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오와 수상한 도둑 - 제3회 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 공모전 대상작 아이스토리빌 43
황섭균 지음, 윤유리 그림 / 밝은미래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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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오와 수상한 도둑/황섭균/밝은 미래/2021

 

꿈과 희망이 있는 아이 마수오

 

방정환 문학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 마수오와 수상한 도둑은 대상작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읽기 전부터 설레게 했다. 결말까지 읽고 나니 환타지는 아니었지만 절정 부분에 환타지라고 믿을 만큼 빠져 읽은 부분도 있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쓴 작가는 황섭균 작가인데 뒤에 사진을 보기 전까지 남자인 줄 알았다^^ 꼭 책 내용 중에 아이들이 가시동굴에서 석주를 보고 요괴라고 지레짐작해서 겁먹은 장면이 나오는데 사람도 보기 전에 지레짐작으로 남자 작가라고 생각한 것과 비슷해 웃음이 났다.

다른 책도 그렇지만 이 책에는 방정환 선생님의 뜻을 이야기화 한 부분을 높이 평가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는 심사위원의 말도 있지만, 아이들의 꿈,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의 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꿈이 있는 사람은 그 꿈에 희망을 걸고 살아가기에 눈이 빛나고 생기가 있는 반면, 꿈이 없는 사람은 매사 기운이 없어 보이고 도전적인 면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잘 포착한 것 같다.

주인공 마수오, 아빠와 살지만 구김없이 자랐는데 아빠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고모한테 맡겨지고 고모는 조카를 학대한다. 이 부분에서 요즘 매스컴으로 자주 본 아동학대와도 연결돼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게 한다.

마수오가 배가 고파 도망친 다음에 만난 라온이, 동생이 요괴한테 끌려갔다고 믿고 동생을 찾으러 다닌다. 그리고 브로콜리 머리를 한 소미, 백과사전 서준이까지. 한 팀이 되어 활약을 펼쳐 나간다.

소망시의 시장은 인자하다. 적어도 아이들이 동굴에서 시장을 마주치기 전까지는 그랬다. 소망시에서 물이 사라지는 큰 사건이 생겼다. 급수를 했지만 3일치의 물과 꿈 하나를 바꿔야만 그 물을 받을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꿈을 팔아 물을 사먹었다. 물이 없는 세상, 꿈이 없는 세상,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눈을 꾹 감았다. 죽는 일이 있더라도 아빠를 만나고 싶다는 꿈은 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갈증으로 목이 찌어질 듯 아팠다." 103쪽

 

얼마나 멍청하면 꿈을 팔고, 그 꿈이 사라졌다고 믿냐? 꿈이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본인 마음속에 있는 건데. 그게 판다고 없어지냐? 내가 속였다고 욕할 것 없어. 본이이 그 꿈에 대한 믿음이 별로 없었던 거야. 스스로 자신의 꿈을 믿지 않으니 꿈을 팔고 꿈이 없어졌다고 울지!” -165

 

잘못한 사람이 큰소리치는 세상, 그러나 정의는 살아있다. 아이들이 사라지고, 물이 사라지고 이런 모든 것이 시장과 서커스 단장과 단원이 짜고 벌인 일이다. 시장이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해 꾸민 일인 것이다. 한없이 인자한 모습 뒤에 감춰진 참 얼굴은 일그러진 욕심으로 그득한 시장의 모습이다. 물론 소망시의 시민들도 시장이 꾸민 일에 지배되어 가던 상황이었지만 어려운 상황일수록 사람은 누군가 자신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사람에게 의지하고 그 사람 말을 더 잘 듣게 된다는 말에 눈이 가게 된다.

 

그런 일을 왜 벌인 거죠?”

간단해. 꿈과 희망을 사람들은 불행하지. 어떤 것에도 기쁨을 찾지 못하고 결국 무기력해지지. 그런 사람들을 지배하기란 아주 쉬워. 이제 내가 왜 애들을 납치하고 꿈을 팔라고 했는지 알겠냐, 멍청이야!” - 165

 

우리 생활 곳곳에 속임수가 들끓고 있다. 특히 금융사기 쪽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이 많은데 아무리 자신은 속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치던 사람도 당하는 걸 보면 뭘로 설명을 해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 어른이고 아니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네 명의 아이가 보여준 의리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동생을 찾고 아빠를 찾겠다는 희망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가져가면서 불의에 맞서는 모습이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바람직한 미래상이 아닐까 한다.

 

 

이 글은 밝은미래에서 제공받아 개인적인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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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리 싹싹 머핀 삼촌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6
페드로 마냐스 로메로 지음, 빅토르 리바스 그림,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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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리 싹싹 머핀 삼촌/페드로 마냐스 로페로 글, 빅토르 리바스 그림/김정하 옮김/분홍고래/2021

 

안 씻는 아이를 보면 어른은 말했다. “까마귀가 지나다가 형님!’하겠다라고. 또 다르게는 서문에서처럼 손톱 밑에 까만 때가 병균을 옮겨 여러 가지 병에 걸릴 거라는 말도 했었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아이들도 가끔은 늦게 일어나면 고양이 세수만 하고 학교도 가고 학원도 가곤 했다. 언젠가 아들의 짝꿍이 너무나 안 씻어 머릿니도 생기고 냄새가 난다며 학교에 다녀올 때마다 불만을 표시했다. 부모가 일찍 나가서 밤늦게 오느라 아이를 돌보지 못한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는데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아들이 그나마 순해서 선생님이 종종 같이 앉게 했었다. 책을 읽다가 그때 생각이 불쑥 났다. 지금은 잘 씻고 다닐라나.

이 책을 쓴 페드로 마냐스 로페로는 1981년 스페인에서 태어난다. 대학 시절에는 배우와 극작가로 활동하다가 2007하수구 청소부 클라우스 노왁으로 빌라디비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고 2012아홉 글자로 된 무시무시한 단어로 말라가시상을 수상했다.

머핀 삼촌, 온갖 때가 진공청소기처럼 붙는 사람이다. 그렇게 들러붙은 때 때문에 냄새가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직업은 특이하게도 세제 만드는 회사에 다닌다. 다른 사람 옷의 얼룩이나 냄새는 제거해 주는데 자신의 냄새는 어쩌지 못한다. 어느 날 조카라면서 찾아온 아이와 며칠간 머무르게 된다. 아이 이름은 엠마, 보자마자 말한다.

생선 냄새가 나요.” 마침내 아이가 말했어. “저녁 식사가 생선이에요? 전 생선 못 먹어요.”

이렇게 아이조차 첫만남에서 머핀에게 생선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그러니 머핀은 이웃인 쿠페에게도 또 다른 이웃인 피덴부르거 자매에게도 왕따를 당한다. 그러나 엠마가 오고, 옆집 피덴부르거 자매 집에 조카 플로렌스가 나서는 서서 그런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 거기다가 플로렌스는 머핀 회사의 사장으로 온 것이다.

꼬마 엠마는 삼촌을 위해 진짜 삼촌인 쿠퍼에게도 이렇게 변명한다.

냄새가 나는 건요.” 엠마가 머핀에게 눈을 찡긋하면서 가방을 열었어. “ 오늘 점심으로 삼촌이 만들어 준 맛있는 멸치 절임 샌드위치 냄새예요. 조금 들어보시겠어요?” (74)

엠마의 이런 순발력 덕분에 쿠페에게도 새로운 사장 플로렌스에게도 냄새 걱정없이 넘어간다.

그리고 플로렌스가 내세운 새로운 공장 책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새로운 과제를 낸다. 신제품.

다들 자리를 걸고 하는 거라 열심히 하는데 쿠퍼는 그렇지 못하다. 자신이 열심히 하기 보다 머핀의 것을 가로챈다. 욕실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로 머핀이 무엇을 하는지 다 알게 된 쿠퍼는 머핀을 뒤를 밟아 머핀과 엠마가 개발해 낸 제품(일명 모조리 싹싹 세제)를 훔쳐가 그것으로 발표를 한다. 하지만 플로렌스도 욕실 스피커로 그동안 일어난 일을 모두 알게 되어 새로운 자리는 머핀이 차지하게 된다.

며칠이지만 처음에는 끔찍하게 여겼던 엠마도 며칠 같이 있으면서 정이 들어 두 사람의 동거는 서로를 부쩍 성장시켰다.

두려움은 어떤 면에서 더러움과 비슷해.

 

더러움과 마찬가지로 두려움은 멀리서도 냄새가 나. 두려움과 더러움, 이 두 가지는 몸에 딱 달라붙어서 결국은 우리를 세상에서 멀리 떨어지게 만들어 버려. 거기에 맞서기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싸우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 왜냐하면, 언젠가 다시 돌아오거든, 두려움과 더러움에 맛서 우리는 평생토록 계속되는 끝없는 전쟁을 치러야 하는 거야.” (144)

어떤 일에 자신이 없어지면 사람은 스스로를 세상과 분리시킨다. 그 기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다시 세상 밖으로 용기가 줄어든다. 아이에 대한 두려움도 날려버리고 자신에게 따라 다니던 냄새도 새로 개발한 세제 덕분에 없앤 머핀, 어쩌면 그런 냄새나 두려움 모두 머핀 자신이 옭아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두려움을 이기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머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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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놀이를 할까
엔스 맛손 지음, 엔뉘 루칸데르 그림, 김상열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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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엔스 맛손은 어린이책 편집자로 스웨덴 남부 도시 룬드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의 첫 번째 그림책이다. 그림은 엔뉘 루칸데르 그림으로 핀란드 헬싱키에 거주하는 판란드계 스웨덴 일러스트레이터입다. 이 책으로 2019년 스웨덴 문학 협회상과 2020년 북유럽 아동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다.

 

 

표지를 봤을 때 두 형제가 여러 짐승들 흉내를 내며 노는 모습에 아들 둘이 아이 때 모습이 떠올랐다.

 

 

둘만 있을 때는 덜 했지만 언니네 아들들까지 넷이 모이면 그야말로 난장판이 따로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뛰고 또 뛰고 했던 기억이 난다. 뛰는 걸로 부족해 몸이 가벼운 아이는 거의 날라다니디시피 다녔고 어떤 아이는 바닥을 데구르르 구르며 다녔다. 이 책에서는 두 형제가 자신들이 사바나에 사는 사자라고 말하며 곧잘 "크아앙" 하며 사냥할 때처럼 소리를 내고 늙고 힘이 약한 짐승을 사냥하는 흉내를 낸다. 그런 형제에게 시련이 닥친다. 형이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형제가 노는 모습을 보니 초반에는 엄마, 아빠가 무지 힘들겠구나 하다가 후반부에 가서는 '어서 에너지 넘치게 뛰어다니렴. 그게 효도하는 거고 엄마 아빠가 바라는 거야'하고 나도 엄마의 입장에서 응원의 목소리를 내게 했다.

 

 

늘 같이 놀다가 같이 놀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을 때 동생은 동생대로 우울해질 수 있고 형은 형대로 몸이 자신의 맘대로 되지 않아 낙담을 할 수 있다. 몸이 아픈 중에도 "맥 빠진 소리였지만 형도 으르렁거렸어."라는 대목에서 아무리 아프다고 하지만 둘이 좋아하는 사바나에서의 사자 놀이를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 애잔하다.

마지막에 형이 동생을 향해 "사자 놀이 할까?" 라고 물을 때 동생이 고개를 끄덕인다. 형이 꽤 심각한 병인 듯 한데 이렇게 말할 정도로 회복된 것 같아 다행이다. 머지않아 사바나에서 맘껏 뛰지 않을까.

 

지금 아파서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모든 어린 환자에게 힘을 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모든 가족이 건강하고 화목하게 사는 것이 최고이며 그중에 건강이 제일 으뜸이니 말이다. 모든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응원한다.

 

 

* 이 서평은 허니에듀와 뜨인돌어린이에서 제공받아 제 개인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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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바늘을 꺼내 들었다
백민주 지음, 윤봉선 그림 / 책내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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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바늘을 꺼내 들었다/백민주/책내음/2020

 

 

정겨운 동시집을 만났다. 제목부터가 할머니가 바늘을 꺼내 들었다이다. 표지화에서 등장하는 할머니 모습이 오래전 방에서 바느질하던 할머니 모습을 떠올리게 해서 그런지 친근감이 생긴다.

백민주 선생님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로서 2015년 시와 소금으로 등단했고 그해 글벗문학상을 2019년에는 한국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낸 동시집으로 달 도둑놈, 첫눈에 대한 보고서, 구름버스 타기와 청소년 시집으로 보름달 편지가 있다.

 

B가 내려요.

B 먹고

C가 자라요.

C가 자라 열매 맺으면

그 열매 먹고

새들이 R을 낳아요.

그 새 소리 듣고

I들이 자라요.

새가 날고 I들이 웃는 세상에

 

B가 내려요.

 

- 영어 공부, 자연 공부전문 14

 

재밌는 시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영어 공부와 자연 공부를 시키면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시를 읽으면서 미소 짓게 된다. 재밌고 미소 짓게 하는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음 시를 보자.

 

몇 점 받았니?

몇 등 했니?

몇 시간 공부했니?

 

이런 질문만 하는 우리 엄마

창의적인 엄마가 되기는 다 틀렸다.

 

- 좋은 질문전문 24

 

뜨끔하다. 아마도 책을 어른 독자 상당수가 공감하지 않았을까 싶다. 창의적인 엄마에서 낙제를 받는 나 역시 이 시를 읽고 살짝 반성 모드에 돌입했다.

 

할머니네 동네에 평생학교가 생겼다.

 

평생, 학교라고는 못 가 볼 줄 알았는데

 

평생학교에 평생학생이 된 할머니들

 

평생, 평생학교 결석 안 할 거라고

 

평생, 안 해 본 약속들을 했다.

 

- 평생학교전문 53

 

 

요즘은 교육열이 지구상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우리나라지만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그 당시를 살아온 분들은 교육보다 먹고 사는 일이 더 바빴다. 살아계신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세대 중에는 교육을 못 받은 분들이 계신데 뒤늦게 평생학교에 등교해 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더러 계신다. 늦게 공부한다고 꾀부리는 일 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지금이라도 배움의 기회를 갖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평생학교에서 한 약속이 오래오래 가기를 빈다.

 

 

할머니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들썩이는 어깨와 등을 쓸었다.

 

가스러운 그 손이 너무 따듯해서

펑펑 울었다.

 

니 어릴 적에 심한 장난하다가

바지에 구멍 나고 양말에 구멍 나면

감쪽같이 꿰매 주던 것 기억 안 나나?

 

할매가 니 구멍 나난 마음 하나

못 꿰맬 줄 아나?

걱정 마라.

새것같이 꿰매 줄끼다.

 

- 할머니가 바늘을 꺼내 들었다전문 56

 

표제작이다. 손주들의 영원한 지지자 할머니, 그 품이 그리워지는 시다. 옷과 마음, 다 같이 어루만져 주는 손길에서 많은 독자의 눈이 머물지 않을까. 이렇게 백민주 시인의 시에는 독자를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는 힘이 있다. 위로 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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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뜨기 별 단비어린이 문학
함영연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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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뜨기 별/함영연 글 황여진 그림/단비어린이/2021

 

전래 놀이에 대한 관심이 싹 트다

 

전래 놀이

 

어릴 때 동네 아이들과 골목에서 구슬치기, 숨바꼭질, 제기차기, 말타기 같은 놀이를 하며 정신없이 놀 때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부르면 하나둘 집으로 사라졌는데 놀이를 더 이상 못해 아쉬웠다. 그때는 지금과 같은 컴퓨터나 게임기, 휴대폰이 없었다 보니, 주로 활동 중심의 놀이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놀이 덕분에 건강도 챙기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놀이가 주는 재미는 요즘 아이들의 놀이와는 다른 재미였다. 물론 지금도 숨바꼭질,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와 같은 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계와 같이 노는 일이 많다.

 

은구 엄마는 전래 놀이를 연구하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그래서 은구에게 여러 가지 전래 놀이를 가르쳐 주지요. 팽이치기, 딱지치기를 하면 시간이 달리하듯이 빨리 가요.” (9)

 

누군가는 전래 놀이를 전수시키고 또, 이어가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이 책에서처럼 은구와 은구 엄마 같은 분이 많았으면 싶다. 학업이나 취업 때문에 당장에는 경모와 같은 유형의 아이가 많다 보니 힘들겠지만 인성을 중요시하는 사회로 변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도 한다.

 

경모가 만세를 불렀어요. 그러더니 시무룩해졌어요.

벌써 네 시 반이야. 다섯 시까지 오라고 했는데, 시간 엄청 빠르게 간다, 그치?”

콧등의 땀을 닦으며 설아도 아쉬운 표정을 지었어요.

한참 했는데 하나도 힘들지 않아. 난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아.”

경모가 더 놀고 싶은 표정을 지었어요.”(72~73)

 

전래 놀이의 재미에 눈뜬 아이들이 참 귀엽다. 아마도 몸과 마음이 훨씬 더 튼튼하고 단단한 아이들로 자랄 것이다. 물론 체력이 받쳐주니 공부는 덤으로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 사라져간다는 건 참 슬픈 일인데 이렇게라도 책으로 알리려는 시도가 있어서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이 책으로 전래놀이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책은 허니에듀 카페와 단비어린이에서 제공 받은 책으로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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