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이유 - 영화로 이해하는 시민의 교양
홍성수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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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이해하는 시민의 교양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실제로 책 말미에는 각 장에서 언급한 법률용어가 부록으로 붙어있기도 하고. 당연하겠지만 대부분 보았음직한 영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인지(베니스의 상인도 영화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해당 영화의 배경이나 줄거리를 바탕으로 딱딱하지 않게 읽어볼 수 있었는데 이제보니 이 책은 공개강의를 바탕으로 엮어낸 책으로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살면서 법리적 문제때문에 변호사를 만난적은 없는데 행여나 아는 변호사가 전혀 없을때, 갑자기 경찰서에 가게되었을때 우리나라에서는 형사당직변호상황실에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할 경우(오전9시부터 오후6시 안이라면) 별도의 비용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정해진 시간이 아닌 경우에는 어떻해야 하는지까지 안나와있었는데 대부분의 경우 무조건 변호인 입회전까지 묵비권을 행사하는게 답이겠지만 당연해서였는지 그렇게까지 알려줄 필요까지는 없어서였는지는 궁금.


참고로 우리나라는 10만명당 수감자가 109명선으로 세계 140위 정도라고 한다. 2018년 기준 무죄율은 0.79%가 좀 안되는데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하고. 우리나라 영화에서 법정이 등장하는 경우는 극적인 재미를 위해서인지 유죄에서 무죄로 뒤집히는 경우가 많은데 거꾸로 보면 1%도 안되는 확률을 가진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보면 되려나 싶다. 최근 본 재심이라는 드라마도 그렇고. 그러고보니 최근 방송한 유퀴즈에서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분이 있었는데 재심전문 변호사분께서 나와 또 어떤 사건의 재심판결을 곧 앞두고 있다고,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던게 생각난다. 


오래전 영화이긴 하지만 에린 브로코비치 영화를 다루면서는 민사소송을 다루는데 민사소송의 목표는 양 당사자가 타협하여 최선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지, 갈 때까지 가서 궁극의 정의를 찾는 것이 아니라는 문장이 나온다. 맞는 말 같으면서도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드는건 그건 왠지 정의롭지 못한 일로 느껴지기 때문일까. 아무리 억울해도 자동차 사고에서의 과실비율이 0이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말처럼. 


그나저나 중재가 되지 않고 소송으로 계속 가는 경우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판결이 나는데 그렇게까지 오래걸리는 이유가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았다. 아무리 사건이 많고 검토해야할 증거가 많고 심리해야 할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도 판결이 나오기까지 수년에서 십년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라면 낭비되는 유무형의 사회적 비용이 엄청날 텐데 프로세스를 바꾸든 법조인을 더 뽑든간에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밖에도 영화 카트를 바탕으로 노동법을 다루면서 등장하는, 부지런히 일을 한다는 뜻의 근로와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라는 뜻의 노동의 차이라던지(그래서 근로의 권리는 일할 권리로, 근로자는 노동자로, 근로조건은 노동조건으로 바꾸는걸 추진중이라고) T익스프레스라는 롤러코스터에 시각장애인이 탑승할 수 없었으나 정말 시각장애인의 안전문제가 있는 것이 맞는지 현장검증을 통해 소송의 결과로 안전함을 밝혀내서 탈 수 있도록 했다는 부분 등도 흥미로웠던, 아, 표현의 자유 관련해서는 래리플린트라는 영화도 한번 보고 싶게 만들어주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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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 -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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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본 소설. 더이상 개혁을, 변혁을 추구하기 힘들어진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야만 하는 세대를 표백세대라고 부르며 특이하게 두개의 이야기가 같이 전개된다. 처음에는 알수없는 닉네임으로 대화하는게 무슨 이야기인가 싶다가 뒤로 갈수록 서서히 맞물리면서 몰입이 고조되는데 무슨 상을 받았던 작품답게 끝까지 재미나게 읽을 수 이었다. 소설속의 여자주인공은 얼마전 넷플릭스에서 방송된 인간수업에서의 여자주인공을 생각나게 했는데 비슷한 배경과 성격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인물들이야 당연히 다르고.


그때쯤 베르테르 효과를 생각나게 할만한 연속 자살사건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줄거리를 설명하려니 스포일러가 될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A대학을 중심으로 한 등장인물들의 관계나 대화 잦은 술자리의 경험 등에서 옛추억을 떠올리게 해 소설 그자체와는 다른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때 종종 가던 술집들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몇몇 상호가 기억나기도 했다. 동래파전이라고 등장한 곳이 어딘가 궁금하기도 했고. 나그네 파전(이름이 맞는지 가물가물) 아니면 동학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동학은 지금도 있으려나.


미래에 어떤 행동을 하도록 생각을 심어놓거나 자기를 추종하도록 만드는 여주인공의 능력은 요즘 회자되는 가스라이팅과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진다. 간혹 섬뜩해지는 부분도 있었는데 꿈과 희망을 꿈꾸기 힘든 시기인건 지금도 마찬가지여서일까. 자살이 아닌 사회파괴적인 악플, 흉악범죄로 바꿔서 나타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소설내용과 관계없이 대학 친구들에게 한번 안부연락이나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오랜만에 신촌에서 보자고 해볼까 싶다가도 이젠 너무 흩어져서 거의 불가능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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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예의
권석천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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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앙일보 기자, 논설위원을 거쳐 지금은 JTBC에서 재직중이신 분이고 칼럼을 잘 쓰셔서 이번에 그 칼럼을 모은 책이 나왔다. 사실 칼럼으로서 접한적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책광고를 통해서 알게되어 읽어보게 된 책인데 지난번 밤이 선생이다도 그렇고 소사이어티 없는 카페도 그렇고 좋은글을 읽는 재미에 대해 다시금 일깨움을 주었던 책이다. 너무 분노가 조절 잘되는 것도 분노조절장애라는 메시지나 좋은 사람이 되는 과정에 직업이 있는 것이라는 표현 등 깨달음을 주는 표현들이 심심치않게 등장했는데 그것만큼이나 좋았던건 너무 바빠서 생각을 못하는게 아니라(못하는 것도 있지만) 생각을 하면 괴로워지기 때문에 생각을 피하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나 삶의 굴곡을 지날땐 크락션을 길게 울려야 한다는 표현들 또한 너무 멋져보였다. 아, 사람의 관계에 대한 주의를 이야기할때 자동차 사이드미러에 적힌 문구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있다는 걸 떠올리라는 팁까지.


책 제목은 총 4부 중 3부의 소제목에서 가져왔는데 참 잘지은것 같다. 요즘 시대의 언론은 도대체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어보이는데 언론인으로서 그에 대한 비판은 없어보여 아쉽긴 하지만 인문사회서적으로서의 많은 지적 또한 필요한 것이기에 그만큼의 관심을 받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말미에 영화배우의 입을 빌려 발표한 공약들은 허경영스럽긴하지만 긍정적으로 논의해볼만큼 필요한 세상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고(고등학교 졸업후 1년간 월드 투어를 지원한다! 결혼 10년 계약으로 혼인신고 후 만 10년이 지나고 연장, 변경이 가능하도록 법을 정비하겠다! 50대도 군에 입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 등) 책을 마무리하면서 편집자에게 반전이 없어서 아쉽다는 평가를 들었을때 분노조절을 못할 뻔했다는 표현에서는 피식하기도 했다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이웃에 대한 예의가 필요한 세상에서 책은 안읽더라도 이 서로에 대한 예의만큼은 언론인들이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제발 기사를 쓰거나 행동하기전에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기자일때 겪은 에피소드로 국회출입 기자들은 보좌관들이나 의원들과의 호칭이 선배 뭐 이런거라던데 그런식으로 지내서 올바른 기자생활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더라는. 또 언젠가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듣고보니 자기는 자격이 안되는것 같아 물러난다며 생방송 도중 짐을 싸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던데 이글을 언제 썼는지 모르겠지만 지난정부때 그 어처구니 없던 해양수산부 장관이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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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 100번 넘어져도 101번 일으켜 세워준 김미경의 말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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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유튜브에서 책을 소개하는 영상을 본적이 있고 팟캐스트에 출연하셔서 말씀하신것도 잘 들었는데 유튜브 등에서 소통하시면서 나눈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책을 낸것 같아 읽어본 책이다. 전체적인 메시지야 그간 다른 책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니 하나하나 적는건 큰 의미가 없어보이고 눈에 띄는건 역시나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메시지 전달방식, 그러니까 문체였다. 스피치를 여러번 직간접적으로 접한적이 있어서인지 마치 강연을 옆에서 듣는것 처럼, 더군다나 이건 사연소개와 더불어 조근조근 이야기해주고 있는데 인생코칭 스쿨이라도 진행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소통하는 듯한 글쓰기덕분에 한자한자 빠짐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기에, 그 사연이 모두 나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기에 전부를 기억할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나에게 얼마나 와닿는냐, 즉 몰입정도에 따라 읽는 속도가 달라졌는데 이미 들어본바 있지만 결정근육을 키우라는 말, 절반도 아니고 20%만 확신해도 일단 해보라는 말이 다시금 꽂혔다. 성공이든 실패든, 하다못해 흐지부지 되든 경험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야 인생에 대한 중요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일단 결정해버려서 요새 살짝 문제이긴 하지만. 


이밖에 조언이 폭력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나 형재자매사이에 잘지내라는 메시지, 직장에서 절친을 만들지 말라는 메시지(이건 호불호가 있을듯) 등 21세기판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읽는 느낌...은 진부한 표현이고 좋은생각, 샘터... 이것도 그런가... 하여간 김미경씨의 영상 여러편을 한큐에 접한 느낌을 주었던, 사실 틀린말도 아닌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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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 - 의사 결정에 힘이 되는 과학적 사고의 모든 것
유정식 지음 / 부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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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제목이 좀 낚시성이 있다. 얼마전에 넷플릭스에서 빌게이츠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인사이드 빌게이츠였나? 거기서 그가 읽(으려)는 책을 소개하는 부분이 있어제목만 적어두기도 했던터라, 그리고 싱크위크인가 생각주간인가 자체 독서주간을 일주일인가 정기적으로 가지면서 여러 책을 챙겨간다고 들었던 터라 그것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그런 내용은 전혀 없는데 책의 주제는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이었고 이와 관련한 논문, 실험을 소개하면서 얼마나 우리가 착각에 빠지기 쉬운지, 비합리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이야기하며 여러 짧은 글들을 나열하고 있었다.


비교해보진 않았지만 전작에서 다루어졌던 이야기들도 여럿있는것 같은데 '착각하는 CEO'라는 책을 먼저 읽어서 그런지 그책이랑 비슷한 느낌. 뭐 비슷한 주제의 책을 여럿 보아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상식삼아 알아둘만한 내용들이 많았는데. 


- 뇌와 침대 매트리스의 공통점은? 우리는 침대 매트리스에서 스프링 하나를 빼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처럼 뇌도 많은 중복부분이 있어 일부분이 고장이 나도 잘 작동한다는 점. 우리 뇌는 비효율적이기에 오히려 안전하다고.


- 메기효과는 과학적으로 전혀 증명된바 없는 이야기. 포식자가 존재하면 먹이동물은 건강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먹이동물은 천적을 만나면 오히려 움직임이 둔해지고 천적 또한 쉽게 구할 수 있는 작은 먹이감에 만족하니 생기가 떨어진다.


- 끓는 물 속 개구리 이야기도 마찬가지. 끓는 물에 개구리를 던지면 근육이 바로 익어서 못빠져 나온다고. 미지근한 물에서 서서히 올리면 기어나오고. 이거 그런데 동영상도 있지 않았나? 끓는물이 아니라 다소 높은 온도의 물이면 다르려나.


- 혈액속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으면 헤모글로빈의 활동이 저하되어 산소를 제대로 운반하지 못한다. 혈액속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혈액이 산성으로 변화되는데 이렇게 산성으로 변해야 헤모글로빈이 운반하던 산소를 세포에 내려놓는다. 그런데 과다 호흡을 하면 혈액내에 이산화탄소가 충분하지 않게 되고 그에 따라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세포에 내려놓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데 이걸 발명자 이름을 따서 '보어효과'라고 한다.


- 목표 달성의 동기를 높이는 방법중 효과적인 것은 목표를 조건문으로 바꾸는 것이다. Y를 한다가 아니라 X면 Y를 한다로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 응답자들의 연령, 성별, 인종, 학력, 수입, 종교 등의 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 평균 취침시간과 IQ의 관계를 분석하니 IQ가 높은 응답자일수록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더 올빼미족에 가까웠다고. 그런데 함정은 성적과의 상관이 별로 없었는데 시험은 낮에 보기 때문이라고. ㅠ.ㅠ


- 최초 직감의 오류First Instinct Fallacy. 즉 본능적으로 느낀 답을 바꿀 기회가 있다면 바꾸는게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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