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히데키의 “묵공” 이라는 만화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
묵가의 3 대에 겸애와 반전론(비폭력) 을 주장하던
묵가인(묵가를 따르는 사람들 )이 그 신조를 버리고 진나라의 침략전쟁에
동조한다 . 한나라 접경지역에서 온 혁리와 운형이 걸어가는데
이미 힘을 잃은 한나라 사람들이 침략한 진나라 병사들을 두려워한다 .
그러자 운형이 말한다 .
“...이놈 저놈 할 거 없이 벌벌 떨면서 마음속에서부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구요 . ”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잃어버린 10 년 ” 운운했을 때 ,
나는 우리가 상상하던 일 이상의 그 무엇도 이 정부에서 가능하겠구나 싶은
불길함을 느꼈다 . 영어몰입교육이 그렇고 경부운하가 그러하며 자사고
100곳 설립이 그러했다 . 그런데 한미 FTA 비준을 재촉할 때 ,
노무현이 뿌려논 바람을 이명박이 태풍으로 거두려고 안간힘이구나
하며 속으로 비웃었다 . 그리고 뒤이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
사람들이 이 싸움을 시작했을 때 나는 속으로 ,
“그래, 촛불을 들고 나서면 뭘 어쩔 거냐 ? 쇠귀에 경읽기지 .
못들은 척 하고 쇠심줄처럼 질기게 제 갈 길을 가는 게
저 사람들 일하는 방식인데 소통은 무슨 !”
그러면서 나는 운형이 일갈한 것처럼 마음속으로 이미 패배를 인정하고
있었던 것 같다. 결국 광우병 쇠고기는 수입하고 사람들은 싼 맛에
먹거나 모르고 먹은 다음 랜덤으로 인간광우병에 걸려 5 년이나
10 년 후에 쓰러지고 명박 일족은 그동안 긁어모은 재산으로
미국에서 살며 몰디브로 휴양하러 다니겠구나...하는.
대문에 걸린 정태춘의 장마를 들으니 이 노래에 유효기간이
없다는 사실이 서글프고 씁쓸하다 . 내가 처녀시절에 느꼈던 암담함을
지금 젊은이들이 또 느끼고 그때 젊었던 이젠 늙은 사람들이
또 다시 느껴야하는 세태.
우리는 다시 이길 수 있을까 ? 저 단단한 자본과 수구보수로 무장한
인간들의 벽을 뚫고 승리하여 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구가하면
참 좋겠다.
정태춘과 박은옥은 잘 살고 있는가 .
2008,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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