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태엽 오렌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2
앤소니 버제스 지음, 박시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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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인간이 사악하면 얼마나 사악한 것일까 ?

양석일의 “ 피와 뼈 ” 에 나오는 김준평이 그렇고

살인기계 유영철이 그러하며

“시계태엽 오렌지” 에  나오는 알렉스가 그렇다 .

유영철이 들으면 내가 살인기계라면

전두환은 뭐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는데

대답이 궁색하긴 하다 .




“시계태엽 오렌지” 에 나오는 알렉스는

요즘 우리나라에도 엄청 많을

그냥 동네 날나리 새끼 조폭이다 . 근데 이 청년이 하는 짓은

심히 사악해서 저런 인간이 나 사는 동네에 이주하면

내가 그냥 다른 데로 이사를 가야할 것 같다 .

알렉스를 보면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 라스꼴리니코프의 고뇌는

정말 쓰잘데기 없는 오바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




알렉스는 그런 새끼 조폭 생활을 하다가 살인죄로

성인 감옥에 간다 . 그리고 거기서 가짜 교화를 당한 채 살다가

‘루드비코’ 법에 의한 치료를 받고 출소한다 .

그건 ‘폭력’ 에 대해 약물 +심리 치료인데

이걸 받은 알렉스는 폭력을 보면 구토를 하는 증상을 느낀다 .

그리고 그 치료를 받을 때  들었던 베토벤 9 번 교향곡을 들어도

마찬가지 상태가 된다 .

(근데 이 자식이 바하나 베토벤을 좋아한다는 걸 보면

영국 새끼 조폭은 뽀대나는 행위를 즐기는 건지도 ......

음악을 들으며 악행을 저지른다니 이 무슨 엽기적 상황인지)




그런데 루드비코법으로 수인들을 변화시킨 정치인과

그 정치인을 쳐내려는 지식인들 사이에서

심리적 교란을 일으킨 알렉스가 선택한 건

자살이다 .그리고 다시 살아난 알렉스는 자신이

진짜 치유되었다고 생각한다 .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게 되어서 .......




이런 섬뜩한 소설(영화도 있음)을 보면서 정말 웃음이 나온 건

동양이나 서양이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간들이 타인을 통제하기 위해 쓴 꼼수는  어쩌면 이다지도

동일하냐 하는 점이다 .

폭력을 쓴 놈도 사회에서 격리시켜야할 존재지만

그런 놈을 데려다가 강제로 변화시키려는 폭력 또한 무섭다 .

그리고 거기에 오버랩되는 요즘 우리나라 소년 소녀들......

군인도 아닌데 까라면 까고 구르라면 굴러야하는,

21 세기  대한민국 초중고 그리고 대학생들.

특목고에 가서 기득권을 가져야한다고 거기에 밀어 넣는 탐욕스런 부모들과

거부하지 못하고 밀려들어가는 청소년,

명문대에 못가면 남은 생이 좌절로 점철될 거라는 걸 예상하여

한 시간 덜자면 남편 직업이 바뀐다고 믿는  소녀들.

그리고 청소년을 통제하는  가장 편한 수단이 ‘ 닥치고 공부 ’ 라는 걸

세뇌시켜 주입식 교육으로 공교육 제치고 사교육으로 도배하는

이 미친 듯한 세상에서

소년, 소녀들은 오늘도 고달픈 나날을 보낸다 .




이것이야말로 폭력이다 .

자유의지 따위는 뭔지도 모르면서 십대를 학교와 학원에서

시들어가는 십대들을 어찌할 것인가 ?

그걸 방조하는 수밖에 아무 도리도 없는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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