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지만,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은 기분이에요. I know I'm awake but it feels like I'm in a dream,"
살해대상자 대주교뿐만 아니라 죄없는 어린애도 실수로 죽인 킬러 레이는
늙은 킬러 켄과 함께 벨기에 브뤼즈로 온다 .
거기서 그는 '엿같은 ' 나날을 보내야 하는데
매력적인 벨기에 여성을 만나지만 , 모든 일이 꼬인다 .
보스 해리는 켄에게 레이 살해명령을 내리고 레이는 자살을 결심한다 .
그리고 실수로 어린애 죽인 걸 불명예로 여기는 해리 자신도 브리주에서
수로 어린애를 죽인다 .
그런데 사실은 그 어린애가 어린애가 아니라 ()()()였다 . (스포일러 ....)
브리주는 아름다운 도시다 . 중세가 보존되어있다 . 잔혹한 킬러여야 할 켄은
죽이려했던 레이에게 살라고 명령한다 . 실수로 아이를 죽였지만 살아서
다른 삶을 살라고 한다 . 그러자 레이가 농담한다 .
-의사가 되라는 말이예요? 시험 봐야 하잖아요?
킬러들이 아이를 죽이면 안 되는 건지는 모르지만
이 영화는 너무도 어리버리하고
너무도 인간적인 킬러들이 나와서
서로 죽이고 죽고 그리고 성찰하며 지옥과 연옥 천국에 대해
담론을 나눈다 .
문득, 용산 참사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
우리나라에서는 가난하고 못나서 어리버리하면 죽어도 애도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
권력자들은 변변치못한 사람들 죽음에 대해서 무감하고 잔인하다 .
가면 갈수록 미국보다 더 신자유주의 신봉자가 넘쳐나고
실패한 자들은 서바이벌 기회가 차단된다 .
그리하여 전망이 없는 삶을 수십년 살아야한다는 묵시록이
온 국민 마음 속에 바이블처럼 들어와 각인된다 .
-못난 자여! 시궁창에서 살아라 ....
레이는 브뤼주를 <시궁창> 이라고 생각한다 .
레이는 시궁창에서 죽는다 .
켄은 브뤼주를 <멋진 중세도시> 라고 생각한다 .
그 역시 멋진 중세도시에서 죽는다 .
해리는 레이가 죽기 전에 멋진 추억을 갖게 하려고 브뤼주로 보낸다 .
그 역시 멋진 추억을 가지며 브뤼주에서 자살했는가 ?
부조리함으로 가득찬, 그러나 그 무모한 킬러 세 명이 죽는 걸 보면서
나는...삶이란 희망을 가져도 되는 퍼포먼스가 아닌가, 그런
맥락없는 생각을 했다 .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2009 년을 사는 게 너무도 힘들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자기 삶에서 계급적 인식을 지우고 그냥 사는 건 아닐까 ?
콜린파렐은 어리버리하고 지친 킬러모습을 보여준다 .
그런 어리버리한 킬러가 배회하는 브뤼주에 가보고 싶다 .
너무 잘난 사람들만 살 수 있는 도시는 , 그런 나라는, 그런 사회는
정없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