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사생활 - 우리는 모두, 단어 속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제임스 W. 페니베이커 지음, 김아영 옮김 / 사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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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쓰는 단어를 분석해보면 그 사람이 어떠한 성향인지 알 수 있다는 주장.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려워도 대부분 납득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억양이나 말의 속도 등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나'를 많이 쓰는지 '우리'를 많이 쓰는지 동사를 많이 쓰는지 명사를 많이 쓰는지를 큰 기준으로 삼아 여러 사례를 분석하고 있었다. 지위가 올라갈 수록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하나만 생각해보자면 미국이랑 우리나라의 문화 차이가 있어 단순히 적용해볼 수 없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긴 했는데 일반적인 스피치로 한정해본다면 일견 납득이 가기도 했다. 뒤로 갈 수록 약간 지루한 부분이 없지 않았는데 비슷한 주장의 반복처럼 느껴져서였던 것 같다. 


조금 다른 말이지만 빅데이터분석이라는게 흥하면서 요즘들어 흔히 자주 쓰이는 말의 빈도를 바탕으로 글자의 크기로 표현한 인포그래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음성인식 기술이 어서 빨리 발전해서 실시간으로 녹취록을 작성해주고 유투브 동영상에서 영문 스크립트를 자동으로 뿌려주는 것처럼 이를 실시간을 번역해서 한글로 뿌려주는 기술이 보편화되기만을 기다려본다. 그래야 이 책의 저자도 특정 스피치에서 어떤 단어가 많이 나왔는지 분석하기도 편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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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촬영하겠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전속 사진사의 부치지 못한 편지
장철영 지음 / 이상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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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시절 전속 사진기사로서 각종 행사사진은 물론 양치질 하는 모습에서부터 컵라면을 드시는 모습까지 담은 다양한 사진을 중심으로 그와 관련된 이야기와 자신의 감정을 짧은 에세이 형식으로 담아낸 책이었다. 온오프라인에서 접했던 사진들도 많았지만 처음 보는 사진들도 많았는데 허물없이 자신을 표현하고 또 사진으로, 기록으로 저장되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셨던, 아니 오히려 장려하셨던 분이셨던지라 청와대 안팎에서 그분의 기록을 담은 이런 책도 나올 수 있었으리라.


수년전 봉하마을을 둘러봤던 적이 있었다. 거기서 샀던 볼펜, 머그컵 등이 아직 책상에 남아있는데 거기 적혀있는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문구가 다시 눈에 밟힌다. 같이 과자먹고 자전거타던 손녀는 지금 중학생쯤 되었으려나. 연설비서관이셨던 분들이 쓰셨던 책들이 글을 매개로 그분의 행적을 추억해 볼 수 있었다면 이 책은 사진으로, 사진을 찍던 그 순간의 기억으로 되새겨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나저나 통역이 필요했던 자리를 사진으로 담을 당시 자기가 한말도 아닌데 억울하게 한소리 듣게 만들었던 그분은 이 책이 나오고 직간접적으로 자기였다는걸 알게 되었을법도 한데 연락이라도 받으셨는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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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합니다 - 변화하고 싶다면, 새롭고 싶다면,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김창옥의 인생특강
김창옥 지음 / 수오서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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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얼핏 본 기억은 있으나 제대로 들어본적은 없었다. 강의를 잘하시는 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책 또한 본인의 강의경험 및 그와 관련되어 일어났던 일을 중심으로 잔잔한 자기성찰적 교훈을 들려주고 있었다. 일종의 지면강의라고나 할까. 그러고보니 수년전 많은 인기를 모았던 김미경씨의 남자버전이라고 보아도 될것 같다. 책을 읽는 이유에 관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전에 이동진 독서법 기록을 보면서 발췌해두었었는데 마지막에 또하나의 문단이 눈에 띄었다. 사실 이런 책을 비롯하여 소위 자기계발 서적으로 분류되는 책 대부분에 있어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제 이야기를 기억하려 하지 마세요. 기억되지 않는 건 기억하지 마시고 잊히도록 내버려두십시오... (중략) 이 책을 끝까지 읽었을 때 단 한줄이라도 마음속에 남은 말이 있다면 전 그걸로 됐다고 생각합니다. '호텔에서 에비앙을 마셔보겠다.' 이런 거라도 좋습니다. 그 한 줄로 시작하십시오. 완벽하기 준비하고 시작하려면 아무것도 못 합니다. 이미 나는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기회되면 시작해도 된다고 미뤄도 역시 아무것도 못 합니다. 그런 이들에게는 평생 변화가 찾아오지 않습니다. 이 한 줄로 시작해야지 이미 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 모든 것을 적용하고 써먹을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다. 독자들에게 변화를 주고하자는 책들이 흔히 비판을 받는 이유로 언급되는 것이 뻔한, 당연한 이야기들의 나열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누군가는 자기계발서를 굳이 읽겠다면 적당히 유명한 책 딱 한권만 보면 된다고 말하는 것도 들어본 것 같다. 그런데 그건 마지 수학의 정석마냥 그 내용을 모두 숙지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나 옳은 말이 아닐까. 무조건 많은 읽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한건 아니지만 어떤 책을 읽더라도 단 한문장이라도 기억에 남기고 또 아주 작은 행동의 변화라도 줄수 있다면 충분히 그 독서는 의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본 최진석 교수의 강연 한장면이 생각나다. 다이어트 책을 읽고 그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마치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면 안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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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창조했을까
스티븐 존슨 지음, 홍지수 옮김 / 프런티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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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두권을 유익하게 본 기억이 있어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읽어봤다. 전체적인 컨셉은 바로 전작인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와 비슷해 보인다. 하나의 테마를 정해서 그게 어떻게 우리 인생을 나비효과마냥 바꿔놓았는지를 각종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해 나가는 방식이라는 관점에서 두권다 유사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호기심, 놀이에 대한 열망이 개선 그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실용성보다 더 극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관점하에 저자는 여러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우리 가게에 재고가 더 많고 더 싸게 팔수 있다는 장점을 어필하는게 아니라 더 화려하게 상점을 꾸며 구매행위라는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려는 시도는 상점을 백화점과 쇼핑몰의 탄생을 낳았다는 부분, 그리고 그 이후에야 절도라는게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나 자동연주 피아노를 제작하려는 시도에서 암호해독학으로 연결되었다는 부분은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컴퓨터와 인터넷 같은게 전쟁중에 암호를 해독하거나 로켓의 궤도를 계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통설의 연장선이랄까.


중세에 후추 1파운드는 금 1파운드보다 몇배나 더 가치가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당시 통후추는 화폐로도 쓰였다고 하는데 후추를 아주 좋아하는 나로서는 지금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안도감이 드는지. 앞으로 후추를 뿌려먹을때 한번 더 후추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기리라 마음먹었다. 콜럼버스 조차 계피와 후추를 쫒아 목숨을 걸고 항해에 나섰다지 않는가. 결과적으로는 후추가 아니라 고추와 바닐라를 추가시켰다고 하지만.


모노폴리 보드게임의 탄생스토리도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오늘날처럼 누가 가장 많은 돈을 확보하는지 우승자를 가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게임과 부를 최대한 공정하게 나누는게 목적인 게임 두가지로 만들어졌는데 후자는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찾지않아서 사라졌다고. 그때나 지금이나 경쟁에서 이기는 것에 대한 열명은 여전했나보다. 그나저나 며칠전 요즘 모노폴리 게임 근황이라며 올라온 사진에서는 지폐가 오가는게 아니라 개인별 전자지갑(?)같은게 주어져서 디지털로 돈을 주고받게 만드는 시스템인것 같던데 이런것도 핀테크(?)의 일종이려나.


책 말미에는 관광객들이 자기 눈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경관을 감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클로드 거울이라는 색칠한 거울을 가지고 절경을 비춰서 간접적으로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례가 등장하는데 요즘 시대의 그것(휴대폰부터 꺼내드는)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아 신기하기도 했다. 약간 지루한 부분도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유익하게 볼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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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101가지 사용법 - 연필, 이 단순한 도구의 놀라운 쓰임새
피터 그레이 지음, 홍주연 옮김 / 심플라이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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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 책상에 잠들어있던 연필을 꺼내서 한자루 깎아보았다. 다행히 휴대용 연필깎이가 날이 녹슬지 않고 용케 버텨주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목을 보고서는 별 희한한 책도 다 내는군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건 제목에서의 '사용법'을 가르쳐주기 위한 책이 아니었고 연필에 대한 추억을 되살려주기 위한 책이었던 것이다. 어렸을적에 사촌형의 연필돌리기가 너무 멋있어 보여서 따라해보려고 수없이 연필을 날려먹었던 경험에서부터 동전을 종이 뒤에 끼워넣고 연필을 뉘어 양각이 드러나도록 살살 칠해보는 놀이까지 언제 마지막으로 해봤는지도 모를 기억들을 소환해주었다. 일종의 추억소환 책이었다고나 할까.


연필을 귀뒤에 꽂아넣거나 안주머니에 넣어보았던게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간혹 안주머니에 넣은 연필을 연필을 꺼내려다가 연필심에 찔려본적도 여러번이었던것 같다. 그러고보니 나중에는 연필과 샤프의 중간버전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는데 뾰족한 연필심 끝부분만 무슨 소켓 같은 것에 끼워놓고 그 소켓을 여러개 겹쳐서 펜대안에 넣어 심이 뭉툭해지면 그 소켓만 갈아끼워서 쓰게 만든 제품이 생각난다. 친구가 쓰는걸 구경만하고 한번도 써보지는 못했었는데 변신필통과 더불어 참 갖고 싶었던 학용품이었다는. 그러고보니 지금도 있으려나? 다이소 같은곳에 있다면 추억소환용으로, 뒤늦은 소원풀이용으로 하나 사야겠다고 다짐.


그때 알았더라면 써먹고 싶었던 사용법들도 많았다. 6각형으로 되어있는 연필의 각 면에 1부터 6까지 홈을 내어 주사위처럼 쓸수 있다는 부분을 보면서는 부루마블 같은 보드게임을 할때 주사위가 없어져서 못했던 아쉬움을 떠올렸고 가운데 놓고 연필을 회전시켜 술래를 정하는 게임을 할때는 가운데 압정을 박아넣고 했더라면 잘못돌려서 저멀리 날아가버리는 일을 줄일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그래도 연필의 주된 존재이유는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일 것이다. 저자는 글씨쓰는 기능으로는 메모할수 있다정도로 갈음하고 그림을 그리는 용도로는 여러번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는데 크로키든 정물화든 간에 눈에 보이는 것의 특징을 잡아 소실점을 통한 원근감이든 음영을 통한 입체감이든 이런저런 기법을 통해 그림이라 불리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다는 것은 악기를 멋지게 연주하는 것과 비견될 정도로 매력있는 재능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연필을 한자루 챙겨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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