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아는 사람이 간장게장 세 마리를 선물로 보내왔다 .
내가 고추장 된장, 간장, 오이지도 담가보고 김장도 해봤지만
간장게장을 담가본 일은 없다 .
그래서 평생 그걸 먹어본 일도 없다 .
흠, 이게 얼마나 귀하기에 간장게장 백반이 이만 원씩이나 하지? 싶어서
딸이 아직도 쿨쿨 자고 있는 아침 일찍
쿠쿠가 지어바친 밥을 한 공기 떠서 간장게장을 꺼내 큰직한 가위를 들고
게장 몸체를 해체해가면서 먹었다 .
예상보다 먹을 만했다 .
그래서 폐기율 70% 게를 아주 알뜰하게 먹어치웠다 .
두 마리 남았다 .
그런데 며칠 지나서 딸이 물었다 .
-엄마! 김냉에 든 거 간장게장이야 ?
-응.
-어디서 났어 ?
-동준이어머니가 보내셨어 .
-그거 맛있어 ?
-맛없어 .
-내가 한 마리 먹으면 안돼 ?
-안돼. 7 월에 이모 오면 이모 줄 거야 . 이모가 그거 좋아하거든.
-그런 내가 다리 한 개만 먹어보면 안돼 ?
-안돼 . 네가 시잡가는데 네 팔을 하나 떼어놓고 보내면 시댁에서 좋아하겠니 ?
-그렇지만 게는 팔다리가 열 개나 되잖아 .
-그래도 남에게 대접할 땐 완전하게 내놓는 게 예의야 .
-두 마리잖아 .
-한 마리 주면 정없지 .
딸은 참 이상한 논리라고 생각하는 듯 했지만 더이상 이의를 제기하진 못했다 .
그리도 며칠 후 도 며칠 후 나는 남은 두 마리를 다 먹어버렸다 .
이유는...맛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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