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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을 읽기 전
커다란 돔 위를 선회하던 갈매기들이 보이는 어느 어두운 밤이 떠오른다 .
1 년전 , 두 해 동안 저축을 해서 터키에 갔다 .
보스포러스 해협의 따뜻한 바람이 부는 겨울날 ,
밤중에 도착한 이스탄불의 블루모스크 위를 날던 갈매기와 함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어슬렁거리던 개들은 지금도 여전히 떠돌아 다니리라 .
" 내 이름은 빨강 " 을 읽으면서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세밀화가들이
종종걸음을 걷거나 살인 사건이 일어나던 이스탄불의 거리를 상상해보았다 ,.
현대적 상점들이 좀 늘어나기는 했겠지만
그 당시와 2004 년 1 월 이스탄불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 같다 .
건물도 거리도 나무도 ......
그래서 아름다운 세큐레가 종종걸음치면서 하산과 카라 사이에서 영악한 사랑의 줄달음을 하던
광경이 어제인 듯 떠오르는 것이다 .
아름다운 세큐레.
2004 년 이스탄불에도 16 세기 세큐레처럼 아름다운 여성들이 가득했고
문화와 가치관이 충돌하던 당시의 세밀화가들이 죽고 죽음을 당하면서까지
지키거나 거역하고 싶었던 예술의 전통과 새로운 세게의 발견에 대한 갈등이
손 안에 고스란히 잡힐 듯 했다 .
나는 이 소설을 이해했다 .
이스탄불과 터키 전역에 걸친 유적들에 그려진 아름다운 세밀화를 지키고 싶었던 사람들과
새로 발견한 새로운 세계를 표현하고 싶었던 에술가들의
목숨을 걸었던 표현...그것은 전통을 지키려는 몸부림이며
떨어지는 해를 지켜보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예술가들의 고뇌다 .
다시 한 번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 파묵칼레에 간다면
좀 더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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