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의 역사 - 음식에 인생을 바친 사람들의 이야기
윌리엄 시트웰 지음, 문희경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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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식을 중심으로 쓰여있어서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컬러화보와 더불어 외식, 식당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를 다루고 있는 책이었다. 폼페이의 흔적을 통해 함께모여 음식을 즐기던 민족임을 밝혀내는 것을 시작으로 옛날에는 집에 요리할 수 있는 부엌이 없었기에 따뜻한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나가야만 했다는 배경속에서 먹는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있어보이게 만드는 식탁보의 등장, 커피하우스의 탄생과 레스토랑의 발전사를 보는 재미는 의외로 즐거웠다. 언급된 유명한 식당을 언제 가볼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미슐랭 별을 받은 식당이 서울에도 있다고 하니 언젠가는 한번쯤 가볼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판형도 좀 크고 하드커버여서 장식용으로도 괜찮아보였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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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공부 -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안희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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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평생하는거라는 말이 있다. 학교를 다니지 않은지 오래이지만 이 책을 읽은 이유이기도하다. 그렇다고 평생공부를 권하는 책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공부에 대한 생각을 담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사회의 고통은 과목별로 오지 않는데 아직도 교실에서는 20세기 방식으로 과목별로 가르친다. 그 점이 오늘 날 복합적으로 융합하는 산업 사회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기 힘들게 한다' 저자가 긍정심리학의 대가 칙센트미하이와의 대화에서 들었다는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방식의 문제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수학적인 사고의 흐름에 따른 결과를 찾는 탐구가 아닌 문제풀이 중심의 수업. 돌아보니 나또한 그러한 수업방식의 희생자였다. 미적분은 커녕 2차방정식도 못푸는 미국학생들에게 이러한 개념이해가 필요한 생태학문제를 던져주고 2~3주 안에 도서관에서 공부해서 풀어오라고 하면 몇명은 풀어왔지만 이러한 문제는 다 풀줄아는 서울대학생들에게 같은 문제를 내자 단 한명도 못풀었다는 에피소드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독서를 일처럼 하면서 지식의 영토를 계속 공략해나가다 보면 거짓말처럼, 새로운 분야를 공략할때 수월하게 넘나드는 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날이 오면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우실 거예요. 100세 시대에 20대 초에 배운 지식으로 수십 년 우려먹기가 불가능합니다. 학교를 다시 들어갈 게 아니라면, 결국 책을 보면서 새로운 분야에 진입해야 하죠. 취미 독서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독서는 기획해서 씨름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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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방 - 박정민 천우희 안재홍 변요한 이제훈 주지훈 김남길 유태오 오정세 고두심 자기만의 방
정시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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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라는 작가가 박정민 천우희 안재홍 변요한 이제훈 주지훈 김남길 유태오 오정세 고두심 배우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중 딱히 좋아하는 배우가 있는건 아니지만 대부분 이름과 얼굴 정도는 알고, 몇몇 배우는 최근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남아있는 분들이기에 배우들의 삶과 생각은 어떨까 싶어 읽어보기 시작.


간간히 들어간 사진은 현장감을 더해주었고 중간중간 저자의 생각이 짧게 들어가 있어 일반적인 인터뷰집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었다. 보통 어떤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기 직전 또는 초반에 홍보차원에서 진행하는 인터뷰가 아니기에 특정 작품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더 괜찮지 않았나 싶다. 배우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되었기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이나 가족관계 더 나아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 선택하지 않은 것들의 합이 인생이라는 철학 같은 것도 엿볼 수 있었던, 이들 배우에 대해 조금 더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었던 책이었다. 자산어보 같은, 보려다가 놓친 작품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주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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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모두의 미래를 짓다 - 건축 너머의 세계를 향한 치열한 질문과 성찰 서가명강 시리즈 17
김광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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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옮겨놓은 책이었기 때문인지 배움이 많았기에 옮겨둔다.


- 집은 외적으로부터 생활을 지키는 그릇이다.


- 근대 건축은 흰색을 가장 우월한 색채로 보았다. 언제 봐도 새 건물처럼 보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르코르뷔지에의 사보아 주택은 사람이 살지 않는데도 언제나 새하얗다.


- 우리나라 건축법은 대지 하나에 건물 하나를 규제하는 법이다.


- 건축은 건축주의 욕망을 실현해주는 수단이다.


- 사람은 건축을 만들고 건축은 사람을 만든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에서 처칠은 building이라고 했지 architecture라고 하지 않았다. 그가 말한 우리는 국회의사당에서 토론하는 의원이지 사람을 뜻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말이 멋있어서 사람들이 인용하는 것은 건축이 사람의 삶을 만든다고 주장하고 싶기 때문이다.


- 근대 이전에는 절대 군주가 지었을지라도 새 건축물은 '모두의 마음에 들었다.' 그 시대의 인간들은 그 시대의 건축과 하나였다. 그러나 근대 이후 오늘날 대부분의 집은 단지 두사람의 마음에만 든다. 건축주와 건축가.


- 자크 라캉은 '사람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말을 남겼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갖고 싶어 한다. 욕망이 대상을 찾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욕망하는 것이 나의 욕망이 된다.


- 마사이족은 오래 정든 땅을 떠나 이주하더라도 새 땅에 고향의 언덕과 강의 이름을 가져다 붙였다. 켈트족은 조상이 있는 고향의 이름을 따 가족의 이름을 지었다.


- 프라이버시란 권리가 아니라 격리다. 오늘날 우리의 아파트도 가정의 프라이버시를 중심으로 격리된다. 심지어 집안에서도 다시 프라이버시를 얻으려 저마다 밀실을 갖는다. 도어록이 붙은 아파트 철문은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마지막 방어선이 되어버렸다.


- 테마파크나 쇼핑몰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도 헤테로토피아가 있다. 이를테면 '만화 카페'는 균질한 풍경 속에 있는 '다른 공간'이다.


- 1977년 도입된 선분양 제도로 건설 회사가 제품 경쟁력보다 원가 절감, 이윤 극대화를 추구했기 때문에, 30년 정도 지나면 안전을 위협할 만큼 내구성이 약해진다. 30~40년이 지나면 가치도 점차 0에 가까워진다. 한 세대가 지나면 주택도 없어진다는 말이다.


- 공간으로 기쁨을 주는 건축이야말로 소비되지 않는 건축의 첫번째 조건이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세계의 토착 건축은 용이나 강을 중시하되 미를 우선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그 중심에는 늘 '기쁨'이 있었다. '기쁨'은 공동체의 지표이며, 건축가와 사람들, 공동체 또는 사회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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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얼굴들 - 빛을 조명하는 네 가지 인문적 시선
조수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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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색이 아직도 몇K인지는 커녕 흰색인지 주황색인지도 헷깔리는 내게 빛의 얼굴들이라는 빛에 관한 인문학 책은 색다른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다. 심지어 주광색이 낮의 태양 빛이라는 의미였고 형광등 빛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게된 것은 덤. 그럼 주황색 전구는 전구색이었나. 저자는 해당 파트에서 빛의 질로 따졌을 때 형광등은 전구보다 떨어지는 조명이라며 넓은 면적에서 빛을 내는 형광등은 대비가 적은 빛 형태를 만들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사진을 예쁘게 찍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밝히고 있었다. 집에서 셀카를 찍기 좋은 빛을 가진 공간이 화장실이 된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골든 아워라는 표현은 전에 이국종 교수님의 책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찰나의 시간으로 본듯 한데 여기서는 사진작가나 영상 제작자가 가장 사랑하는 시간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건축학 개론'에서 수지가 반짝이는 머리를 넘기는 장면,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논두렁을 다시 방문하는 마지막 장면, '기생충'에서 제시카가 복숭아의 털을 입으로 부는 장면 등에서와 같이 인상적인 장면을 담기 위해서 자주 쓰이는 시간대라고.


빛을 디자인 한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보고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었던 장스탠드 조명을 하나 샀다. 오랜만에 보는 전구색 조명. 스테인리스 집에서 책을 보거나 한잔할때 켜두면 좋을것 같아서 였다. 그리고 다소 시일이 지난 요즘 그 조명은 점점 애물단지가 되어가는 중이다. 이건 빛에 대한 무심함인지 귀찮음인지 모르겠다. 제대로 좀 써볼까 싶어 위치를 바꿔본다. 그러다보니 문득 거실등 두개중 하나가 나가서 절반만 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지금까지 안불편했으니 몇백원을 아껴서 다행인걸까. 그러고보니 스탠드 조명에는 몇만원을 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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