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부유하고 평화로운 가정에서 엄친아, 아친딸(아빠친구딸)로 자랐겠지만
어떤 사람은 빈곤과 가정폭력으로 고통받으며 자란다 .
이 영화에 나오는 상훈은 가정폭력과 빈곤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세상의 지옥을 경험하며
자란다 . 그리고 그 역시 폭력을 쓰는 용역깡패가 되어 세상을 어둡고 우울하게 살아간다 .
이 영화에 나오는 남성들은 대부분 폭력으로 물들어 그게 존재 이유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 .
아마도 평온한 가정에서 제도교육을 받으며 자란 사람들은 이 사람들을 만나면 단 하루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 그 처참한 삶 한 가운데 '연희'도 서있다 . 월남전 참전 용사였던
아버지는 무능하고 폭력적이며 어머니는 포장마차를 하다가 철거반원에게 당하는
도시빈민이며 남동생 영재 역시 그런 가정의 희생자다 . 그는 피해자이며 또 가해자가 된다 .
그렇게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며 다시 희생자가 되는 폭력의 사슬이 끊임없이
순환되는 두려운 현실이 펼쳐진다 . 이 폭력의 악순환은 언제 그칠 것인가 .
사채업자와 그 오죽잖은 사채를 쓰는 서민과 빈민, 그걸 받아내는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해결사와 베트남참전 고엽제 피해자와 (아마도 )포장마차로 생계를 잇는 도시빈민 그리고
'취직은 성적 낮은 순으로 하니 ?'라고 비웃는 고교 여교사가 보여주는 세상은
우리 사는 이 현실에 과연 전망이 있는가를 조용히 묻는다 .
그리고 하필이면 , 상훈이 인간답게 살려고 결심한 순간 죽음이 찾아온다 . 그리고
그 죽음은 마치 피흘리며 죽어간 예수처럼 연희와 상훈의 아버지, 누나, 조카에겐
평화로운 웃음과 좀 안정된 삶을 제공하지만 상훈의 부재가 아무렇지도 않아보인다 .
그들은 호곡하며 몸부림치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여전히 ,영재는
상훈의 뒤를 이어 용역 깡패가 되어 쇠파이프를 휘두른다 .
빈곤한 사람들이 존엄을 잃고 비틀거리는 등 뒤에 보이지 않는 얼굴이 있다 .
그것은 자본이다 .
죽기 전에 상훈이, 새벽에 연희를 한강 둔치로 불러내 캔맥주 한 캔을 주고
연희의 무릎을 빌려 베고 누워 소리죽여 눈물을 흘릴 때
연희도 울고 나도 울고 내 딸도 울었다 .
그리고 사람은 역시 보는 눈이 있어서
세계 각국의 영화제에서 이 영화에 상을 주고 찬사를 보낸 것은
인간의 마음에는 따뜻함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거라고 깨달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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