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소금연못

 

1.꿈
아주 무겁게 몸을 짓누르는 꿈을 꾸었다 .울산바위만큼이나 아주 커다란 바윗덩어리의 무게로 끈적끈적한  합성수지 덩어리가 짓눌렀다. 이집트면으로 꾸민, 그다지 무겁지 않은 이불이 너무나 무겁다 . 엎드렸다가 제쳤다가 바로 누웠다가 다시 새우처럼 꼬부렸다 . 그래도 무겁다 . 그러다가 혜준은 벌떡 일어났다 .참을 수 없는 요의를 느꼈다 . 아, 어쩌나...19 년 전 그날도  그랬는데..... 
 

안방으로  급히 간 혜준은  비데에 전원을 켜고  기도하는 것처럼 두 손을 모으고 앉았다 . 아, 미치겠다 . 왼쪽 배꼽 아래 방광부분이  터질 것처럼 아팠다 . 아, 어쩌나 ...‘훼미리주스’ 병 가득하게 차오르던 좀 불투명한 바랜 치자빛 오줌을 보며 몸에 가득하던 불안이 빠지는 듯했던 기억, 기억이 수면 아래서 기포를 뿜으며 떠오르는 것 같았다 . 혜준은 오줌보를 눌러보았다 . 아프다 . 그런데 이게 물풍선은 아닌지 눌러도 오줌은 나오지 않았다 . 아, 어쩌나...오줌이 나오지  않는다 .  할 수 없이 비데 단추를 눌렀다가 세척 단추를 눌렀다가 몇 번씩 반복을 해보았다 . 차가워서 그런가? 좀 따뜻하면 나으려나 싶어서 온수를 3 단계까지 눌러서 따뜻한 물이 나왔다 . 엉덩이를  적절하게 조금씩 움직여 성기 외음부 쪽으로 따뜻한 물이 닿도록 조처를 했다 . 한 번, 두 번, 세 번... 그러나 오줌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 어쩌나, 터질 것 같은데...몇 시지 ? 의료원 응급실로 가봐야 하나 ?그날도 그랬다. 1990년 11 월 23일 밤, 출산은 고투였다 . 예기치 못한 임신에 준비되지 않은  출산은 너무나 어설펐다 . 아, 어쩌지 ? 임신인 것 같아, 라고 느끼는 순간부터 안개를 만난 기분이었다 . 차선이 보이지 않았다 . 그런데 옆에서 쌩쌩 달리는 차들이 너무 많았다 . 과속을 하는 차들...그들이 왜 달리는는지 잘 모르겠다 .여하튼 모두 속력을 내서 마구  달리는 중이었다 .

(이어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