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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인 한밤중에 행진..
표지에 등장하는 한 남자...열린 돈가방에서 돈이 떨어지고 온 몸에 문신이 새겨진 이 남자 2:8의 가르마에 담배 한 개피 입에 물고 있다.
그 아래 도도해 보이기는 하나 조금은 외롭게도 보이는 여자가 서 있다.
이런 표지 그림을 보고서 무슨 이야기일까...
한참이나 내용 상상을 해봤다.
진짜로 한밤 중에 행진이다.
공간적인 배경이 주로 밤이라 주인공이 활동하는 시간대도 밤이다.
아마도 그래서 제목도 한밤중의 행진인가 보다.
처음엔 뭐가 뭔지 정신없이 달려가는 것 같더니 뒤로 갈수록 이들의 달리기에 나도 모르게 동참하게 되는 것 같았다.
요코겐, 미타, 치에, 다케시, 후루야, 시라토리, 도이츠 이들이 한밤 중 모두가 잠든 틈을 타서 벌이는 행동에 주목하다보면 조금 황당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같이 안타까워도 하게 된다.
물론 조금이나마 동정이 가는 쪽으로...
아빠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치에... 거의 원수 보듯 한다.
한 마디로 10억 엔 이란 돈을 가지고 일본 정통 야쿠자인 후루야와 치에의 아버지 시라토리, 중국인 사기꾼인 도이츠, 그리고 아버지가 가진 돈을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된 치에와 요코겐, 미타 일당이 벌이는 한 밤중의 쇼다.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가 무언지를 털어놓으며 목표를 향해 달린다.
25살...
이 젊음을 대표하는 나이엔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타의 경우엔 삶의 방식이 좀 답답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 또한 25살 이란 나이가 주는 효과가 아닐런지..
나라면??
돈 많은 아버지의 돈을 빼앗기 위해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위험한 일을 자처해서 하지는 않을 듯 하다. 아무래도 열심히 땅만 파고 있을 것 같다. 가장 정직한 돈이 가장 보람되게 쓰일 것 같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한바탕 화끈한 일을 벌려보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도 있다. 계기가 되면...누구나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서 자라고 있는 또 다른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의식이 크고 작게 표출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대리만족 했다고 할까?
쉽게 벌려놓지 못할 일을 상상으로나마 같이 따라해봄으로써 느끼는 만족감...
10억 엔과 함께 꿈같은 날을 설계했다가 금새 현실로 돌아오지만 달콤함은 어느때보다 강도가 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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