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거인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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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질감을 느끼게 하는 표지의 책..마지막 거인..

보기하고 달리 내게 있던 책은 13쇄라 비교적 최근에 출판된 책이었다. 표지를 보고 참 오래전 이야기겠다..라는 생각은 했다.

 

한 장, 두 장...

동화같은 이야기지만 전혀 동화같지 않은 이야기..

우리나라의 설문대할망같은 이야기도 있지만 그 이야기는 자연상태 그대로의 이야기라 이 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작가적인 상상력이 뛰어나 꼭 묻혀버린 어느 한 시대의 이야기를 끌어와 놓은 듯 하다.

아름답지만 슬픈 이야기.. 슬프지만 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한 지리학자가 거인의 이...를 손에 넣으면서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에 새겨진 기괴한 무늬가 그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인이 있을 법한 곳으로 탐험을 나서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중앙아시아에서 거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곳에서의 10달..

거인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그들이 해주는 음식을 먹으며  꿈같은 날을 보내다 문명에 대한 그림움으로 다시 영국으로 되돌아 오게 되는데 그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게 된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지지를 하기도 하지만 든든한 성원을 보내오는 사람들에 의해 다시 9명만 남았다는 거인을 찾아 지구 한 구석으로 나서게 된다.

도중에 만난 아름다운 목소리의 거인 안탈의 머리만이 커다란 수레에 실린채 오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안탈라의 목소리가 그를 향해 하는 말이 가슴 속까지 뒤집어 놓는다

"침국을 지킬 수는 없었니?" (p74)

이 말은 단지 스스로  한심한 지리학자라 일컫는 주인공에게만이 아닌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들에게 보내는 애절한 절규가 아닌가 싶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자연을 훼손하는 걸 그만두지 않는 상황에 대한 그들의 애절 절규... 

 

마지막 남은 거인의 마을이 인간들의 욕심에 의해 사라지고 주인공은 그 자책감으로 배를 타고 떠돌게 된다. 떠돌면서도 정박하는 부두마다 자신의 모험담을 들려주고는 하지만 절대 거인이 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는 걸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하지만 사건이 이미 종료된 이후에 입을 다문다해서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그들을 지켜주고 그 자체로 인정해 주는 것이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거인의 보폭 하나에 마을 하나가 들어갈 정도라 하니 거인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현실적으론 터무니 없는 이야기일지 모르나 이야기가 우리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그 어떤 책에서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을 파헤치는 사람이 있으면 그것을 숨기고 덮어주는 사람도 있기에 그나마 보존되고 있는 곳도 있어 우리의 희망도 함께 가는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과 그 이기심에 사라지는 것들이 눈에 밟히는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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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는 개 비룡소 걸작선 42
마인데르트 드용 지음, 모리스 샌닥 그림, 홍연미 옮김 / 비룡소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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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데르트 드용의 "집 없는 개"에는 사랑이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저씨의 마음이 곧 작가의 마음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동물을 사랑하는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책에서 동물과 사람이 소통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서두에는 집 없는 검은 개 한 마리가 있었지만 책을 다 읽었을 때 그 개는 집과 주인을 동시에 얻었다.

집, 사람에게나 동물들, 아니  살아있는 지상의 모든 것들에게 집은 참 중요한 의미다.  휴식처이기도 하고 다른 외부로 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 책에서 개는 외부에서 들어와 순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아저씨의 가족이 된다.

스스로 정한 목표, 즉 붉은 암닭을 지켜내는 일을 충실히 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검은 개는 참 영리하다.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이 그림자 덮이듯이 그렇게 가족으로 다가서기 때문이다.

 

자기것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욕심도 부리지 않는다.

닭장 안의 달걀... 발만 뻗으면 언제든 먹을 수 있었지만 꼭 깨진 달걀만 먹었고 자기 보다 약한 닭들을 먼저 건드리지도 않았다. 다만 자신이 지켜야 하는 붉은 암닭을 건드릴 때만 나서서 보호해 주었다.

든든한 보디가드... 붉은 암닭이 집 없는 개에게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종종 들었다. 어쩌면 좀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저씨 또한 아주 작은 부분에게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성격의 소유자로 발톱이 빠진 붉은 암닭을 위해 오리발을 신기고 그 오리발을 자신의 어깨에 실로 꿰매어 닭이 자신의 어깨에서도 균형을 잡고 서 있을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

동물들을 가족으로 대하는 마음...

늘 동물들에게 말을 걸고 ...

5000 달러의 말보다 2센트의 붉은 암닭을 더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

 

이러한 사람이 이 사회에 많다면 정말 정이 넘치는 사회가 될텐데..

개가 가족으로 받아 들여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고생이 끝나고 드디어 집 없는 개에게도 가족이 생기고 집이 생겨 행복한 날들이 펼쳐지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떠돌이 개가 많은 지금 이 세상의 모든 집 없는 개들이 마음씨 착한 주인을 만나 새로이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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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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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인 한밤중에 행진..

표지에 등장하는 한 남자...열린 돈가방에서 돈이 떨어지고 온 몸에 문신이 새겨진 이 남자 2:8의 가르마에 담배 한 개피 입에 물고 있다.

그 아래 도도해 보이기는 하나 조금은 외롭게도 보이는 여자가 서 있다.

이런 표지 그림을 보고서 무슨 이야기일까...

한참이나 내용 상상을 해봤다.

 

진짜로 한밤 중에 행진이다.

공간적인 배경이 주로 밤이라 주인공이 활동하는 시간대도 밤이다.

아마도 그래서 제목도 한밤중의 행진인가 보다.

처음엔 뭐가 뭔지 정신없이 달려가는 것 같더니 뒤로 갈수록 이들의 달리기에 나도 모르게 동참하게 되는 것 같았다.

요코겐, 미타, 치에, 다케시, 후루야, 시라토리, 도이츠 이들이 한밤 중 모두가 잠든 틈을 타서 벌이는 행동에 주목하다보면 조금 황당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같이 안타까워도 하게 된다.

물론 조금이나마 동정이 가는 쪽으로...

 

아빠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치에... 거의 원수 보듯 한다.

한 마디로 10억 엔 이란 돈을 가지고 일본 정통 야쿠자인 후루야와 치에의 아버지 시라토리, 중국인 사기꾼인 도이츠, 그리고 아버지가 가진 돈을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된 치에와 요코겐, 미타 일당이 벌이는 한 밤중의 쇼다.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가 무언지를 털어놓으며 목표를 향해 달린다.

 

25살...

이 젊음을 대표하는 나이엔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타의 경우엔 삶의 방식이 좀 답답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 또한 25살 이란 나이가 주는 효과가 아닐런지..

나라면??

돈 많은 아버지의 돈을 빼앗기 위해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위험한 일을 자처해서 하지는 않을 듯 하다. 아무래도 열심히 땅만 파고 있을 것 같다. 가장 정직한 돈이 가장 보람되게 쓰일 것 같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한바탕 화끈한 일을 벌려보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도 있다. 계기가 되면...누구나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서 자라고 있는 또 다른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의식이 크고 작게 표출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대리만족 했다고 할까?
쉽게 벌려놓지 못할 일을 상상으로나마 같이 따라해봄으로써 느끼는 만족감...

10억 엔과 함께 꿈같은 날을 설계했다가 금새 현실로 돌아오지만 달콤함은 어느때보다 강도가 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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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 세기말의 황금빛 관능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 7
마테오 키니 지음, 윤옥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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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모네의 정원에서... 라는 책을 읽고 올여름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모네전을 관람했다.

책에서 봤던 사진이나 인상적인 그림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직접 전시된 그림을 보는 느낌...

가슴이 막 벅차오른다고 해야 할까.

아주 가느다란 떨림이 있었다. 

책을 보고 그 책에 소개된 작품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는 일...

미술 분야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이번엔 색감이 현란한 책 한 권을 손에 들었다.

그런데 남녀가 아주 구부정한 자세로 키스를 하고 있다. 이 표지에 나온 색감과 두 사람의 키스 장면이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나타내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기말의 황금빛 관능...

 

"예술가로서 나에 대해 알고 싶다면 세상에 알려질 만한 유일한 것인 내 그림들을 주의깊게 관찰하여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발견해야 한다." 라는 생전의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클림트의 미술세계로 떠나보자

 

 1862년 7월 14일 빈교외의 바움가르텐에서 태어난 구스타프 클림트는  아버지에게서는 수공예와 아름다운 재료에 대한 사랑을... 어머니에게선 음악에 대한 열정을 물려 받았다.19세기 말경 가장 보수주의적인 부르주아로 평가되기도 했는데 30세 이후 오스트리아 예술의 가장 대담한 개혁자이자 급진적인 근대화 운동의 명실상부한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소심하고 신중한 성격인데 비해 드물게 관능적인 격렬함을 표현하는데 탁워하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논쟁을 일으키기도 한 도발적인 화가로 상징주의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표지는 속지에 비해서 아주 점잖은 그림을 실었는데 속지에는 조금 민망한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이책 들고 버스에서 본다고 페이지를 슬쩍슬쩍  넘기는데 왠지 앞 뒤, 그리고 옆에 선 사람들의 눈총이 내 뒤통수에 와 닿는 것 같아서 대충 그림은 빨리 보고 점잖은 그림이 있는 부분은 내용까지 읽고 하면서 집에 들어왔다.

 

집에서 다시 책 속으로 그림 여행을 떠났는데 ..

어느 한 분야 만이 아닌 아주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선 보이고 있어서 놀랍다.

역사주의 교육, 분리주의자로서의 전환기, 황금시기, 화려한 양식으로 구분 되어 지는 그림들을 보면서 앞부분은 비교적 차분하고 짙은 색감들의 그림이 많은 것에 비해 뒷부분은 대게가 현란한 색감을 사용한 그림을 실었다.  소갯말 그대로 인 것 같다.

 

황금시기에 해당하는 "클림트의 여성세계"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풍경화에서도 보수적인 내 입장에서 감상하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 그런데 우의화나 음악과 회화 사이의 작품, 마지막 화려한 양식에서는 작품을 감상하는데 기초적인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적잖이 당황스럽다.

실질적으로 그 부분이 클림트의 미술세계라 할 수 있고 그를 대표할 시기인 것을 감안하면 표현의 자유에서 있어서 한참을 앞서가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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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이문열 지음, 박승원 그림, 박우현 / 휴이넘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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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읽은 후에도 생각할 꺼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읽고 나서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보다 현세태와 비교도 해보고 아이의 의견도 들어보고,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보고...

아무튼 오래전에 나온 책이지만 다시 청소년들이 접할 수 있게끔 출판되어 나왔다.

영화로도 나왔는데 영화에서 보다 책으로 읽는 게 훨씬 더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좋은 것 같다.

정치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풍자소설이라 지금까지는 성인들 편에서 책이 출간되던 것에 비해서 그 대상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맞추니까 훨씬 읽기가 쉬워진다.

 

이사를 온 병태, 그 곳에서 쭈욱 자리잡고 거의 왕처럼 군림하는 엄석대...

왠지 선생님들 조차 엄석대에게 모든 걸 맡기는 듯한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을 겪게 된다. 그 와중에 자신조카 엄석대의 밑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아니면 자기 뜻대로 밀고 나가야 하는지를 고민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알게 되는 엄석대의 비리..

힘만 있고 머리나 가슴은 없는 학생이었다. 

 

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새로 부임해 오신 선생님... 입시반을 맡아 눈치 빠르게 반의 분위기를 파악했다.  반장선거에 엄석대의 몰표에 이상하게 생각한 선생님...

그래서 학생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하고 엄석대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은 쉽사라 털어놓지를 않지만  한달만에 시험을 통해서 모든 걸 밝혀낸다.

절대로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일들이 엄석대에게서 일어났다. 선생님께 매를 맞고, 벌을 서고...

이런 과정을 통해 같은 반 아이들은 충격을 받으면서도 내부에 꾹 누르고 있는 불만을 표하게 된다.

 

결국 한 인간의 그릇된 행동이 서서히 자신이 쌓았던 세계가 붕괴되는 것을 보고 또 세계에서 외면당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을 읽는데서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읽어야 하는데 청소년 용으로 읽히기는 하지만 독재정권을 초등학교 반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려내고 있다. 물론 작은 시골이었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했겠지만 그런 일들을 밝혀내기까지 독재의 주인공은 그런 일들을 너무나 당연시 하고 적대자의 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그 생활에 젖어버리는 아주 위험한 일들이 일어난다.

 

권력을 휘두른다 해서 그 권력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절대적인 사실...

어쩌면 지금 이순간도 그릇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중에 자신만은 예외일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어느 순간에는 통한다는 것이다.

밝은 미래를 위해서 독재자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눈도 늘 동그랗게 뜨고 있어야 겠다. 독재자를 만들어내는 것도 감시의 눈이 소홀해서가 아닐까?

불의와 맞선다는 것.. 어렵지만 당연해야 하는 것이다.

 뒷부분에 논술로 따로 정리되어 있는 부분이 청소년들이 논술공부하기 위해 촛점을 어디다 두고 읽어야 할지를 안내해 주는 것 같아서 논술 공부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다.

이 한 권이면 제대로 된 명작 읽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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