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기를 낳았는데 그날 밤  한잠도 잘 수 없었다 . 계속 요의를 느꼈지만 왜 그랬을까 ? 도무지 오줌이 나오지  않았다 . 아, 오줌 마려워 , 오줌 마려워 . 그러나 좀처럼  오줌이 나오지 않았다 . 한 방울도 ..한 방울도 .....

터키여행에서 사막에 자리 잡은 카파도키아에 갔다.  괴레메 골짜기의 동굴 교회를 본 뒤 휴식 시간을 가졌을 때 혜준은 참을 수 없어서 눈물을 흘렸다 . 조용히, 그  막연한 사막을 보는데 왜 눈물이 흘렀을까 ? 그런데 그 모습을 그만 준성이 보고 말았다 . 준성은 아무 말도 안하고 눈물 흘리는 혜준 옆에 서있었다 . 혜준도 굳이 피하지  않고 눈물을 흘렸다 . 하염없이 . 하염없이 . 
 

나중에 준성은 물어보았다 .
그날 사막을 바라보면서 왜 눈물을 흘렸습니까 ?그걸 한 마디로 축약해서 말할 수는 없어요 .  이 지난한 세상을  그냥  맨발로 살아온 저에게 이 세상은 그냥 사막이거든요.  사막 한 가운데를 맨발로 걸어가는 한 무리의 집시들을 발견한 느낌이랄까요? 그건 논리적인 설명은 불가능하죠. 그때 앙카라에서 카파도키아로 갈 때 투즈굘 소금호수를 볼 때도 눈물이 났어요 . 그게 다 눈물 같았어요 .바다가 변해서 소금호수가 되듯이 내 눈물이 떨어져 소금연못이 되었을 거예요 . 사는 게 그렇게 힘들었습니까 ?그냥요 ..남들도 저만큼은 힘들었을 거에요 .저희 아버지랑 동생들은 그저 보통 사람들이어서 그냥 그런대로 먹고 살기는 하지만 애아버지는 조금  다른 사람이었어요 . 
 

준성은 , “ 어떤 사람인데요 ? ” 하고 묻지 않았다 . 아직도 아물지 않은 그 여자의 상처에서  진물 같은 게 지물지물하게 흐르는 게 보이는데  당신의 상처를  한 번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진성은 자신에게  상처에 손을 대면 순식간에 그 상처가 낫는 그런 힘을  가졌다면 좋겠다고 처음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

(이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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