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갈나무 투쟁기 - 새로운 숲의 주인공을 통해 본 식물이야기
차윤정.전승훈 지음 / 지성사 / 199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늘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 .
우리에게 고기를 주는 동물, 우리에게 식량을 주는 열매에 대해 애정을 표현해왔다 .
이 책은 신생아 도토리가 어미 신갈나무로부터 떨어져 나와 곤두박질 치며 멀리 멀리 아주
먼 곳으로 굴러가면서 삶을 시작하는 얘기로부터 100세에 (상징적인 나이) 삶을 마감하기까
지를 신갈나무의 시선으로 그린 것이다 .

숲에 간다 .
숲에 가고 싶다 .
숲에서 그 아름다운 나무들이 가진 끈질긴 생명력과 눈물겨운 투쟁기를 읽다보면 나 역시
어느 날 나무처럼 그렇게 분해되어 세상의 먼지가 되리라는 걸 예감한다. 그리하여 오늘 내
가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그 모든 사랑과 욕망이 허수였다는 걸 깨닫게 된다 .

나무란 처음 발을 내린 곳에서 생을 이어가는 운명이다 .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겸허한 자
세가 우주를 이어간다. 그러니 제발 나무를 그대로 내버려 두어달라.그것이 사랑이다 .

<...몸의 어디에도 치명적인 조직을 만들지 않는 것 , 그리고 어디서나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복병을 배치하는 것 , 이거야말로 나무가 오랜 세월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기
본 힘이다- 92 쪽 >
<...신갈나무는 더이상 잎에 투자하지 않는다.물론 공로는 인정하지만 우선 정리해야 할 것이 잎이다 . 나무는 예우 차원에서 벌어지는 구차한 미련의 결과들이 얼마나 비효율적이며 또한 복잡한 부패의 고리를 만들어내는지 잘 알고 있다 .
신갈나무는 단호히 더이상의 미련은 갖지 않는다.그래서 엽록소도 만들지 않는다.가련한 노병은 초록을 잃어버리고 그래서 엽록소도 만들지 않는다 -105 쪽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