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마산에서 친구 가족이 와서 서울 구경을 하러 갔다 .
여러 일정 가운데 한 가지 영화 관람 .
수원에서 상영하지 않는 영화를보러 가끔 시네큐브에 가는데 <워낭소리 >역시
아직은 수원 상영 소식이 없다 .
평생 농사를 짓던 노인은 사십 년이나 산 소하고 교감한다 .
도와주니까 아끼다가 차츰 친구가 되었을 거다 .
사십 년 동안이나 일을 하면 살아온 소는 기력이 다할 때까지
노인의 노예로 친구로 산다 . 친구였을까?
노인이 구술하는대로 '인간이라면 노인을 때려죽였을'지도 모른다 .
그렇게 평생을 부려먹었으니 .....
그런데 차츰 보니까 최원균할아버지 자신도 삶 속에서
노예처럼 일했다 . 노인의 젊은 시절
어느 하루 편히 쉬고 호의호식했을 거 같지 않다 .
그런 봉화 산골에서 자식 아홉을 굶기지 않고 키우려면
얼마나 일해야만 했을지...무슨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묵묵히 자고깨면 일해야 했겠지......
유기농을 해야한다는 의식 자체도 없이
그냥 자신의 몸과 소의 노동력을 이용해서 일하고 또 일하고 또 일하는 노인......
선거며 민주주의며 광우병 소 수입이며 지역감정, 뭐 그런 거 다
이웃사람들 스토리라고 여겼을 거다 .
내재적 관점으로만 본다면
삶은 흔들리면서 끝없이 한 방향으로 , 완결하는 순간까지 살아간다는 것을
소가죽을 뒤집어 쓰고 산 한 인간을 통해 보여주는 듯한 , <워낭소리>.......
다큐멘터리가 가지는 미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연출이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우리 일행은 , 아이들은 스파게티를 먹고
어른들은 명동까지 걸어가서 칼국수를 먹었다 .
시청앞에 설치한 스케이트장...정말 밥팔아서 *사먹는 것처럼 보였다 .
비현실에서 초현실로 업그레이드한 기분이랄까
소처럼 걸어가면서도 살아야만 하는 걸까 오만가지 상념이 오락가락.
아무도 재밌냐 감동적이냐 어떠냐 입에 올리지 않고
남은 일정대로 움직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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