛰지 않는다
누군가와, 무엇과, 어느 것과 비교할 대상이 아님을 잘 알면서도 사랑, 행복, 성공의 의미도
이와 같음을 인정하면서도 또 무심히 빨라지는 걸음을 봅니다.
그것도 모자라 누군가에게 독촉까지 합니다.
우리 인생살이, 다만 나그네라면서요.
만약 도착하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나그네는 길에서 쉬지 않는다'에 동의하겠지만
잘 가는 것도 목적이라면 '나그네는 길에서 뛰지 않는다.'라고 믿겠습니다.
잘 가는 것이 목적이라면 길에서 쉬엄 쉬엄 가고 싶다.
고갯길에서는 올라왔던 길도 내려다보며 한숨을 돌리고 주변의 소리들과 풍경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같이 하면서 가고 싶다.
'당신이 있는 곳이 세상의 중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