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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ㅣ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박종대 옮김 / 이레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페터 데바우어는 아버지만 없을 뿐, 어린 시절을 조부모의 사랑과 기억만으로도
행복하게 보냈다 . 그는 늘 역사 속으로 풍덩 뛰어들지 못하고 변두리에서 애매한
태도로 서성거렸다 . 그런 그가 적극적으로 행동한 건 아마도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는 걸
깨닫고 분노를 느낀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
그러나 그보다는 더 분노해야할 어머니는 의외로 분노하지 않는다 .
자식에게도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는 모성이므로 그저 오래 전에 잠깐
같이 산 남성을 남편으로 오래오래 기다리고 그리워 하진 않았으리라 .
그런데 그런 사실을 읽으면서 (소설이지만)마음이 아프다 .
페터의 어머니야말로 역사 속에서 가엾게 운명지워진 여성이니까.
전쟁은 인간의 삶을 온통 뒤집고 혼란하게 만든다 . 페터는 평화시절을 살았으므로
어머니의 고난과 신산한 삶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조마조마했던 건 법과 정의에 대해 새로운 학설을 준비하고
실험하는 아버지 존드 바우어가 과연 아들 페터의 ㅈ노재를 알아차릴가, 알아차린다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 하지만 사실 그건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
이게 영화로 제작된다면 페터의 분노와 어머니의 고독, 바바라의 사랑,
존드바우어의 위선적 혹은 위악적인 본모습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좀 더 정교하고 쌈박하게 소설을 마무리한다 .
아버지의 정체를 세상에 밝히고 싶어하는 페터의 양심과 정의감,
그걸 교묘히 피해 유쾌하게 살아가는 존드 바우어 ,
그걸 다 알고도 별로 흔들리지 않는 쿨한 어머니,
그리고 그 모든 걸 지켜보는 바바라.
이 소설은 오래오래 생각하면서 오디세우스의 귀향에 대해
그 내재된 의미를 곱씹게 하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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