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 앞을 내다보는 선택을 하는 법
스티븐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프런티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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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아닌 선택에 관한 책이었다. 물론 선택의 결과또한 미래라고 볼수 있지만 생각했던것과 초점이 달랐달까. 그래도 저자의 전작들을 나름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서(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 원더랜드 등) 꾸역꾸역 보긴 했는데 아무래도 대충 아는 내용이 많이 보여서인지 집중하기는 쉽지 않았다.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나오는 시스템1 사고와 시스템2 사고, 개리 클라인의 직관관련한 책(제목이 생각안나는데 사전부검 같은 개념이 나온 책이었나 그럴듯), 칩히스와 댄히스 형제의 자신있게 결정하라 정도의 책을 이미 본 사람이라면 나와 비슷한 감정일듯. 


그래도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기 까지의 판단과 과정, 그리고 결과를 설명하는 부분을 보면서는 나름 흥미진진함을 느낄수 있었는데 얼마전에 영화 소개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이 작전을 다룬 제로 다크 서티라는 영화가 생각나 영상으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없진 않겠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앞부분에 등장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빈민가라는 '파이브 포인츠'를 보면서는 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 갱스 오브 뉴욕이 생각나기도 했고.


뭐 이건 책의 주제와는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이고 어떤 선택에 있어 장점과 단점을 기록하고 중요도를 매겨서 더 높은 점수가 나오는 쪽으로 선택하라는 방법은 벤저민 프랭클린부터 썼다는 방법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다윈도 결혼을 할지 말지를 이 방법을 통해 결정했다는 사실은 신선했다. 시스템1, 2사고, 시나리오 플래닝, 사전부검 등의 방법 등은 앞서 언급한 책등을 통해 대략 알고 있는 내용이었고. (물론 이 책에서도 각 방법등을 깊게 다루지는 않는다.) 아, 디자인 샤레트design charrette라는 용어는 생소했는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비판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개방적인 심의과정을 말한다고 한다. 이는 악마의 변호인이나 다양성의 힘 같은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을듯.


제프 베조스의 70%의 법칙, 그러니까 완전히 확신할때까지 기다렸다가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 수준이 30%까지 내려갔을때 결정을 내린다는 법칙을 보면서는 지난번 김미경씨의 책을 보면서 20%만 확실해도 행동으로 옮긴다는 부분이 생각났는데 어떤 판단이든 적절한 비율을 맞춰야 겠지만 비즈니스적인 판단이냐, 개인차원에서의 결심, 행동과 연관된 판단이냐에 따라 그 중심이 다르겠거니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같은 경우는 물론 더 많이 행동하고 경험해봐야 하는 쪽에 가까울 것이고. 경험에 대한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아이디어 실현사례로 등장한 뉴욕시의 하이라인 파크를 보면서는 아직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서울역의 그.. 고 박원순 시장님께서 유사하게 만든 고가도로 공원이 생각났다. 그분의 여러 업적들과 별개로 아름대운 가게에서 한학기 자원봉사를 한 경험이 문득 떠오른다. 흠.


각설하고 외삽의 오류, 레드팀의 운용, 숫자화 하지않으면 관리할 수 없기에 도출한 탄소절감 효과의 숫자화, 자율주행차의 각종 판단상황에서의 오류를 피하기 위한 위험규모와 확률, 위험값을 계산한 테이블 등이 눈에 띄었던 책이었다. 그러고보니 자율주행자동차가 대중화되어 여러 제조사에서 생산하게 되는 경우 트롤리 딜레마를 포함한 주행알고리즘은 제조사에서 각자 개발하여 탑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된 가이드라인을 정해 공유해야 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근미래에 있을법한 일이려나. 책 말미에서는 소설을 읽으면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 상승해 의사결정 능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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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뇌 - 기억력, 집중력, 학습 속도를 끌어올리는 공부머리 최적화 기술
다니엘 G. 에이멘 지음, 김성훈 옮김 / 반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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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미국이나 유럽으로 유학간 한국이나 동양계 학생들의, 정확히는 학부모들의 공부에 대한 열정 때문에 우리나라의 학원이나 과외 시스템이 옮겨가는등 학교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몇년전부터인가는 베트남에서도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는 중이고. 지인중에 베트남 학원강사로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고 들었던 기억도 있다. 


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이러한 공부에 대한 열정이나 시스템과 꼭 비례하지만은 않는게 학업성적이다. 얼마전 선풍적인 인기였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의 코디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할텐데 이 책은 마치 그 코디가 해줄법한 조언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정도에게 알맞는 책이라고나 할까. 초반에 자가진단을 소개하는 부분이 있어 해당 사이트를 방문했지만 당연하게도 영문으로 되어 있어 제대로된 진단은 어려웠는데(의외로? 모르는 단어들이 나와서 아쉽지만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닫았다.) 책 말미에 실린 진단지가 그거였던것 같기도 하다.


몇몇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 퀴즐렛Quizlet이라는 어플을 이용하면 쉽게 플래시 카드를 만들 수 있다는데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어플이 분명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그걸 소개해주던가 하다못해 이 어플이 한글을 지원하는지 정도는 확인해서 알려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 교과서나 노트에 밑줄을 긋거나 강조표시를 하는것이 효과적인 공부법이라고 소개하는 부분도 있는데 14가지 색을 써서 대부분의 내용에 밑줄을 긋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를 할때는 드라마 꼰대인턴에서의 그 남자 인턴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 장면이 있으려나... 찾아서 넣어본다.



- 이밖에 객관식 보기 중 오답을 걸러내는 법이나 긴장을 푸는 법, 시험전날 공부요령 등 별의별 팁들이 망라되어 있는데 심지어 아예 몰라서 찍어야 할 때는 2번이나 3번 보기를 고르면 된다는 부분도 있다. 그러고보니 중학생이 보아도 될만한 책인듯. 적절한 질문으로 선생님께 잘 보이는(?) 팁도 나온다.


제목만 봐서는 뇌과학 관련한 도서인줄 알았는데 앞부분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부법에 대한 실용서였고 심지어 앞부분에서 다룬 뇌의 각부위 명칭은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관련 책에서 보아왔던 용어와도 달라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전두엽, 측두엽, 후두엽, 소뇌, 편도체 등등 이런말이 아니었다.) 중간에 저자가 여자친구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를 뻇겨 C를 받은 기억이 있다고 쓴 부분을 보면서는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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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호크니 리커버 에디션)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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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신인 작가투표에서인가 보고 한번 읽어보자 싶어서 선택했는데 예상치 못한 SF소설집이었고 이틀만에 완독했을 정도로 재밌었다. 테드 창인가 하는 분의(순간적으로 테드 창이 맞나 싶어 찾아보기까지 했는데 동명이인(?)이었다... 극한직업!) 나와 당신의 이야기라는 책을 맛깔나게 본 기억이 있는데(그러고보니 영화 콘택트를 아직도 안봤다. 이번주에 꼭!) 솔직히 그만큼이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름 생각의 틈을 벌려주고 여운을 안겨주고 있어 한편한편 남은 편수가 줄어드는게 아쉬워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모든 작품속에 녹아든 아이디어가 기발했는데 특히 책 제목이기도 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이라는 작품과 감정의 물성이라는 두 작품이 원픽, 아니 투픽이었다. (이런식으로도 표현하는지 모르겠다만) 과학의 발전 방향 속에서 의도하든 그렇지 않았든 소외되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플롯을 짤 수 있는건지 끝까지 보고 나서 다시 앞부분을 들춰볼 정도로 정말 놀라워하면서 볼 수 있었다. 감정의 물성이라는 단편에서는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물체를 다루고 있는데 아이디어의 참신성은 둘째치고 인간의 속성을 다루고 있어 나같은 경우 조금 찔리기도 했다.


'선배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제 생각은 이래요. 물성이라는 건 생각보다 쉽게 사람을 사로잡아요. 왜, 보면 콘서트에 다녀온 티켓을 오랫동안 보관해두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사진도 굳이 인화해서 직접 걸어두고, 휴대폰 사진이 아무리 잘 나와도 누군가는 아직 폴라로이드를 찾아요. 전자책 시장이 성장한다고 해도 여전히 종이책이 더 많이 팔리고. 음악은 다들 스트리밍으로 듣지만 음반이나 LP도 꾸준히 사는 사람들이 있죠.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향수로 만들어서 파는 그런 가게도 있고요. 근데 막상 사면 아까워서 한 번도 안 뿌려보는 사람들도있다고 하더라고요. (중략) 그냥 실재하는 물건 자체가 중요한거죠. 시선을 돌려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거잖아요. 물성을 감각할 수 있다는게 의외로 매력적인 셀링 포인트거든요.'


'소비가 항상 기쁨에 대한 가치를 지불하는 행위라는 생각은 이상합니다. 어떤 경우에 우리는 감정을 향유하는 가치를 지불하기도 하니까요. 이를테면, 한 편의 영화가 당신에게 늘 즐거움만을 주던가요? 공포, 외로움, 슬픔, 고독, 괴로움... 그런 것들을 위해서도 우리는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죠. 그러니까 이건 어차피 우리가 늘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 아닙니까?'


귀신의 집처럼 돈내고 공포를 체험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슬픔이나 고독을 느끼기 위해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슬픔이나 괴로움을 느끼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경우는 없지 않을까하는 다소 억지스런 반례를 생각해보기도 했던, SF소설의 또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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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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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더 손에 자주 잡히는 시기이다. 먼저번에도 언급한 책 읽어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이 책을 다루었던 기억이 있어 다시 찾아보기도 했는데 대충 줄거리를 알고 있어서인지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빨랐지만 방송에서 언급했던 문장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한템포 쉬어가게 되는게 이런게 방송의 힘인가 싶기도 했다. 


1930년대 후반에 나온 책이라고 하던데 이 때는 DNA구조가 밝혀지기도 전이었다고 한다.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나오기도 전이고. 물론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이 책의 영향을 받았으려니 싶지만. 하여간 생물학적인 출산과정을 인간에게서 분리하고 태아의 산소, 혈액공급을 제한하여 지능을 일부러 떨어뜨린 인간종을 구분하여 만들어낸 세상에서는 오늘날의 정상적인 인간계급인 알파를 제외한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계급은 모두 본인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노예계급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중 약간의 변이를 일으킨 알파계급 한사람과 여러사람을 좋아하고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왜인지 그렇지 못했던, 그 계급에서는 평범하지 않았던 알파도 아니고 엡실론더 아닌 감마였나 하는 계급의 레니나와의 여행, 그리고 거기서 만난 린다와 그의 아들 야만인 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군데군데 저자의 의도에 따라 직조된 셰익스피어의 작품속(템페스트, 오델로, 햄릿 등) 대사와 더불어 기계적으로 읽히는 느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을 잃지 않았던건 그만큼 오늘날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 우리들에게, 고통을 거세하려는 미래가 과연 좋은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를 던져주는 등의 메시지가 의미있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현재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상시휴대하며 복용하는, 심지어 소요사태를 진압하는데도 사용하는 소마라는 물질은 오늘날 스마트폰을 필두로한 유튜버, 아프리카티비 등의 VJ가 아닐까 싶으면서 우리의 정신을 지배한다고까지 생각이 들진 않지만 윈도우를 필두로 전세계에 오피스세계를 구축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약자인 마소를 뒤집으면 소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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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포도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4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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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치 않게 읽어보게 된, 제목만 얼핏 들어봤었던 책이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으로 2권으로 된 책인데도 신기한건 지루함을 느끼기 힘들었는데 그게 퓰리처상을 받은 이유가 아니었을까 이유를 특정할 순 없지만 혼자 생각해본다. 그러고보니 이 상은 사진한테만 주는게 아니었나 싶은데 얼핏 찾아보니 언론이랑 문학 분야에서의 업적을 대상으로 수여하는가보다. 그러고보니 저자가 기자출신이다.


오클라호마에 살던 3대가족이 트랙터의 등장으로 소작농으로서도 살지 못하고 쫒겨나 일거리가 풍부하다는 캘리포니아로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소설인데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모큐멘터리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문학적인 수사문구 보다 간결하게 대사와 행동위주로 쓰여져 있어 초반만 잘버티니 그 뒤부터는 술술 읽혔다. 착하게 사는 것과 행복하게 사는 것은 절대 원인과 결과가 될 수 없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아래 사회구조의 변화로 인한 가족의 붕괴를 보여주는 가슴아픈 이 소설은 수십년이 지나고, 태평양을 건넌 우리나라에서의 오늘에 빗대볼 수도 있을것 같다. AI로 인한 일자리의 소멸을 걱정하고 대비를 권하는 전문가들의 많은 글이 쏟아짐과 동시에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또 다시 사회가 언택트니 뭐니해서 재편되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결국은 은행이 돈을 벌고, 땅을 가진 농장주만 배를 불리는 사회구조속에서 주인공 가족이 세를 불려 정당한 노동권력을 획득했다면 이 책은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을 다루는 책이 될 수 도 있었겠다 싶다.  만약 그랬다면 책 출간시기를 고려해봤을때 메카시즘 광풍시기랑 전후가 어찌되는지는 몰라도 출간금지당하거나 잡혀들어갔을 듯. 주인공인 톰이 케이시라는 목사직을 내려놓은 목사를 만나 사람이 자기만의 영혼을 갖고 있는게 아니라 커다란 영혼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믿고난 후에 도망쳐야만 하는 자신을 걱정하는 어머니께 케이시의 말이 맞다면, 믿는다면 자기는 어디에나 있을거라고 하는 말이 종교적인 색안경을 끼고보지 않아도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부분이었는데 영혼의 한조각이 포도 한알을 의미하는건가 싶기도.


몇달전 종영한 책읽어 드립니다 시즌2가 시작한다면 이 책을 다루어주어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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