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일제고사 전북 일부 학교 거부

 임지선·전주 | 박용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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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교과부, 체험학습 무단결석 처리… 갈등 커질듯, 교육학자 142명 “줄세우기식 평가 중단” 성명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한 학력평가가 23일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전북지역 일부 학교는 학력평가를 치르지 않았으며 일부 학부모 단체와 학생들은 체험학습에 참여해 교육당국과 마찰을 빚었다.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23일 치러진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을 선택한 서울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이 서울 덕수궁 앞으로 모이고 있다. |김창길기자

교육당국은 평가 거부를 목적으로 체험학습을 승인해준 교장·교사가 있을 경우 중징계하고 체험학습을 떠난 학생은 무단 결석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시험은 전국 중학교 1, 2학년생 135만여명을 대상으로 국어·영어·수학 등 5개 과목에 걸쳐 치러졌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한 지난 10월 초등학교 3학년 대상 기초학력 진단평가와 초6·중3·고1 대상 학업성취도 평가와 달리 이번 시험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합의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출제를 담당했다.

전북지역에서는 장수중이 학교운영위·교직원회의 등을 거쳐 시험을 거부, 정상수업을 진행했다. 체육 특목중학교인 전북체육중과 대안학교인 지평선중은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앞서 전북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일제고사 응시 여부를 물어 ‘시험 거부를 허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빚어졌다.

시험을 거부한 전국의 중 1, 2학년생은 40명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기지역에서는 20여명의 중 1, 2학년생들이 평등교육실현전국학부모회 주도로 덕수궁 미술관으로 체험학습을 떠났다. 경북에서도 중 1, 2학년생 17명과 학부모들이 경주 안압지 등에서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교과부는 이날 체험학습을 가거나 평가를 거부한 학생은 모두 36명이라고 발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은 이날 오전 검은옷을 입고 출근하는 ‘블랙 투쟁’을 벌여 일제고사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경기지역 200여개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중도·진보성향의 교육학자 142명은 성명을 통해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학생 줄세우기식 평가를 중단하고 일제고사 거부를 유도했다는 이유로 교사들에게 내린 중징계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에 동참한 경희대 교육과정학과 성열관 교수는 “교육 소외지역에 대한 어떠한 정책적 배려와 지원책도 마련해 주지 않고 시행되고 있는 학력평가는 과열입시경쟁 체제와 사교육 광풍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선·전주 | 박용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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