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일작 /영도다리 

 

인화는 19 세소녀로  원치않는 임신으로 아가를 출산한다 . 

하지만  낳자마자 아가를 입양시키고  자신은 일자리를 찾지만 좀처럼 자리가 나지 않는다 . 

뿐만아니라  고아인 듯한 인화주변은 온통 폭력으로 얼룩져있고 사람들은 상대를  

배려하거나 따뜻한 구석이라곤 눈곱만치도 보여주지 않는다 . 인화자신도  

폭력에 노출되어있으며 타인의 죽음에 대해서도 건조한 느낌으로 일관한다 . 

그러다가 문득, 인화는  자신이 포기한 아기를  찾기로 결심하고 먼먼 이국까지 찾아간다 . 

 

도대체 우리는  폭력으로 점철된 부산의 영도다리 근처 일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 

인화 시선에서 보는 부산은  남루하고 매정하고 건조하며  눈물 한 방을 보여줄  

여유가 없는 삭막한 공간이다 . 이것은 단지 부산의 풍경인지 아니면 2009년 대한민국의  

풍경인지 불분명하다 . 옆방에서 노래부르던  한 부리 소녀들이  옆방 소녀를 불러 집단으로  

구타한다 . 소녀는 매를 맞고 돌아와 노래하고 구타소녀단은  여전히 반주에 맞춰 

귀여운 몸짓으로  노래를 한다 . 그리고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균열도 보이지 않는다 . 

 

친절하던 입양기관 사무원은 어느 순간 인화에게 '너같은 양아치 계집년"이라고 부르며 

모성에 대한 모독을 눈 하나깜박하지 않고 퍼붓는다 . 미성년자가 아기를 낳으면  

그냥 양아치라고  무시해버려도 좋단 말인가 ?  

분노한 인화는 유리병으로 그 직원 머리통을 치고 그 깨진 병목을 들고 울부짖는다 . 

" 내 아기 내놓으란 말야!" 

 

아기는 인화에게 버림받은 자신과 동일한 존재이며  

인화가 찾아야할  정체성같은 건지도 모른다 .먼먼 눈쌓인 나라까지 찾아가서  

양엄마앞에 선 인화가 아기를 데려올지 얼굴만 보고올지는 모른다 . 

어쨌든 인화가  인생을 살아갈 목적을 찾았다면 그것은 희망이고  

그것을 못찾았다면  이  세상은 살아갈 가치를  찾을 수 없는  사막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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