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럿 우드의 <상실의 기도>를 방금 받았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지만, 조금만 훑어볼까 싶어서 펼쳐봤다.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느낌이 든다. 속이 시끄러울 때,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 소란스러움 없이 차분한 마음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잔디는 없고 그냥 흙먼지 쌓인 죽은 풀밭이다. (p. 16)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묘비, 기계로 자르고 광택을 낸 그 두 개의 돌덩이 앞에 섰다. 묘비의 색깔과 디자인, 그 위의 글자들은 부모님 누구의 흔적도 간직한 듯 보이지 않지만 분명 내가 결정하고 승인했을 것이다. (p. 16)

나의 외면은 변하지 않았으나 내면의 모든 것이 곤두박질치던 기억. 마치 내 안에서 모래톱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던. (p. 17)

마치 알알이 묵주처럼. 마치 내 몸의 뼈 이름을 하나하나 되새기듯. (p. 18)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5-09-15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따끈따끈한 신간이네요. 잘 모르는 작가라서 이런 책은 먼저 읽은 분의 리뷰가 항상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부커상 좋아요. 부커상 출신 작품들 왠만하면 괜찮더라구요.

곰돌이 2025-09-15 20:44   좋아요 1 | URL
앞부분만 조금 읽어봤는데 불편한 느낌이 없고 편하더라고요.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고 싶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지...(흠.. 표현력이 부족해서 답답해요!!) 바람돌이님이 아마 잘 알아채 주실 거라 생각합니다!!ㅋㅋ

바람돌이 2025-09-15 20:45   좋아요 1 | URL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고싶은게 제일 핵심이죠. 훌륭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