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메모]실천 없는 ‘李대통령 재산환원 약속’ 1년
입력: 2008년 12월 09일 18:18:24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사회환원 문제가 또 논란이다. 이 대통령이 “우리 내외가 살아갈 집 한 칸 이외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고 밝힌 지 지난 7일로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재산 환원이 언제쯤 이뤄질까’라는 보도는 심심하면 등장하는 ‘단골 메뉴’였다. 취임 초에는 상반기 중 ‘재산헌납위원회’가 설립될 것이라는, 지난 8월에는 조만간 구체적 재산환원 방안이 결정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포함해 청와대의 대답은 한결같다. “적절한 시기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것이다.

이왕 이 대통령이 재산 환원을 약속한 만큼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나 시점을 고민 중이라는 청와대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10여일을 남겨 놓고 재산 사회 환원을 약속함으로써 BBK 수사 결과 발표 이후에도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취임 이후엔 각종 간담회에서 재산 환원 약속을 상기시키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그만하면 충분했다. 이제는 약속을 지킬 때다. 이 대통령은 재산 환원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부정 축재한 재산을 내놓는 것도 아닌데 등떠밀려 환원하지 않겠다며 짜증스러운 심기를 드러냈다고 한다. ‘예고된 선행’도 달갑지 않은 마당에, ‘착한 일 하겠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해놓고 1년씩이나 미루는 사람에게 ‘대체 언제 할 거냐’고 다그쳐야 하는 사람의 마음은 더 ‘짜증스럽다’.

논어 학이편(學而篇)에는 눌언민행(訥言敏行)이라는 구절이 있다. 말하기는 쉬워도 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말은 둔하게, 행동은 민첩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선행에 있어서는 말보다 실천을 앞세울 일이다.

<김정선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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