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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조 가족 ㅣ 카르페디엠 17
샤일라 오흐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9년 6월
평점 :
아냐는 할아버지와 함께 단 둘이 산다. 할아버지는 가난하다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냐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복권을 샀다. 꼭 당첨이 될 거라고 믿고 있다. 할아버지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할지 몰라서 아냐는 항상 놀란다. 어느 날, 동상 위에 올라가 재판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감옥에 가고 싶어서 유죄를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판사는 무죄로 하고 할아버지는 양로원에, 아냐는 기숙사에 들어가라고 결정을 내려줬다. 아냐는 양로원에 들어가서 잘지내는 할아버지가 얄미웠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양로원을 나와 아냐를 납치해서 집으로 데려왔다.
아냐는 할아버지와 피를 나눈 사이는 아니다. 아냐는 이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제일 생각나는 것은 맨 마지막 부분이다. 아냐가 할아버지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자신은 어떡하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는 우리는 대지의 소금이니 양이 우리를 핥아먹을 때까지는 안 없어진다고 말을 했다. 이 말은 아냐를 안심 시켜려고 하는 말 같기도 했지만 할아버지의 바람 같기도 했다. 겉으론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만 하는 것 같지만 누구보다 아냐를 생각해주고 아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르카가 할아버지를 때릴 때 아냐가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할아버지께 더 화를 낸 것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고, 이르카도 이해를 할 수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의 할아버지라면 좀 더 잘해주어야 하는 게 옳지 않은가? 또, 아냐는 하나뿐인 할아버지를 때리는 아이를 좋아해야만 할까?
아냐가 자신의 부모나 과거에 대해 물어보면 할아버지는 항상 이상한 말만을 하고는 넘겨버리곤 했다. 아마도 할아버지는 과거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기보다는 현재 또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게만 신경쓰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마지막 부분은 뭔가 아쉽기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할아버지는 아냐를 아끼는만큼 산다면 평생을 살겠지만 사람은 언젠간 죽지 않겠는가. 할아버지가 죽더라도 아냐는 혼자가 아닐 것이다. 이르카도 있고, 기숙사에서 만난 친구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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