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를 읽으면 우리 386 운동권들의 20년 뒤를 연상하게 된다 . 우에하라 이치로같이 살 건지 아니면 그냥 무릎 꿇고 '운동한 값을 내라! ' 하고 뻔뻔하거나 졸렬하게 살 건지 아니면 <끝까지 저항해야 비로소 천천히 변하는 것이 있다 >는 걸 삶 속에서 실천할 것인지 ...... 도대체 남쪽으로 튄다는 게 무슨 뜻일까 궁금하게 여기며 이 책을 펼친다 . 그것은 <파이파티로마> 라는 이상향이다 .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이어도 > 라고 했던 가상의 섬이다 . 지로의 아비 우에하라 이치로는 운동권이었다 . 그리고 여러가지 일을 겪으며 도쿄에서 아이 셋과 빈둥거리면서 사는 것처럼 아들 눈에 비친다 . 하지만 그는 이 부조리한 세상에서 제대로 살아가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 이것은 현대 일본의 이야기인데 2011년 대한민국의 삶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 우리 386 들이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시절을 그리워하는 정서가 있듯이 일본의 운동권들도 그들 나름대로 운동의 기억을 가지고 생활인 혹은 좌익, 환경운동가로 사는 것이다 . 지로는 아비가 말하듯"...평등은 어느 선량한 권력자가 어느 날 아침에 거저 내준 것이 아니야. 민중이 한 발 한 발 나아가며 어렵사리 쟁취해낸 것이지. 누군가가 나서서 싸우지 않는 한 사회는 변하지 않아 . " 하는 진리를 깨닫는 날이 올 것이다 . 그 아비에 그 아들일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