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사이더 하우스'라는 라세 할스트롬 영화를  다시 보았다 .

호머웰즈는 언덕위의 자그마한 고아원에서 자라고

리치 박사가 아들처럼 생각해서 

의술까지 전수받을 만큼 믿음직한 청년으로 자란다 .

그런데 여성은 낙태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믿어

낙태수술을 해주는  리치 박사와 달리 호머는 낙태는 기피하고

출산만 시술한다 . 말하자면 무면허의사이지만

리치박사는 자신의 경력이 호머의 것이라고 공언한다 .


이곳의 고아들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영화를 '킹콩'이라고 믿고 살만큼

순수하다 .  그렇게 호머는 열 여덟이 된다 .

어느 날 도시로부터 부터 찾아와 낙태수술을 한 캔디와 윌리로 부터

도시생활에 대해 얼핏 전해들은 호머는 한평생 고아원에서 보낼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들과 함께 고아원을 떠나 윌리네 사과농장에서 일한다 .

 

사과주스 만드는 공장의 규칙(사이더 하우스 룰)을 지키지 않는

흑인 노동자들과 함께 살면서 호머는 세상의 규칙이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는지를 깨달아간다 .

 

이 영화는 12 세 관람가인데 12세~19 세가 보면  안되는 장면이 나온다 .

19 금 심사위원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미성년자는 안 보는게 좋다 .

이 영화는 호머가 통과의례로 사랑을 하고 낯선 세계를 경험하는

성장영화같지만 아마도 원제에 있듯이 'The Cider House Rules'

세상의 규칙에 관해서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

 

그러나 어쨌든 사이더 하우스에 룰이 있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도

룰이 있다 . 이건 대개  국회의원이 만들거나 국가가  만들어서

그걸 안지키면  구속해서 처벌을 한다 .

그 처벌에 승복할 때도 있지만 승복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

 

오늘 조간에  보니 아고라  논객'권태로운 창' 이 구속영장을 받아서 구속되었다는

뉴스가 실렸다 .처음에 그 '권태로운 창' 이라는 아이디를 봤을 때,

'인간하고는~엄청 모냥부리고 있네!' 싶었다 .

권태로운 윈도우인지 권태로운 스피어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거든지 자기 인생을 환유하고 있구먼, 싶었다 .

(이 친구는 저랑 4 년 동안 같이 학습하고 라면 먹은 동창입니다 ^^)

 

어쩌면 시를 쓴다고 했던 거 같으니 아마도' 윈도우'일 것 같다 . -.-;;

이 친구가  한 행위가 구속까지 될 사안인가 생각해보면

명박정권은 좀 오버하면서 변죽만 울리는 어설픈 액션을 하는 게

어설픈 어릿광대같다 .

 

이제 세상은 어떻게 굴러갈까 ?

내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세상은 어이없게 굴러간다 .

 

부자들 세금을 깎아주고

난데없이 간첩이 출몰하고

초등생도 입시 전선에 서고

서울 고교생은 굉장히 먼거리 통학을 하며 고교에 등급이 생기는데다

비정규직은 평생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암울한 처지가 되었다 .

그뿐 아니다 .

나라를 '하나님'께 봉헌하고

스님들은 지리산에서 오체투지로 전국을 숙연하게 만들거고 (9/4 부터)

광우병 걸렸을지 아닌지 모를 쇠고기 나도 모르게 먹게되고

(5년 후부터는 나도 뇌에 구멍이 뚫릴지도 ....)

운하판다고 (뭐 다른 용어로 미화를 할지라도 결국 그게 그거) 질척거릴 거고

공기업 매각해서 모자라는 세수 메울 거고 ......

힘없고 능력없는 사람들은 벼랑끝에 몰린 다음,

그리고 명박 패밀리는 한 밑천 잡고 물러난 다음에

그 다음에 오는 정권은  설거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 ?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공황장애 비슷한 것이 생겨서

밥만 먹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가

그 밥마저도 보장이 안될지도 모른다는 암담함이 몰려오는 아침이다.

 

어쨌든  아침은 먹었다 . -.-;;

 
200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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