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열심히 사는 이유는 잘 죽기 위해서다. 죽음과 삶은 항상 붙어 있다. 죽음이 멀리 있다고 생각할수록 좋은 삶을 살 수 없다.  고민스러운 문제에 대한 결정에 있어서도 죽음은 훌륭한 기준이 된다.  

   자살 비율이 증가일로에 있다. 사회적 대응의 필요성에 대한 다각화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최소한 자살을 선택한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어떠한 평가를 했을 것인가. 완벽한 주관영역의 문제이므로 평균값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질환에 의한 환상체험의 결과라면 이러한 질문 자체가 무의미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다만 자살이 안타까운 이유에 대해 조금은 다른 생각이 있다. 죽음에 대한 몰이해로부터의 탈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잘 살기 위한 목표로서의 죽음이 삶의 포기로 전도되는 사례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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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십팔사략 세트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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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더워야 한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그런데 습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유난하게도 다습한 일기가 부담스러운 올해이다.  더위를 잊겠다는 차원에서 선택한 책은 아니었다. 그간 중국사는 호기심은 있지만 와락 덤비기에는 부담스러운 영역이었다.  일단 만화책으로 막연히 걱정스럽기만 했던 대상을 심리적으로 제압하고자 했던 것이다 . 

그리하여 소박한 계획을 세워봤다. 하루 한권과 간단한 리뷰를  열흘간 해보기로 한 것이다. 당행스럽게도 실천할 수 있었다. 물론 책에 재미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한다.  

무척이나 보람있는 독서였다고 자부하고 있다. 중국역사를 알게된 점에서 뿌듯함을 느꼈다. 그런데 그에 못지 않게 큰 소득이 있었다. 리뷰쓰기에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평소에도 물론 리뷰의 중요성을 알고는 있지만 적극적이지 못해 왔었다. 쓰지 않은 독서는 손실이 너무나 많다는 점을 이 시리즈로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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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주민 - 생활과 의식, 그리고 정착지원정책
윤인진 지음 / 집문당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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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9년 9월 현재 탈북자는 1만 7134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탈북자를 보호 관리하는 보안경찰은 지난 10년간 700명 수준으로 유지되어 왔습니다. 2001년 보안경찰 1명당 관리 탈북자는 2-3명 이었지만 2009년에는 24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이는 물리적으로 관리 불가한 숫자이고 보안경찰 업무는 방첩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보안경찰의 업무과중이 심각한 상황인 것입니다.
   

  북한 이주민에 대한 경찰활동 지원은 통일 후 사회통합의 실질적인 예행연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안경찰 인력을 보강하고 관리 시스템을 보완하여 탈북자 지원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다문화 차원에서 북한이주민은 제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혼 이민자 다문화 가족에 대한 관심이 증대 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의 정도가 낮아지게 된 영향도 있습니다. 천안함 사태와 황장엽 암살조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탈북자의 적응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미국 북한 인권법 제정이후 탈북주민이 미국이나 유럽으로 이민 또는 망명하는 사례가 발생되고 있습니다. 과거 혼혈인 방출정책 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로 볼 수 도 있습니다.

  감시감독 일변의 보안활동만으로는 탈북자의 성공적 정착에 기여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정부도 지난 3월 25일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개정법률을 공포한 바 있습니다. 2000년 초반 까지는 북한 인주민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많았지만 2000년 중반부터 북한 이주민에 대한 정부지원이 그들을 의존적으로 만든다는 지적에 의해 지원이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선행연구들은 북한이주민들은 남북 사이에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가 심각한 상황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남한 주민들의 편견과 부정적 태도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2004년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후 국내 거주 북한이주민 중 미국으로 이민을 가거나 망명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고 2007년 영국 등 유럽으로 가서 난민을 신청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은 60년전 같은 민족이었지 현재는 완전히 다른 보호해야 하는 민족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가 그것의 요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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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간 한국전쟁 - 한국전쟁기 마을에서 벌어진 작은 전쟁들
박찬승 지음 / 돌베개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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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60주년이 되었다. 올해는 한국전쟁에 대한 사회문화적 재조명의 시도가 어떤 때보다 활발했던 것 같다. 한국전쟁은 근대사에 가장 큰 사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에 걸맞는 진지한 성찰은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 너무도 참혹하였기에 의도적인 무관심이 발동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극적인 사건일수록 객관적인 평가와 분석이 필요하다. 그래야만이 그 사회에 적합한 건전성을 정초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기념해에 맞춰 제작된 몇 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노근리 사건을 주제로 다룬 「작은연못」은 전쟁사에 대한 편협함을 인식시켰다. 그간 한국전쟁의 단면에만 집중해왔던 것 같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군대 경험은 전쟁의 개념을 ‘작전’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간 한국전쟁의 이미지는 정형화된 공방의 형태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한국전쟁의 민중사에 대한 문제에 궁금증이 생겨나던 중 본 서적을 구입하게 되었다.

  사회적 갈등은 어느 시대나 존재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갈등은 사회적 필연의 산물로 이해되고 있다. 통상 갈등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실증적으로 실시된 갈등에 대한 연구들은 이러한 편견에 문제를 제기한다.

  지금까지 학문적으로 논의되어온 갈등에 대한 관점은 크게 두 가지 입장으로 추려볼 수 있다. 마르크스주의적인 계급적 갈등과 코우저의 기능론적 입장이 그것이다. 전자는 대립과 반목을 상정한 것이다. 반면 기능론에서의 갈등은 사회발전에 유용한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독서를 시작단계에서는 타이틀에 입각하여 마을 단위의 치열한 교전 장면을 염두해 두기도 했다. 책의 제목만으로는 그러한 추측이 가능할 수 있다. 전쟁이 마을로 갔으니 마을단위의 군사분계선이 이미지화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독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갈등’이라는 키워드를 염출해내게 되었다. 이후부터 독서의 관점은 오로지 그것에만 모이게 되었다.

  갈등이 사회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적절한 수준의 갈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갈등 수준이 전혀 없는 것도, 너무 많은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갈등이 없는 상황은 나태와 정체로 묘사될 수 있다. 반대로 갈등이 심각한 상황은 파멸에 이르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필요로 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 무렵 농촌에 내재된 갈등수준이 이러했던 것이다. 당시 한국사회의 갈등은 그 자체로 전쟁 전야와 같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마을 주민들 내부에 이미 충돌을 가져올 수 있는 갈등 요소들이 있었고 전쟁을 계기로 폭발”하는 메카니즘이 발동되었던 것이다.

신분, 토지, 이념, 지역전통, 집안 다툼 심지어 종교 까지도 첨예한 갈등의 요소가 되었다. 이러한 요인들이 몇 가지씩 복합되는 상황도 있었다. 그러할수록 학살의 기회가 더욱 잔혹하게 활용되었던 것이다.

역사읽기의 요체는 현재의 교훈을 찾아내어 실천하는 것에 있을 수 있다. 오늘날 한국의 갈등을 객관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성은 이에 근거할 수 있다. 적절한 수준으로의 갈등의 관리는 국가운영에서 많은 고려가 요구되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국가위기 상황이 봉착되는 경우 이를 극복하는 에너지는 갈등의 관리수준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한국전쟁을 이해하는 중요한 안목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독서보람이 크다고 하겠다.

다만 일말의 아쉬움이 있었다. 집필형태가 연구논문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자칫 지루한 독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에 순서와 범위 그리고 요약하는 형식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형식은 동일한 문장을 반복시킬 수 있다. 같은 문장이 되풀이 되는 것은 교양서에서 드문 경우에 해당한다. 교양서를 상정한 편집에 충실했다면 더 훌륭한 서적이 됐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이 땅의 모든 비극을 감히 애도해보며 리뷰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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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사략 10 - 북송시대 남송시대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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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정하고 실행계획을 구체화해서 실천하는 것은 규모 있는 삶의 기본적 패턴이다. 개인과 조직을 망라하는 것이라 하겠다.
중국 고대사의 ‘대강이해’라는 소박한 목표를 세웠다. 적당한 도서을 물색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본 시리즈를 구매했다. 일일 한 권과 리뷰작성이라는 구체적 계획을 세웠다. 지금은 그 일로부터 정확히 열흘이 되는 날이다.

본 서를 역사서 차원에서 퀄리티를 판정하기란 쉽지 않다. 원인은 전적으로 필자에게 있다. 역사서에 대한 독서력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한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 독서전에 비해 중국사에 대해 정돈된 관점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향후 관련서적을 접하면 속도와 더불어 이해도가 원활하리라 기대된다. 이번에 기획한 목표, 계획, 실천이 가능하였던 것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지막 권에서도 국가들의 흥망과 제위찬탈 살육전, 전쟁, 사치향락, 민초의 고난이 나라별로 반복해서 소개되고 있다.
주전충의 후량은 형제들간 제위다툼 사이에 이극용 아들 이존욱에게 망하게 된다. 이존욱은 후당을 세운다. 이존욱은 전쟁이외에는 문외한에 가까웠다. 공겸이라는 간신을 등용하는 무지로서의 실수를 하게 된다. 공겸은 백성을 혹세문민하여 도탄에 빠지게 만든다. 특히
‘작서모세’라는 세금을 만들었다. 새나 쥐가 축내는 분량에 대해서도 세금을 징수한 것이다. 이러한 학정으로 인해 2대 11년 만에 후당은 멸을 당하게 된다.
이어 하동 유진원 등의 영웅이 등장하다가 조광윤에 의해 송나라가 건국된다. 조광윤은 치적을 베풀었다. 그의 동생은 조광의가 2대 송태종이 된다. 그러나 3대 진종(p.133 오자 소의 진종→송의 진종)은 충신 ‘구준’을 사형에 처하는 등 국운쇠퇴의 전조를 보이기도 한다.
자치통감이 사마광, 판관 포청천, 왕안석의 개혁법 등이 소개된다. 특히 소동파는 교량공사를 통해 실업자 백성을 도왔다. 뉴딜정책에 크게 앞서는 시조격 개입주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젠 마무리 해야 한다. 10권의 독서을 마치면서 책에서 몇 가지 교훈을 정리해 보자.
우선 생활속 간언에 주의와 경계를 해야 한다. 반대로 ‘잔소리’를 즐기는 자세를 가져야겠다. 대인은 직언을 가까이 하였다. 새삼 큰 깨달음이 되었다. 
 

둘째, 윗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역사적 당위성을 인식하였다. 이점은 여러 대목에서 성군과 폭군을 구별하는 기준이 되었다. 
 

셋째, 처해진 환경 자체에 감사하는 자세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만족은 노력해야 성취되는 심성상태라 할 수 있다. 별도의 노력 없이 만족을 경험하기란 어려운 것 같다. 만족은 최선의 노력과 성실한 자아를 이루도록 만드는 첩경이었다. 만족의 기준설정은 원시적 차원일수록 바람직하리라고 생각되었다. 불만은 경계해야 한다. 불만은 허영과 태만을 조장하고 갈등을 촉진하여 파멸을 가져왔다. 
 

넷째, 천륜도 물욕에 속수무책이다. 왕위와 권세에 부모형제는 살육의 필수적 인물로 취급된다. 물욕의 종말은 명확했다. 과욕을 경계하고 욕정을 초탈하기 위해 애를 써야한다. 아담스미스의 이기적 인간관에 근거하더라도 인간본능은 탐욕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치향락은 시작부터 경계해야 한다. 본래 성품이 번잡하여 대의에 무관한 경우도 있지만 부지불시간에 만연해가는 사례가 많았다. 사악한 것은 애초에 멀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명예에 대해 새로운 각도에서의 접근도 즐거운 착안이었다. 
 

생각이 연속되어 더 쓰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난다. 그러나 이즈음 마무리지어야 할 듯하다. 지난 열흘 동안 대륙을 누빌 수 있어 기뻤다. 이것으로 만권의 리뷰를 종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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