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 구운몽 최인훈 전집 1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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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명준은 대학 철학과 학생으로 아버지의 친구 집에 얹혀 살고 있다.

그는 자기만의 밀실에 들어앉아 현실을 편협하게만인식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는 북한에 살면서 대남 방송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를 빌미로 이명준은 경찰서에 불려가서 구타를 당하면서

아버지와 현재 어떤 연락이 있는가 조사를 당한다. 형사들은

그를 빨갱이로 몰아붙인다. 이를 계기로 그는 남한의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월북한다. 그러나 이명준의 비판적 안목에는 사회주의 제도에

굳어진 공식인 명령과 복종만이 보일 뿐이며, 활기차고 정의로운

삶은 찾을 수가 없었다. 즉, 진정한 삶의 광장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명준은 남과 북에서 이념의 선택을 시도했으나,

어느 곳에서도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는 일종의 허무주의적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명준은 은혜와의 사랑에서이념의 무의미함을

다소나마 보상 받지만, 그것은 개인적 삶의 한정된 행복일 뿐이고,

 진정한 의미의 광장은 사라지고 없다. 그는 전쟁에 뛰어든다.

그렇지만 전쟁에서도 새로운 삶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는 포로가 된다.

포로 송환 과정에서 남이냐 북이냐의 선택의 갈림길을 맞게 된 그는 중립국을 택한다.

이제 그가 나설 광장은 남쪽과 북쪽 어느 곳에도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중립국을 선택한 포로들을 싣고 가는 인도의 상선 타고르 호가

남지나해를 지나 항해하는 어느 날 밤, 그는 바다에 투신 자살한다.




이 소설은 이미 오래된 고전이지만 아직도 유효하다는 생각을 한다 .

지긋지긋한 자본주의와 주체사상의  편협한 틀을 생각하면

둘 다 욕지기를 느낀다 .자본으로  환치할 수 없는 행복을 가능하다고 우기는

신자유주의의 광풍은 더욱 참담하다 .이명준이 바다에 투신을 하는 것처럼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도 모두 어딘가로 투신하고 싶은 타나토스를 느껴서 이렇게

하루하루가 고달픈 건 아닌지…광장에 모여서 촛불을 들었더니

자꾸만 뭐라고 하네, 가이쉐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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