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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깅이 - 청소년을 위한 <지상에 숟가락 하나> ㅣ 담쟁이 문고
현기영 지음, 박재동 그림 / 실천문학사 / 2009년 1월
평점 :
똥깅이는 주인공의 이름이 아니라 별명이다.'깅이'라는 것은
민물게의 제주도 방언인데 그 중에서도 '똥깅이'는
칙칙한 색깔에 다리에 털이 돋아나 있어 먹지도 못하는
민물게의 이름이다.'똥깅이'는 작가의 어린시절을
자서전 형식으로 쓴 책인데 '똥깅이'는 친구들이
작가의 이름을 줄이고 비틀어서 만든 별명이다.
똥깅이는 제주 4.3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태어났다.
어렸을 때 너무 침을 많이 흘려서 가족들이 침을
잘 흘리지 않는 짐승인 돼지의 코를 잘라서 실에 엮어
똥깅이에게 매달아 주었다.똥깅이는 어린시절 곤충들을
괴롭히며 놀곤 했는데,어느 날 똥깅이는 매미를 잡으러
나무를 타다가 그만 떨어지고 말았다.그 때문에 허연
두개골과 뇌수까지 보일 정도로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그러나 다행히도 상처는 덧나지 않고 아물었다.그런데
바늘로 꿰매지도 못한 채 그대로 아물린 머리에는
흉터가 남았고 그래서 똥깅이라고 불리기 더 전에는
'땜통'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었다.그리고 그 해 가을,둠벙에
잔뜩 번성해서 살던 올챙이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과학적으로는 조그만 둠벙에 올챙이의 천적이 없어져
올챙이들만 잔뜩 번식할 경우 수중 산소의 부족으로
몰사한다는 것이지만 여기서의 올챙이의 죽음은 4.3사건으로
인한 인간의 떼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작가가 머리말에서
제주 4.3사건은 초,중학생의 여린 정서로는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라며 생략을 했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모든 것이
불에 탔다는 이야기와 주민들 절반이 폭도라는 누명을 쓰고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죽임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짧게
나온다.그 후에,까마귀들이 수백 마리씩 단체로 날아다니며
사람의 시체를 뜯어먹었다고 한다.본문에 적혀있는 말 중에
'머리 위로 날아가던 까마귀가 뭔가 떨어Em리길래 보니까
머리털 붙은 살점이었다.'라는 말을 들으니까 왠지 소름이 끼쳤다.
그 참사가 끝난 후 초등학생시절 똥깅이는 동무들과
거의 강가나 바닷가에서 물놀이에 빠져있었다.그리고
중학생이 된 똥깅이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감상적인
소년이 된다.그러던 어느 날 똥깅이네 가족은 서울 출장을
다녀온 큰 아버지로부터 전쟁에 나가서 감감무소식인
아버지의 소식을 듣게 된다.아버지가 제대 후 딴 여자와 살림을
차렸다는 것이다.그러나 아버지는 인천에서의 생활이 거덜 나자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똥깅이는 실패자의 모습인 아버지를
멀리 하지만,자기 전 매일 아버지의 발을 주물러 주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방을 썼는데,똥깅이의 안마가 아버지의 수면제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그리고 아버지는 공무원으로 취직하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다며 한달 만에 때려치우고 돼지 키우는 일을
시작했다.하지만 그나마도 암퇘지가 자신의 새끼를 잡아먹는
일이 생겨 망하고 만다.
그 무렵 똥깅이는 책을 읽으며 혼자 고독함을 즐기곤 했다.
그는 특히 이상과 김유정을 좋아해서 그들이 앓았던 폐병까지
부러워했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다가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거울로 바라보기도 하고 자신의 여성적 성향
때문에 걸음걸이를 여자처럼 걷기도하고 여자처럼 꾸미고 거울을
보기도 한다.그리고 똥깅이는 중학교 3학년 때 교내에서 졸업행사로 멕베스라는 작품을 연기했는데 똥깅이는 눈이 크고 쌍꺼풀이 있어서 여자를 닮았다는 평을 받는다.똥깅이는 그 평가에 큰 만족을
한다.그렇게 똥깅이의 어렸을 때의 이야기가 끝난다.
'똥깅이'를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에리히 캐스트너의
'내가 어렸을 때에'가 생각났다.자신이 어렸을 때 있었던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썼다는 것과 당시 작가들이 어렸을 때 큰 전쟁과 참사가 있었다는 것이 그렇다.하여튼 처음에는 제주4.3사건 때문에 내용이 우울할 것 같았는데 4.3사건은 그저 잠깐의 시간적 배경일 뿐이었다.내용이 거의 예전 아이들의 신나는 놀이들이다.마지막에 사춘기때의 주인공의 정서도 나오지만 말이다.4.3 사건을 아이들 버전으로 바꾼 건 잘한 건지 잘못한 건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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