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선생
조흔파 지음 / 산호와진주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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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아마도 386세대라면 누구나 같은 추억거리 한 두개 정도는 공유하고 있을걸로 생각된다. 물론 나 역시도 그 세대이다보니 얄개시대같은 건 오래된 기억에서 하나 둘 꺼내 추억하면서 읽었다. 그 때 청춘스타였던 이승현... 책 뒤 표지에 잠시 언급된 것도 보았는데 참 순수한 기억이 아닌가 싶다.

물론 요즘 아이들도 그 나름대로 순수하고 재미있겠지만 지금만큼 덜 개인적인 ..그런 생활이다 보니 웃음 하나에도 진정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고 본다.

 

에너지 선생은 조흔파 작가가 오래전에 쓰신 책으로 다시 빛을 본 경우다. 요즘 같은 빈익빈, 부익부가 뚜렷한 시기에는 자신의 처지를 잊고 싶은 경우도 많을 것이다. 잘 산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윤택하지 않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예전에 비해서 살기가 팍팍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럴 때 에너지 선생과 같은...그야말로 에너지를 끓어 넘치는 분을 만나 차 안에서 큭큭 거리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지금부터 30년 정도 전만해도 근검절약이 붙어 있지 않은 데가 없었다. 그만큼 모든 면에서 부족하기도 했고 경제발전을 위해서 모두가 노력하는 상황이라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불과 20여년 동안 살아온 방식이 넘치도록 쓰는 것으로 변해 있다. 그 결과 다시 힘든 세상을 만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인생에 있어서 에너지 선생과 같은 분을 만나 오래 세월이 지난 후 자신의 삶에서 구심점이 되어 주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되는 경우는 참 행복한 경우라 하겠다.

부모와 사제지간이 자식들과도 사제지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할까...

물론 요즘으로 보면 에너지 선생은 무단주거침입이다.

좋아하는 사람도 없겠고...^^

수길, 송지, 매지, 수동... 이 네 남매와 차 기사의 남매 미나와 철수가 벌이는 꿈과 사랑 그리고 청소년기의 고민 등이 익살스럽게 그려지 있다. 아마 요즘 아이들이 읽는다면 약간의 시대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그 나름대로 부모세대의 고민이나 사랑을 이해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아닌 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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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벌은 숙주인 왕거미를 먹어치워요 - 기생포식 공생과 기생 5
제임스 W.R. 마틴 글.그림, 김승태 옮김 / 다섯수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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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르는 게 약이고 아는 병이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 안심하고 갈 만한 곳이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기생충이나 균이 얼마나 많을까? 하물며 모기, 파리까지 경계의 대상에 들어오게 되니 사는 게 이렇게 조심스러워서야...

결코 커다란 덩치로 공격을 해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몸놀림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할 수도 있으니 더 무서운 것이다.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던 것이 무시무시해졌다.

 

자신에게 영양분을 제공해주고 삶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한 숙주들조차도 가차없이 먹어치우는 곤충들의 세계... 먹이사슬에 따라 살고 있겠지만 어찌보면 참 약게 보이면서도 냉정하기 그지 없다.

질병을 옮기는 기생생물의 종류도 여러가지고 쥐벼룩이나, 벼룩,이, 진드기, 말라리아,체체파리 등..

방심하는 순간 생사과를 갈라놓을 수도 있는 기생생물이 이책 곳곳에 눈에 띤다. 페스트나 말라리아 같은 질병은 인간을 순식간에 멸종위기까지 몰고 갈 수도 있다.

편모충이나 먹파리도 치명적이다.

심지어 거미에게까지 알을 낳은 곤충도 있다하니 이 세상엔 공생과 기생의 관계가 어찌보면 조용하게 생각되는 보이지 않는 한편으로 날마다 전쟁터를 방불할 거란 생각이다.

 

곤충의 알에 비해서 기생생물은 참 징그럽다. 사쿨리나따개비도 생긴모양이 참 흉칙해서 쉽사리 공포감을 잊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들이 보통 만나는 곤충이 나비나 잠자리,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과 같이 친숙한 것들만 눈으로 익히다 책으로 미리 만나긴하지만 직접 본다면...쉽게 잊혀지지 않을 모양을 한 것 같다.

그러나 이런 기생생물이 인간에게 이로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데에 대해선 약간의 감사함을 느낀다. 그래서 지구상엔 모든 것들이 공평하게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나보다.

 

22쪽 가운데 생식기관을 파괴해요...인데 생각기관....이라고 오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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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단짝 파랑새 사과문고 65
이미애 지음, 이선민 그림 / 파랑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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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순정만화를 본  기분이다. 사춘기 때 읽으면 얼마나 눈물을 흘렸을지..

버스를 타고 가며 책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사춘기 소녀로 돌아간건지...

나 자신이 주인공인 줄 착각하고 있는 건지...

슬프고, 기쁘고, 즐거운 일을 두 소녀와 함께 나누다 보니 단짝을 사춘기 때 만들어두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른 점이 학교를 졸업하고 집에 매여 있으면 집 이외의 일은 뒤로 미뤄지게 된다. 그래서 동창회도, 동기회도 ...뭐든 그런 일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져 어디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게 된다.

그런데 단짝들과는 어떻게 지낼 지 모르겠지만 ...

참 좋은 말 하나 배웠다. 단짝...

엄마는 엄마끼리 단짝이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단짝이 된 우연...

아마도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 더 행복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섬머슴 같은 아이 유경과 바람에 휙 날릴 듯 가녀리고 함박 웃음을 짓는 아이 고은비가 아웅다웅 서로 단짝이 되어가는 과정을 적고 있다. 외롭다는 건 참 참기도 힘든 것이다. 더구나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삭이는 건 더 힘들 것이다. 그래서 곰이나 인형들을 손에서 떼지 못하는 은비를 유경은 유치하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유경을 이해하게 되고 유경의 가슴에 가시가 박혀 있음을 알게 된다.

서로 사랑하는 방식이 다른 모녀..

 

유경의 엄마는 있는 데서 만족하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기다리는 법을 배우는 게 진정한 친구라고도 한다.

유경과 은비가 단짝이 되면서 자전거를 같이 타고 아프리카 공원을 찾고 둘이서 추억할만한 것을 수없이 만들었다. 엄마와 딸이 서로 사랑하면서 서로 외롭게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다 서로의 사랑의 크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은비에게 더 이상 외로움은 없었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우리 주위에 이렇게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 많다.

늘 웃고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해서 외롭지 않은 건 아니다.

진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에게 모든 걸 보여주고 하는 단짝..

그 단짝을 한창시절에 꼭 만들어둬야 성인이 되어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무지 샘난다.

대을 이은 단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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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전 - 절대강국을 꿈꾼 세종의 비밀병기
이만희 지음, 조용도 그림 / 시공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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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책을 다 읽고 짜증을 내길래 왜 그러냐고 했더니 너무 짧아서 짜증이 난단다. 조금 재미있으려고 하는데 끝나 버려서 안 읽은 듯 하다고... 그래서 내가 읽어봐도 그랬다.

재밌는데 끝나버리면 그만큼 아쉬운 것도 없다.

역사와 과학이 접목된 만화라는데서 좀 특별한 만화이다. 조선이라는 시대적인 배경과 세종이 진행시키던 신기전이라는 비밀병기까지 등장하여 그 시대의 군사력까지 만화로 파악할 수 있다.

보통 초등역사에서는 맛보기용으로 커다란 덩어리만 제시하는데 이 책에서 만화형식을 빌긴 했지만 조선시대에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어 커다란 성과였다.

 

영화로도 나왔는데 막 내리기전에 한 번 다녀와야겠다.

조선, 즉 우리나라의 지리적인 위치가 외세의 침략에 받기에 좋은 위치라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침략을 받았다. 한쪽이 조용하면 한쪽이, 아니면 그 반대편에서 괴롭혔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굴욕외교를 택하거나 아니면 전쟁을 했었는데 명의 경우도 세종때 수시로 조선으로 건너와 괴롭혔다.

문화적인 면에서도 세종때는 많은 발전을 거듭했지만 과학적으로도 측우기, 해시계, 자격루 등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내어 일상생활에 편리를 도모케했다.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고 외세의 침략으로 부터 백성을 지키기 위해 몰래 비밀병기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신기전"  귀신같은 불화살이라는 뜻인데 실제 그러하다. 한 번에 수백발의 화살이 날아가 적진으로 향하는데 그것이 한 사람이 쏘는 것이라니 상대편에서는 혼비백산 할 것이 뻔하다. 그런데 조금만 더 무기에 신경을 써서 진행시켰더라면 조금 더 큰 영토를 가지고 지금처럼 복작거리고 살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그많은 침략을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설주와 홍리,무생, 꺄오륭, 창강 등의 등장인물이 뱉어내는 대사도 재미있고 잘 읽어보면 코믹한 것 같으면서도 무게가 있는 역사학습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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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13주 13일 보름달이 뜨는 밤에 독깨비 (책콩 어린이) 1
알렉스 쉬어러 지음, 원지인 옮김 / 책과콩나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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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디스, 칼리의 이야기다.

표지가 주는 으스스함도 있지만 은근히 무서운 책이었다.

오래전 유체이탈과 같은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이런 일도 있을까? 하는 너무나 희한한 내용이라며 넘어가고 말았다. 그래도 그 때는 자신의 몸에서 나온 혼이 자신의 몸을 몸을 떠나 이곳 저곳 다니다 다시 자신의 몸으로 되돌아 가는 경우였다. 하지만 이번 책에선 작고 여린 두 소녀의 몸이 늙고 쭈글쭈글한 마녀의 몸과 뒤바뀌게 되는 경우였기 때문에 훨씬 더 충격적이고 절망적이었다.

 

아이는 아이답게, 노인은 노인답게...

사람의 경우 평생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며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헛된 욕심에 사로잡힌다. 물론 요즘은 의학 기술의 발달로 어느 정도의 나이까진 나이를 가늠할 수 없게 되었다. 그만큼 젊고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기도 했다. 단순한 먹고 사는 일에서 벗어나 자신을 가꾸고 끊임없이 개발하고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두 마녀의 이중성은 순수함을 가장하고 악마의 모습을 감추며 나오고 있다. 순진한 얼굴 뒤에 잔인한 모습을 한 마녀...

가끔씩 텔레비젼 화면을 통해 듣는 사건 사고를 접할 때 너무나 가정적인,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무서운 사건에 혀를 내두를 때가 있다. 어쩌면 현대인의 이중성이라든가 잔인함과 같은 것이 문명화가 가져다 준 폐해가 아닌가 싶다. 오히려 과거로 갈수록 순수함과 가깝고 자연에 가까운 사고와 모습을 한 것을 볼 수 있다.

현대인들처럼 내면을 숨기고 겉을 드러내 딴 사람처럼 행동한다.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이 더 무서운지 모르겠다. 몸을 빼앗긴 두 소녀의 고립화와 몸을 빼앗아 영원히 살고자 하는 두 마녀의 욕망이 인간의 여러가지 다양한 모습을 비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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