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은 읽은 후에도 생각할 꺼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읽고 나서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보다 현세태와 비교도 해보고 아이의 의견도 들어보고,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보고...
아무튼 오래전에 나온 책이지만 다시 청소년들이 접할 수 있게끔 출판되어 나왔다.
영화로도 나왔는데 영화에서 보다 책으로 읽는 게 훨씬 더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좋은 것 같다.
정치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풍자소설이라 지금까지는 성인들 편에서 책이 출간되던 것에 비해서 그 대상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맞추니까 훨씬 읽기가 쉬워진다.
이사를 온 병태, 그 곳에서 쭈욱 자리잡고 거의 왕처럼 군림하는 엄석대...
왠지 선생님들 조차 엄석대에게 모든 걸 맡기는 듯한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을 겪게 된다. 그 와중에 자신조카 엄석대의 밑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아니면 자기 뜻대로 밀고 나가야 하는지를 고민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알게 되는 엄석대의 비리..
힘만 있고 머리나 가슴은 없는 학생이었다.
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새로 부임해 오신 선생님... 입시반을 맡아 눈치 빠르게 반의 분위기를 파악했다. 반장선거에 엄석대의 몰표에 이상하게 생각한 선생님...
그래서 학생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하고 엄석대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은 쉽사라 털어놓지를 않지만 한달만에 시험을 통해서 모든 걸 밝혀낸다.
절대로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일들이 엄석대에게서 일어났다. 선생님께 매를 맞고, 벌을 서고...
이런 과정을 통해 같은 반 아이들은 충격을 받으면서도 내부에 꾹 누르고 있는 불만을 표하게 된다.
결국 한 인간의 그릇된 행동이 서서히 자신이 쌓았던 세계가 붕괴되는 것을 보고 또 세계에서 외면당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을 읽는데서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읽어야 하는데 청소년 용으로 읽히기는 하지만 독재정권을 초등학교 반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려내고 있다. 물론 작은 시골이었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했겠지만 그런 일들을 밝혀내기까지 독재의 주인공은 그런 일들을 너무나 당연시 하고 적대자의 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그 생활에 젖어버리는 아주 위험한 일들이 일어난다.
권력을 휘두른다 해서 그 권력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절대적인 사실...
어쩌면 지금 이순간도 그릇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중에 자신만은 예외일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어느 순간에는 통한다는 것이다.
밝은 미래를 위해서 독재자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눈도 늘 동그랗게 뜨고 있어야 겠다. 독재자를 만들어내는 것도 감시의 눈이 소홀해서가 아닐까?
불의와 맞선다는 것.. 어렵지만 당연해야 하는 것이다.
뒷부분에 논술로 따로 정리되어 있는 부분이 청소년들이 논술공부하기 위해 촛점을 어디다 두고 읽어야 할지를 안내해 주는 것 같아서 논술 공부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다.
이 한 권이면 제대로 된 명작 읽기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