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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벌은 숙주인 왕거미를 먹어치워요 - 기생포식 ㅣ 공생과 기생 5
제임스 W.R. 마틴 글.그림, 김승태 옮김 / 다섯수레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모르는 게 약이고 아는 병이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 안심하고 갈 만한 곳이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기생충이나 균이 얼마나 많을까? 하물며 모기, 파리까지 경계의 대상에 들어오게 되니 사는 게 이렇게 조심스러워서야...
결코 커다란 덩치로 공격을 해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몸놀림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할 수도 있으니 더 무서운 것이다.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던 것이 무시무시해졌다.
자신에게 영양분을 제공해주고 삶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한 숙주들조차도 가차없이 먹어치우는 곤충들의 세계... 먹이사슬에 따라 살고 있겠지만 어찌보면 참 약게 보이면서도 냉정하기 그지 없다.
질병을 옮기는 기생생물의 종류도 여러가지고 쥐벼룩이나, 벼룩,이, 진드기, 말라리아,체체파리 등..
방심하는 순간 생사과를 갈라놓을 수도 있는 기생생물이 이책 곳곳에 눈에 띤다. 페스트나 말라리아 같은 질병은 인간을 순식간에 멸종위기까지 몰고 갈 수도 있다.
편모충이나 먹파리도 치명적이다.
심지어 거미에게까지 알을 낳은 곤충도 있다하니 이 세상엔 공생과 기생의 관계가 어찌보면 조용하게 생각되는 보이지 않는 한편으로 날마다 전쟁터를 방불할 거란 생각이다.
곤충의 알에 비해서 기생생물은 참 징그럽다. 사쿨리나따개비도 생긴모양이 참 흉칙해서 쉽사리 공포감을 잊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들이 보통 만나는 곤충이 나비나 잠자리,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과 같이 친숙한 것들만 눈으로 익히다 책으로 미리 만나긴하지만 직접 본다면...쉽게 잊혀지지 않을 모양을 한 것 같다.
그러나 이런 기생생물이 인간에게 이로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데에 대해선 약간의 감사함을 느낀다. 그래서 지구상엔 모든 것들이 공평하게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나보다.
22쪽 가운데 생식기관을 파괴해요...인데 생각기관....이라고 오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