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늦어도 11 월에는
...<늦어도 11 월에는 >, 이런 제목을 가진 소설이 있다 .
"당신과 함께라면 이대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는 떠돌이 남자의 말을 듣고
가출을 하는 여자의 이야기다 . 결말은 비극이지만
나에게도 그런 말을 해주는 남자가 있었다면 가출했을 것이다 .
(참! 그랬다가 망했지 ...ㅠㅠ 오래되어서 깜박 잊었다 .-.-;;)
이 책이 불륜녀의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어쨌든 11월도 다 지나간다 .
딸은 엊그제 수능을 치르고 왔다 .
아침에 마산 친구가 , " 지금 기도라도 하노 ? " 하고 문자를 보냈길래
" 니는 아직도 내를 모르나 ? " 고 답신을 보냈다 .
평화롭고 편안하게 공부할 분위기를 만들어줬고
졸리면 자고 시간나면 공부했으니 나머지는 하늘이 정해주는 운세다 .
기도는 무슨......
그런데...두둥~ 채점을 해보더니 운다 .
울고울고 또 운다 .
나도 재수 , 삼수 해봤는데
재수까지는 할만하다 .
좌절과 소외감을 겪으며 자기성찰을 할 수도 있다 .
문제는 감옥살이가 일 년 유예되는 어미 역할이다 .
흠....(기형아! 미안하다 ....^^아직 모르지만
모든 게 일 년 미뤄질 것같은 불안....^^)
2. 종부세
나도 종부세내고 싶었는데
그걸 내려고 아껴쓰고 애썼는데 @@
그걸 휴짓조각으로 만들다니 가이쉐이들!
기대한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
그렇게 나이브해가지고 진보는 무슨!
3. 울컥
내게는 울컥증이 있다 .
원래 너그럽지도 못하고 맏딸증세가 있어서
바로 밑엣 동생과 5 년전 싸웠는데
< 맞짱>뜨는 동생은 있을 수 없다는 자신과 스스로 정한 룰에 갇혀서
그 5 년간 만나지도 않고
전화로라도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는다 .
그애 딸도 내 딸과 동갑이라서 수능보기 전에 격려품을 택배로 보냈더니
딱 그 물품대금 정도를 다음 날 둘째동생 편에 보내왔다 .
딸은 현금받고 좋아하지만
흐음! 물품을 판 것도 아니고 이것이! 하다가
참았다 . 눈치보는 올케 보기가 민망해서 .
나보기가 역겨워서 지난 5 년동안 아버지, 어머니 기일에도 안오니
올케가 얼마나 콩가루 집안이라고 흉볼지 알지만
뭐라고 좋은 소리해서 달래고 싶지 않다 .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살기 에롭다......
4. 친권
조성민 친권가지고 말이 많다 .
별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전부 입 가지고 난리다 .
내가 보기에 이건 친권 문제가 아니고 재산문제다 .
만일 고인에게 재산이 없다면
외할머니도 외삼촌도 친부도 친권 갖겠다고 게게품 물 일이없을 거라고
단/언/한/다 .
그래서 나는 별 재산이 없다 .(그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
그리고 나는 얼마는 안되지만
보험금이나 손바닥만한 집 문제조차
다 잡음없도록 처리해놨다 .
근데 그렇게 수십~수백억 재산을 가지고도
유산에 대해 확정일자조차 받지 않았다니
순진한 건지 무지한 건지 영생을 믿은 건지....모르겠다 .
그 와글거리는 와중에 가장 외계인같은 네티즌들...
" 그 재산 나나 주지! "
5. 김장
7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김장도 하고
고추장, 된장도 담그고 청국장도 띄우곤 했다 .
아버지 소천 후에는 다 그만두고 그냥 있는 거만 먹고 사는데
올해는 네 군데서 김치 한 통씩 얻어서 재분배를 했다 .
식자재도 다르고 입맛도 다르며 솜씨도 제각각인데
제발 김치만은 공장 김치 아니고 제 손으로 담가먹고 살도록
입법을 했으면 좋겠다 -.-;;
(다양한 김치맛, 좋지 아니한가 !^^
나도 시간만 있으면 한 김치합니다요^^)
5. 파블로 카잘스
바흐 무반주 첼로조곡 전곡을 들으면서
하루 평균 80 킬로,대기 시간 3 시간을 견디는,
거리에서 시간 다 보내는 자발적 비정규직 생활을 견디고 있다 .
17년 동안 음악을 들으려고
빚을 내서라도 학원을 내는 모험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
혹시 음악에 대해 약간의 투자를 하실 분이라면
이 음반을 권해드립니다 ^^
6. 베토벤 바이러스
예전에 '레드 바이올린'을 보고 다세대 전셋집에서 사는 처지에
딸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쳤다 .
4/4까지 사줬건만 결과는 그리 흡족하지 못했지만
딸은 먼 후일, 내가 없는 처지에 바이올린 가르친 걸
고마워하기나 할지 잘 모르겠다 .
어쨌든 케이디스크에서 '베토벤바이러스' 를 내려받아서 보면서
한동안 즐거웠다 . 비정규직 연주자들 삶은 신산스러웠지만
쌀밥이나 아파트만큼
음악이나 예술도 중요하다는 걸 사람들이 안다면
우리들 삶은 이렇게 삭막하고 암울하지는 않을 것 같다 .
해마다 12월 31일에는 베토벤 9 번 교향곡을
불꺼놓고 들으며 한 해를 마감하곤 했다 .
주식도 망하고 펀드도 망하고
집값도 그렇고 청춘도 지나가고 애새끼도 속썩이고
아니면 장가도 못하고 시집도 못가더라도
음악을 듣는 순간 영혼이 고양되는 걸 느낀다면
뱀으로 태어나 사람들 눈을 피해
음습한 곳을 기어다니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
(라고 생각합니다 ^^)
7. 마지막으로 (이 글의 ^^)
홈플러스노동자들이 510일만에 현장으로돌아가게 되었다고
그러나 이랜드 지부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문자를 받았다 .
cms후원을 중단하실 분은 문자번호로 연락주면 해지하겠다는데
나는 끝까지 후원하겠다 .
510일!
나같은 물렁텡이는 아마 51 일만에 물러나 개새끼 ,소새끼,
욕만 했을텐데
장하고 자랑스런 동지들이다 .
그동안 얼마나 고단했을지 ...기륭도 KTX도 다승리하길 바란다 .
(아 !정말 개쉐이들이다 ! 사람을 쓰다버리는 소모품 취급하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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