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포도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4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연치 않게 읽어보게 된, 제목만 얼핏 들어봤었던 책이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으로 2권으로 된 책인데도 신기한건 지루함을 느끼기 힘들었는데 그게 퓰리처상을 받은 이유가 아니었을까 이유를 특정할 순 없지만 혼자 생각해본다. 그러고보니 이 상은 사진한테만 주는게 아니었나 싶은데 얼핏 찾아보니 언론이랑 문학 분야에서의 업적을 대상으로 수여하는가보다. 그러고보니 저자가 기자출신이다.


오클라호마에 살던 3대가족이 트랙터의 등장으로 소작농으로서도 살지 못하고 쫒겨나 일거리가 풍부하다는 캘리포니아로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소설인데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모큐멘터리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문학적인 수사문구 보다 간결하게 대사와 행동위주로 쓰여져 있어 초반만 잘버티니 그 뒤부터는 술술 읽혔다. 착하게 사는 것과 행복하게 사는 것은 절대 원인과 결과가 될 수 없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아래 사회구조의 변화로 인한 가족의 붕괴를 보여주는 가슴아픈 이 소설은 수십년이 지나고, 태평양을 건넌 우리나라에서의 오늘에 빗대볼 수도 있을것 같다. AI로 인한 일자리의 소멸을 걱정하고 대비를 권하는 전문가들의 많은 글이 쏟아짐과 동시에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또 다시 사회가 언택트니 뭐니해서 재편되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결국은 은행이 돈을 벌고, 땅을 가진 농장주만 배를 불리는 사회구조속에서 주인공 가족이 세를 불려 정당한 노동권력을 획득했다면 이 책은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을 다루는 책이 될 수 도 있었겠다 싶다.  만약 그랬다면 책 출간시기를 고려해봤을때 메카시즘 광풍시기랑 전후가 어찌되는지는 몰라도 출간금지당하거나 잡혀들어갔을 듯. 주인공인 톰이 케이시라는 목사직을 내려놓은 목사를 만나 사람이 자기만의 영혼을 갖고 있는게 아니라 커다란 영혼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믿고난 후에 도망쳐야만 하는 자신을 걱정하는 어머니께 케이시의 말이 맞다면, 믿는다면 자기는 어디에나 있을거라고 하는 말이 종교적인 색안경을 끼고보지 않아도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부분이었는데 영혼의 한조각이 포도 한알을 의미하는건가 싶기도.


몇달전 종영한 책읽어 드립니다 시즌2가 시작한다면 이 책을 다루어주어도 좋을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